내가 열 살 무렵의 일이다. 어느 겨울 아침, 우리 집 대문 앞에서 바싹 야윈 승려 한 명이 쓰러진 채 발견된 적이 있다. 내 아버지는 심성이 착한 사람이었기 때문에 그냥 내버려 두지 않았다. 승려는 집 안으로 옮겨졌고 따뜻한 음식 덕분에 곧 기력을 회복했다. 아버지는 “병원에라도 가보세요”라며 얼마간의 돈을 건넸다. 그런데 승려가 고개를 저으며 마음은 감사하지만 자신은 이미 목숨이 다해서 오늘 밤을 넘기지 못할 거라는 얘기를 담담히 하는 게 아닌가. 


그러고는 답례라며 찢어지고 헤진 보따리에서 족자를 꺼냈다. 항아리와 승려가 그려진 족자였다. 희한한 것은 그 자리에 있던 아버지와 엄마와 내 동생에게는 항아리밖에 보이지 않았다는 거다. 나에게만 항아리와 항아리 밖으로 목을 내밀고 있는 승려가 보였다. 내가 그 사실을 얘기했더니 승려는 내 아버지만 따로 불러서 이렇게 당부했다고 한다. 


족자 속 승려가 보였다는 것은 경사스러운 일이다, 이제 나도 안심하고 죽을 수 있겠다, 이 족자는 세상의 모든 병으로부터 당신의 아들을 지켜줄 거다, 다만 족자 속 고승에게는 딱 한 가지 성가신 것이 붙어 있다, 곧은 마음만 있으면 물리칠 수 있는 성가심이지만 떠맡기게 되어 참으로 미안하다, 허나 당신의 아들에게 보이고 말았으니 이젠 어쩔 수 없는 일이라 여기고 용서해 주기를 바랄 뿐이다. 


그러고는 곧장 우리 집을 떠났기 때문에 생사 여부는 알 길이 없다. 다만 해가 바뀌어 내가 다니던 학교에 집단 눈병이 돌기 시작했을 때 과연 승려의 말은 사실임이 판명되었다. 눈병뿐만이 아니라 나는 흔해빠진 감기 한번 걸리지 않았다. 단, 병에 걸리지 않은 건 ‘족자 속 고승에게 붙어 있는 성가신 것’의 정체를 알게 되기 전까지의 일이다. 아아, 몰랐더라면 좋았을 텐데. 


이제 와서 후회해도 소용없지만 그 정체가 대관절 무엇인지 궁금한 형제자매님들께서는 미야베 미유키의 <그림자밟기>를 읽어봐 주시길 부탁드린다. (시사인)


덧) 

미미 여사의 신작 <희망장>, 읽고 계시지요? 책 속에 들어 있는 카드를 어떻게 써먹어야 하는지 모르겠다는 형제자매님들이 계셔서 한 말씀. 카드 아래 전화번호로 전화를 걸어주세요...





저작자 표시
신고

댓글을 달아 주세요




아시는 분들은 아실 텐데 맨 처음 스기무라 사부로가 등장한 건 2003년, 벌써 14년 전이지요. 이쯤에서 슬슬 시리즈 전체를 훑어보는 것도 괜찮을 듯싶어요. 이을용 선수가 축구경기 도중 중국선수의 뒤통수를 손바닥으로 때려 퇴장당했던 그해에 작가 미야베 미유키는 짧은 머리말을 통해 “행복한 인생을 보내고 있는 탐정이란 존재는 미스터리 세계에서 매우 드문 것 같다는 생각”을 항상 해왔다며, 『누군가』의 주인공으로 “평범하고 이렇다 할 장점도 없지만 일상생활은 안정되어 있어 안락하고 행복한 사람”을 캐스팅했다고 밝혔습니다. 그 결과 다음과 같은 캐릭터가 태어납니다. 재벌가의 딸과 결혼한 서른다섯 살의 아저씨. 결혼을 하는 조건으로 들어간 장인의 회사 이마다 콘체른에서 사내보를 만드는 편집자, 스기무라 사부로. 소심하고 겁이 많은 남자입니다.


이런 그에게 오너이자 장인으로부터 특명이 떨어집니다. 어느 날 이마다 콘체른 회장의 개인 운전수가 폭주하는 자전거에 치여 죽음을 당합니다. 확실한 목격자도 뚜렷한 단서도 없습니다. 게다가 경찰 쪽은 단순 사건으로 처리할 기색. 죽은 이의 두 딸들은 진실을 밝히기 위해 아버지의 일생을 책으로 만들겠다고 결심합니다. 특이한 종류의 책이니까 언론 같은 데서 이슈가 되면 범인을 찾는 데 도움이 될지도 모르겠다, 그 책의 책임 편집을 맡으라는 것이 바로 주인공에게 떨어진 특명입니다. 완전히 다른 성격의 두 딸과 함께 그 아버지의 삶을 거슬러 올라가던 스기무라는 두 딸과 아버지 사이에 얽힌 비밀을 조금씩 알게 됩니다. 그 과정에서 “지극히 평범한 사람이 믿을 수 없는 악의를 품을 수 있다는 사실”을 눈앞에서 목격합니다.


그로부터 일 년 후의 이야기를 그린 『이름 없는 독』(이 발표된 건 2006년)에서 스기무라는 자신이 몸담고 있는 편집부에 새로 들어온 아르바이트생 겐다 이즈미 때문에 골머리를 앓는 중입니다. 제대로 해내는 일은 하나도 없는데다 부원 전체와 마찰을 일으키는 트러블 메이커였던 것이죠. 급기야 편집장과 싸우고 나가 일주일째 소식이 없던 겐다에게 퇴직을 통보하자 분개한 겐다는 ‘자긴 잘못이 없고 오히려 부원들이 자신을 괴롭혔으며 성희롱과 함께 협박까지 당했다’는 투서를 회장실로 보냅니다. 회장의 지시로 이 일을 마무리하기 위해 겐다의 전 직장을 찾아간 스기무라는 그녀가 거기에서도 같은 행태를 보였으며 이력서에 기재된 경력, 학력, 나이가 모조리 거짓이었음을 알고 이렇게 술회합니다. “이 넓은 세상에는 우리의 상식 범위 안에서는 이해할 수 없는 사고를 가지고 그 사고에 따라 행동하는 사람들이 우리가 막연히 예상하는 것보다 훨씬 많다.”


본인이 살 집을 계약하기 위해 부동산에 드나든 덕분에 이 작품을 구상할 수 있었다고 말한 미야베 미유키는 『이름 없는 독』에서 새집증후군, 택지 오염, 자살 사이트, 노인 문제 등 사회의 온갖 ‘독’을 등장시키지만 결국 핵심은 사람이 가진 ‘악’이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겐다 이즈미는 그 ‘악’이 형상화된 인물로, 딱히 범죄자라고 분류되지 않은 우리 곁의 누구라도 분노에 휩싸일 수 있고, 분노는 독이 되어 타인과 자기 자신까지 침식한다는 걸 보여줍니다. 지금 세상에서는 정체를 특정할 수 없는, 정말 있는지 없는지조차 모를 ‘누군가’로부터 ‘독’이 뿜어져 나올 수 있다…… 『누군가』로부터 이어져 나온 선은 그러한 형태로 『이름 없는 독』에 연결되는 것이지요.


『이름 없는 독』과 『십자가와 반지의 초상』 사이의 간극은 약 7년입니다. 그동안 미야베 미유키가 생각하는 ‘악’은 좀 더 기괴하게 비틀려지고 거대해졌습니다. 어느 날, 버스가 통째로 납치되는 사건이 벌어지죠. 범인은 권총을 든 노인으로 버스 안에는 인터뷰를 마치고 회사로 돌아가던 스기무라도 타고 있었습니다. 노인의 요구조건은 ‘자신이 지목한 세 사람을 찾아내서 데려오라’는 것. 한편으로 그는 인질들에게 미안하다고 말하며 사과의 의미로 위자료를 주겠다고 약속합니다. 인질들은 노인의 빼어난 말솜씨에 점점 감화되어 가지만, 곧 특공대가 버스에 진입하자 노인은 자살해 버립니다. 인질 전원이 무사한 채로 사건은 종결되는 듯 보이지만 진짜 수수께끼는 이제부터입니다. 인질이었던 승객들 앞으로 죽은 범인이 보낸 거액의 위자료가 도착한 것입니다. 죽은 노인은 어떻게 이토록 큰 금액을 인질들에게 보낼 수 있었을까. 대관절 왜 보냈을까. ‘당국에 신고해야 한다’는 주장과 ‘정당한 대가이니 그냥 가져도 된다’는 주장으로 나뉘어 동요하는 승객들 사이에서 스기무라는 사건의 배후에 ‘닛쇼 프런티어 협회’라는 악질 다단계 회사가 존재한다는 사실을 알아냅니다.


『십자가와 반지의 초상』 출간 당시 저는 세 명의 독자들과 함께 미야베 미유키를 직접 만나서 인터뷰했습니다. 작가는 약간 상기된 얼굴로 왜 소설을 썼는지 들려주었는데 이런 내용이었어요. 


일본의 전후 사회는 다단계나 투자사기가 줄곧 문제였습니다. 새로운 법률로 그것을 금지하면 이번에는 그 법망을 피해 가는 새로운 수법이 나오지요. 지금도 골치 아픈 문제예요. 내가 태어난 1960년대에 나왔던 수법이 옛날에 잊힌 줄로만, 법률로 근절된 줄로만 알았는데 오늘날 인터넷을 통해 다시 확산되고 있더군요. 인터넷에서 폭넓게, 더구나 옛날을 전혀 모르는 젊은 네티즌을 대상으로 확산되고 있어요. 수십 년 전의 수법인데도 아직 그로 인한 피해가 발생하고 있습니다. 특히 화장품, 건강 보조식품, 다이어트 식품을 취급하는 다단계 사기가 많습니다. ‘깨끗한 피부를 갖고 싶다’, ‘건강해지고 싶다’, ‘열심히 일해서 저금했으니 이 돈을 좀 운영해서 이자를 얻고 싶다’ 같은 우리 일상생활의 사소한 소망을 노리는 인간들이 싫었어요. 생활에 밀착된 그 악랄하고 치사한 수법이 정말 싫었기 때문에 이번 작품에서 써보자고 생각했습니다.”


악질 다단계 회사라는 최상급의 악과 맞닥뜨린 이후로 스기무라는 공교롭게도 신변에 큰 변화를 맞으며 독립합니다. ‘공교롭게도’라고 썼지만 작가는 『누군가』를 시작할 때부터 이를 염두에 두고 복선 비슷한 걸 깔아두었어요. “믿을 수 없을 정도의 행복 속에서 그것을 빼앗기지 않을까 불안해하지 않고 살기 위해서는 얼마만큼의 배짱이 필요한 걸까. 그게 양동이 하나의 분량이라고 한다면 내가 가지고 있는 건 한 컵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 이 컵이 양동이로 자라리라는 전망도 없다. 결혼한 지 칠 년. 나는 언제나 내 컵을 소중히 들고 다녔다. 작지만 전혀 없는 것보다는 낫다”라는 식으로 말이죠. 


이러한 전환점을 통해 사립탐정이 된 스기무라가 맞닥뜨리는 사건은 다시 소소한 형태로 회귀하지만 ‘사회를 바라보는 시선’이랄까 ‘사건을 대하는 태도’에서는 일말의 변화가 느껴집니다. 미야베 미유키 정도의 필력이라면 얼마든지 해피하고 산뜻하게 『희망장』의 이야기들을 마무리 지을 수 있었을 텐데 일부러 그렇게 하지 않았어요. 읽으면서 이상하다고 느끼지 않았습니까. 마치 『십자가와 반지의 초상』에서 (독자들의 원망을 들을 줄 알았으면서도) 스기무라와 아내 나오코의 관계를 '일부러 그렇게 만든 것'처럼 말이죠. 이유가 뭘까. 이 점에 주목해서 『희망장』을 읽어주었으면 합니다.


마포 김 사장 드림. 


덧) 간단요약


행복한 탐정 시리즈 1

『누군가』 _우리 주위에 있는 지극히 평범한 사람도, 얼마든지 지독한 악의를 품을 수 있다.


행복한 탐정 시리즈 2

『이름 없는 독』 _이 넓은 세상에는 우리의 상식 범위 안에서는 이해할 수 없는 사고를 가지고 그 사고에 따라 행동하는 사람들이, 우리가 막연히 예상하는 것보다 훨씬 많다.


행복한 탐정 시리즈 3

『십자가와 반지의 초상』 _악은 전염된다. 아니, 모든 인간이 마음속에 깊이 숨겨 가지고 있는 악, 말하자면 잠복하고 있는 악을 표면화시키고 악행으로 나타나게 하는 마이너스의 힘은 전염된다.


...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최근에 제가 읽은 『토킹 투 크레이지』의 표현을 빌려 이 세 권을 집요하게 다시 요약하면 “우리는 반드시 미친놈과 만나게 된다”는 정도가 되겠지요.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하느냐. 마침내 탐정 사무소를 개업한 스기무라에게 의뢰하십시오.



행복한 탐정 시리즈 4, 『희망장』, 방금 출간했습니다. 오늘 의뢰하면 내일 도착.  



저작자 표시
신고

댓글을 달아 주세요

  1. 2017.05.31 15:01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비밀댓글입니다

  2. 로미 2017.05.31 16:23 신고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출간되기를 손꼽아 기다렸습니다. 당장 주문했어요. 이번 주말은 구운 오징어와 찬 맥주를 친구삼아 희망장을 읽어야겠어요.

    • 마포 김사장 2017.06.02 21:53 신고  address  modify / delete

      드디어 내일이 대망의 주말이군요.
      ...하지만 저는 일이 산더미처럼 쌓인 신세...
      피할 수 없으니 즐기도록 하겠습니다.
      자매님이 제몫까지 주말을 즐겨주시길.

  3. 언제적..스컬리 2017.05.31 19:06 신고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예약주문한 책이 오늘 도착했다는데... 나는 10시까지 야간당직일 뿐이고....ㅠㅠ

    개인적으로 이름없는 독은 정말 소중한 책이에요.
    북스피어와 미미여사를 한꺼번에 만나게 해준 책이니까요~!!!
    책 크기, 글자체, 편집디자인 그 무엇 하나 마음에 안드는 것이 없는 책.
    그러고 보니.... 올해가 북스피어와 미미여사를 만난지 10년째 되는 해군요!!
    에헤라디야~~~~

    이제 스기무라 탐정을 만났으니..
    미미여사의 새로운 에도물은 언제 나오나요???

  4. 네모 2017.06.01 22:35 신고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스컬리 ㅋㅋㅋ
    지방이라서 미션 수행은 못 하겠지만...


지금 살고 있는 아파트에 오기 전까지

저는 자주 이사를 다녔습니다.

대학에 다니며 자취하던 시절에는 돈이 없으니까

툭하면 옮기곤 했어요.


그래서 에피소드도 꽤 많은데

오늘은 미아리의 허름한 반지하 월세로

막 이사했을 무렵에 겪은 이야기를

한자락 해볼까 합니다.


제 생일을 며칠 앞둔 어느 주말의 일이었습니다.

집들이를 겸해 생일을 축하해 준다면서 친구들이 잔뜩 왔다간 터라

주방에는 먹다 남은 케익이며 그릇이 산처럼 쌓여 있었습니다.

자취생으로서 저의 원칙은 ‘설거지거리를 쌓아놓지 않는다’입니다.


저는 티비를 크게 틀어놓고 그릇을 씻기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어느 순간, 텔레비전 소리가 줄어들었어요.

저는 ‘뭐지?’ 싶어서 뒤를 돌아보았습니다.

티비 리모컨은 아까 제가 놓아 둔 대로 바닥에 그대로 있었습니다.


텔레비전 방송 소리는 이내,

벌레가 웽웽거리는 소리처럼 흘러나왔어요.

작지만 들리니까

오히려 고요함이 강조되는 느낌이었습니다.


바로 그때.

등줄기에 오한이 스쳤습니다.

등 뒤에

차가운 덩어리가 생겨난 것 같았습니다.


바로 뒤에 뭔가가 있음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저는 뒤돌아보지 못한 채

손가에 의식을 집중하려 했습니다.


이럴 때는 아무것도 눈치 채지 못한 척하는 것이

좋지 않을까 싶었습니다.

괜히 돌아보거나 당황해서는 안 된다.

무시야말로 최선책이라고 믿었습니다.


그래서 뒤쪽을 의식하면서도

짐짓 아무렇지 않은 것처럼

계속 설거지를 했어요.

그러다가 문득 시선이 수도꼭지에 머물렀습니다.


반짝이는 은색의 길고 평평한 수도꼭지 표면에

설거지하는 저의 얼굴이 비쳤습니다.

그리고 제 얼굴 위로

다른 누군가의 얼굴이.


제 바로 뒤에 있었습니다.

긴 머리의 여자 같았어요.

흐트러진 머리카락이

검푸른 얼굴에 걸려 있었습니다.


머리카락 사이로 눈을 부릅뜨고,

극단적으로 아래로 쏠린 눈동자가

저의 손가를

등 너머로 들여다보고 있었습니다.


저는 눈을 꼭 감았습니다.

심호흡을 한 번 한 다음 눈을 뜨고

그릇을 씻는 손가만 주시하며

손을 움직였습니다.


냉랭한 공기는 여전히 등을 쓰다듬듯 흘렀습니다.

그러더니 불쑥

텔레비전 소리가 원래대로 돌아왔습니다.

동시에 등 뒤에 냉기도 사라졌고요.


긴장이 풀린 저는 다시 수도꼭지를 바라보았습니다.

이제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습니다.

그것이 사라진 것을 확인하기 위해 돌아보고 싶었지만

끝까지 자제했습니다.


설거지를 마저 하며 태연히 싱크대를 정리하고

침대로 돌아와서야 저는 한숨을 내쉬었습니다.

하지만 수도꼭지를 통해 보게 된 그것은

곰곰이 생각하면 좀 이상한 구석도 있었습니다.


제가 수도꼭지를 들여다보고 있을 때 그 위로 여자의 얼굴이 보였다는 것은,

다시 말해 그 여자가 더 높은 곳에 있었다는 뜻이잖습니까.

그러려면 저보다 머리 하나가 더 높아야 됩니다.

제 키가 1미터 75니까 그 여자는 적어도 1미터 95는 되어야 합니다.


그렇다면 혹시 그것은

제 뒤에 서서 등 너머로 손가를 바라본 게 아니라

위쪽 천장 쪽에서 내려다 본 게 아닐까 하고 저는 생각했습니다.

해서 의자를 끌어다가 천장을 조사해 보기로 했습니다.


과연, 싱크대 위쪽 천장 한곳에

오래된 단자함 같은 게 있더군요.

사람 머리가 하나 들어갈 정도의 작은 크기여서

이사 당시에는 전혀 눈치 채지 못했습니다.


저는 가만히,

낡은 문을 열어보았습니다.

거기에는 부적 비슷한 종이가 있었는데

이렇게 씌어 있었습니다.


“축, 미야베 미유키 최신간 <희망장> 출간!


스기무라 사부로가 마침내 서민생활밀착형 탐정으로 전직하여

탐정 사무소를 개업한다.


첫 의뢰인은 친한 동네 아주머니.

잘 해결해 주면 당번제 쓰레기장 청소를

일 년간 면해 주겠다는 귀여운 거래를 제안하는데...”


그렇습니다.

오늘부터 딱 일주일간

미미 여사 신간을 예약판매합니다.

아울러 5월 25일은 제 생일이기도 하지요.


제 생일을 축하해 주실 요량이면 말로만 그러지 마시고

이 책을 사주십시오.

지금 예약구매한 형제자매님들께는

‘서울국제도서전’에서 사용할 수 있는 미션카드를 드립니다.



이 미션카드는 <희망장>을 팔아먹겠다는 게 아니라,

어디까지나 서울국제도서전이라는

행사 자체를 홍보하기 위해 만들었다는 걸

확실히 좀 알아주셔야 해요.


링크는 이쪽입니다.


알라딘_https://goo.gl/ObG10e

예스24_https://goo.gl/k742gr

인터팍_https://goo.gl/eF7bX8

교보_https://goo.gl/BPF7AU


이상,

마포 김 사장의 자축성생일기념

낙서였습니다.


덧)

처음부터 끝까지

참으로 뻔뻔한 얘기뿐이지만

어디까지나 오늘은 제 생일이니까 말이죠.

저 위에 스토리의 뒷부분이 궁금하신 형제자매님들은

SBS 책하고 놀자 <김홍민의 어둠의 책방> 팟캐스트를 찾아서 들어주십시오. 


마포 김 사장의 지령 43호 발송했습니다. 

44호부터 받아보실 분은 아래 주소에 비밀글로 이메일 주소 남겨주시길.

http://booksfear.com/519

저작자 표시
신고

댓글을 달아 주세요

  1. 차단된 자 2017.05.25 10:54 신고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생일 축하드립니다.
    결제 완료! >_<

  2. 케치군 2017.05.25 16:25 신고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와웅, 안 그래도 사려고 했지만 더더욱 빨리 사야겠군요.
    생일 축하드립니다.^^

    추신. 이상하게 다들 '생신 축하'는 안 좋아하시더군요,,^_ㅠ

  3. 푸른하늘 2017.05.25 18:12 신고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생일 추카추카해요~
    사부로 시리즈라니 좋네요~
    도서전 가본게 언제인가 싶은데 출동하고 싶네요.
    이제 결제하러 가볼게여~
    행복한 생일 되시길요~~^^

    • 마포 김사장 2017.05.25 22:35 신고  address  modify / delete

      '십자가와 반지의 초상'의 그 사건 이후
      사부로 씨는 약간 변한 듯해요.
      일본에서는 그래서 반응이 좋은 모양입니다만.
      여튼, 두껍습니다. 각오해 주시길^^.

  4. llorica 2017.05.25 20:39 신고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5의 제곱으로 딱 떨어지는 예쁜 생일이네요.
    생일 축하드립니다. 미미여사님의 신간을 엄청 기다리고 있었는데 선물은 제가 받은 것 같네요.
    .... 그나저나.
    그동안 격조했습니다(_ _) 저 따위 이미 잊으셨대도 할 말이 없을 듯.
    건강하시죠? 나이 드니 몸에 돈 들어갈 일만 많아지고 가끔 서럽습니다.
    사장님, 부디 오래오래 건강하게 만수무강 하시고, 좋은 책 많이많이 내 주세요:D

    • 마포 김사장 2017.05.25 22:36 신고  address  modify / delete

      아아 자매님, 오랜만.
      잘 지내셨지요.
      저는... 건강은 한데 이런저런 일이 많아져서,
      머리가 빠지고 있습니다...(한숨)
      이러다가 만수무강에 지장 있을 것 같기도...

  5. 2017.05.25 22:07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비밀댓글입니다

    • 마포 김사장 2017.05.25 22:40 신고  address  modify / delete

      경력이 전혀 없으신 상태니까,
      일단은 실무를 조금이나마 해보시는 게
      어쨌거나 좋습니다.
      그 정도 나이면 늦은 건 아니고요.

      출판 관련 강의를 들어두시는 것도 괜찮아요.
      1) 한국출판인회의
      2) 엑스플렉스
      3) 한겨레문화센터
      대략 이 세 군데에서 편집, 마케팅 관련 강의를 좀 들어보시죠.

      음, 이런 말이 어떨지 모르겠지만
      저도 29살에 출판사 창업할 때
      정말, 그냥 하는 말이 아니라, 전혀, 네버,
      아무것도 몰랐거든요.
      이런저런 강의를 많이 들은 게 도움이 됐습니다.

    • 2017.05.26 00:55  address  modify / delete

      비밀댓글입니다

  6. 꺄오 2017.05.26 15:35 신고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아...
    완전 쫄깃하게 읽어 내려오다가 다리 힘이 쭉 풀리는 전개네요...^^
    스기무라 시리즈 저번에 좀 섭섭했거든요.
    화목하고 평범한 가족의 가장이란 이미지가 깨져서..ㅠㅠ
    그래서 다음 시리즈는 패스할까 했더니...
    뭔가 너무 소소해서 끌리는 동네탐정 이야기가 될 것 같네요.
    알리딘으로 가 봅니다~~~

    • 꺄오 2017.05.27 11:39 신고  address  modify / delete

      그리고 저 이벤트 당첨되었어요^^
      북스피어X 구입하고 알라딘 개봉열독 아무말대잔치 댓들 달았는데요.
      생각도 못하고 있었는데 마음산책 선물이 왔네요. ^^~~~사장님 블로그 글보고 댓글써서 당첨되었으니 앞으로도 블로그 글 열독할께요.

    • 마포 김사장 2017.05.27 12:25 신고  address  modify / delete

      그쵸.
      이번에는 다시 소소한 이야기로 돌아옵니다.
      미미 여사는 역시 소소한 이야기를 잘 써요.
      하지만 두껍죠. 소소한데 두꺼움 ㅎㅎ.

      북스피어 선물X를 받으셨다면 좋았을 텐데.
      저희 것도 근사하거든요^^.
      물론 마음산책 선물X도 근사했겠지만요.

  7. 언제적...스컬리 2017.05.26 17:23 신고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생일 축하해요~

    메일 보냈수.

    얼른 구입하도록 하지요~ ㅋ

  8. 돌아에몽 2017.05.28 01:20 신고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와~ 많이 늦었지만 사장님 생일 축하드려요 'ㅁ'
    당일날에 미역국은 잘 챙겨드셨나요?
    다른 책선물하고 같이 사려고 희망장도 장바구니에 넣어 두었네요 내일 일어나서 결제하려구요.
    어서 받아보면 좋겠네요.
    요즘 개인적인 일에, 회사생활에 통 여유가 없어 홈피도 잘 못들어오고 했는데 오늘 문득 생각이 나서 들어왔어요 'ㅁ'
    국제도서전 갈 예정인데 미션카드 뭔지 궁금하군요! +ㅁ+

    • 마포 김사장 2017.05.30 22:33 신고  address  modify / delete

      당일날 눈물 젖은 빵을 먹으며
      김탁환 선생의 신작 교정지를 들여다봤습니다.
      자랑은 아니지만.
      미션카드는... 말씀드리면 재미없죠 ㅎ.

    • 언제적 스컬리 2017.05.31 19:08 신고  address  modify / delete

      오홍.. 김탁환 샘의 신작이라굽쇼?
      교정지를 보는 중이라면,,, 조만간????

      무슨 내용이실까요~

운동

from 이런저런 이야기 2017.05.18 19:20


우리 아버지는 행당동에 있는 어느 아파트에서 수위로 근무한다. 그 수위실에는 언제나 거의 모든 일간지가 구비되어 있다. 아파트 구독자들에게 배달하는 분이 지나다가 “심심할 때 보세요”라며 한 부씩 넣어준다고. 그래서 늘, 거의 모든 일간지를 훑어보는 우리 아버지는 신문에 내가 쓴 칼럼이나 기사가 나면 곧장 전화를 주신다. 이때 아버지와 나의 대화 패턴은 한결같다.


“신문에 났던데, 봤냐?”

“네.”

“별일 없지?”

“네.”

“밥 잘 챙겨먹고.”

“네.”


정말, 내가 결혼해서 나 같은 아들이 태어나면 답답해서 돌아버릴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생겨먹길 이렇게 생겨먹을 걸 뭐 어쩌겠나. 한데 어제 중앙일보에 기사가 난 걸 보고 전화를 주셨을 때는 대화의 내용이 미묘하게 바뀌었다.


“신문에 났던데, 봤냐?”

“네.”

“별일은 없지?”

“네.”

“운동도 좀 하고.”

“아... 네...”




어째 요즘 입맛이 막 돌아서 보이는 대로 이것저것 주워먹었더니(한숨)... 운동은 안 하지만 내가 신문에 나오면 아버지가 자랑스러워하시는 것 같으니까 불효자는 (열심히) 씁니다. 아아, 다음 주는 서울신문 마감인가.


덧) 

이달 말에 미야베 미유키 작가의 <희망장>이 출간됩니다. 오랜만에 현대물, 간만에 최신작이라고나 할까. 두껍습니다. 본사를 원망하진 말아주세요.   




저작자 표시
신고

댓글을 달아 주세요

  1. 차단된 자 2017.05.18 20:26 신고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희망장>!
    이거 재미있어요. 기대 기대~

  2. 2017.05.18 20:28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비밀댓글입니다

    • 마포 김사장 2017.05.18 20:58 신고  address  modify / delete

      앗, 송구해요.
      제가 요즘 서울국제도서전에서
      '재밌는 거' 준비담당위원장이 되었는데
      그거 준비하다 보니 경황이 없어서.
      내일 전화 드릴게요.

  3. tilly 2017.05.19 07:00 신고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간만에 들렸더니, 우찌 이리 기쁜 소식이...

    미야베 미유키 여사 신작 느므느므 기다렸습니다~ 특히 스기무라 사부로 시리즈라는 점에서 더욱 더..기분 좋네요~

    클릭 대기..하고 있겠습니다.^^

    출간해주셔서 감사합니다~ㅎㅎ

  4. 언제적..스컬리 2017.05.19 13:14 신고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푸우하하하하...
    저도.. 마찬가지.. 마흔을 넘기면.... (아직..이셨나.. 혹시) 이전과 정말 달라요..

    얼마전에 친정아버지를 뵙는데 좀 헐렁한 옷을 입었더니
    "너 언제 이렇게 살쪘냐.... " 하시대요.ㅋㅋㅋ

    마흔을 아름다운 여인으로 살겠다던 친구가 그러대요..
    죽지 않을 만큼 먹고 죽을 만큼 운동해야 살 빠진다고.

    아.... 괴로워라.. ㅋ

    그나저나... 알라딘에 알림 신청해놧는데 언제 나와요 할랬더니 이렇게 예고를!!!

    아...... 또 어떻게 월말을 기다려요.

    • 마포 김사장 2017.05.25 10:08 신고  address  modify / delete

      그렇습디다.
      마흔 넘어 가니까
      정말 모든 끼니를 신경 써서 먹게 된달까.
      조금만 방심해도...
      그나마 먹는 게 낙이었는데 말이죠(한숨).

    • 차단된 자 2017.05.25 11:31 신고  address  modify / delete

      친구분 말씀에 흠칫.
      죽을만큼 먹고 즉지 않을 만큼 숨쉬기운동을 해서 제가 오늘날 이 모냥이 된 거군요... ㅠㅠ

  5. 당꼬 2017.05.20 18:30 신고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희망장 소식이 궁금해서 와봤더니 벌써 글이 올라와있었군요. 이러면 뒷북이라도 행복합니다ㅋㅋㅋㅋㅋㅋ
    근데 아버님 표현이 참...배려깊으시네요ㅋㅋㅋ

  6. 체체 2017.05.23 13:57 신고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아이고 원망은무슨... 요즘같은 책팔기 힘든 시대에 보고싶은책 내주시는것만도 감사합니다.

    • 마포 김사장 2017.05.25 10:10 신고  address  modify / delete

      아아 그리 생각해 주시면 저도 감사합니다.
      정말, 점점 더 어려워져서 큰일이지만,
      뭐 어쩌겠어요.
      계속 어떻게든 팔아봐야죠.
      조만간 김탁환 신작, 미미 여사 시대소설도
      준비중이거든요.
      모쪼록 잘 부탁드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