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도서전 말인데 토요일에 오시면 북스피어 부스에서 김탁환 선생이 책 파는 거 볼 수 있소'에 해당되는 글 1건

  1. 웃음 (13) 2017.06.10

웃음

from 이런저런 이야기 2017.06.10 23:12


이번 도서전에서 북스피어 부스를 어떻게 꾸며야 하나

를 아침부터 고민하다가 간만에 ‘아스테지’를

사용해 볼까 싶어서 동네 문방구에 갔다.


모르시는 분들을 위해 설명하자면 ‘아스테지’는

일종의 코팅 효과를 내기 위해 종이 위에 입히는

비닐이라고 생각하면 될 듯하다.


문방구 카운터에는 두 명의 자매님이 무료한 얼굴로

멍하니 앉아 있었다. 내가 아스테지를 달라고 하자

“접착식이요, 비접착식이요?” 하고 묻는다.


두 가지 종류가 있는 줄 몰랐던 내가 멀뚱히 있자

오른쪽 자매님이 신경질적인 어조로 다시 물었다.

“접착식으로 드려요, 비접착식으로 드려요?”


비로소 내게 필요한 게 접착식임을 깨달았지만

‘거참, 잘 모를 수도 있지, 뭘 그걸 신경질을 내나’

싶어서 빈정이 상했다.


“(무뚝뚝하게) 접착식으로 주세요.”

“(무뚝뚝하게) 얼마나 드려요?”

“(급당황하며) 네?”

“얼마나 드. 리. 냐. 고. 요.(계속 신경질)”

“어떻게 파시는데요?(약간 위축됨)”

“<마> 단위로 팔아요.”

“<마>……요?”


아니, <마>가 얼마나 되는지 내가 어찌 안단 말인가.

이쯤 되자 나도 화가 났고 다시 묻고 싶은 기분이 들지 않아서

“그럼…… 한…… <마>만 줘보세요” 하고 말았다.


오른쪽 자매님이 끊어다 준 아스테지를 보니

그 정도면 대충 괜찮겠다 싶어 가만히 카드를 내밀었다.

그러자 왼쪽 자매님이 계산을 마치고 뭔가를 스~윽 건네준다.


“이게 뭔가요?”

“떡이요. 저희가 이번에 10주년이라서.”

예쁜 상자에 담긴 백설기였다.


나도 10주년을 무사히 통과한 장사꾼으로서

한 업계에서 10년이나 버틴다는 게 어떤 의미인지 알기에

조그만 문구점이 실로 잘도 버텼구나 싶어 감탄했다.


순수하게 축하해줘야겠다는 마음이 들어서

입을 달싹거리려는 찰나, 아뿔싸

내가 화가 난 상태임을 뒤늦게 자각한 거다.


순간적으로,

그러니까 약 0.1초 사이에

이걸 어떻게 표현할까 고민했다.


현재의 내 기분학상

“10주년 축하드려요”는 살살거리는 거 같아서 싫고

“10주년 축하드립니다”는 좀 딱딱한 거 같고.


그러는 와중에 대사는 이미 “아, 10주년 축하……”

까지 튀어나와 버렸다.

이제 종결어미를 뭘 쓰느냐만 남았는데,


내가 뭐라고 했냐면.

참내. 기가 막혀서.

이랬다.


“아, 10주년 축하……하오.”

그것도 완전 무뚝뚝한 사극 톤으로.

말해놓고 나서는 얼굴이 빨개지고 말았다.


그러자 나에게 떡을 건넨 자매님이 “풋” 하고 웃었다.

그러자 오른쪽에 있던 자매님도 “킥” 하고 웃었다.

나도 고개를 숙인 채 “큭” 하고 웃었다.


문방구를 나오니

아까의 그 웃음 같은 봄바람이 살랑, 분다.

그나저나 한 <마>는, 지금 보니까 너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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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김정희 2017.06.11 00:12 신고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오...김탁환 선생님!

    북스피어 전속 작가님 이신가요? 작가님을 판매까지 시키시다니..
    작가님도 놀라시겠어요. 날 이렇게 시켜먹는 출판사는 북스피어가 처음이야 하면서 즐기시는건가...

  2. 스티브 2017.06.12 11:59 신고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무려 김탁환 선생님!!!
    오~ 대박입니다.
    안그래도 토요일에 가려고 했는데
    김탁환 선생님 책 가져가면 사인받을 수 있나? 히~

    • 마포 김사장 2017.06.13 00:28 신고  address  modify / delete

      토요일 3시 반부터 5시까지는
      이벤트홀에서 김탁환 샘 강연이 있고,
      그거 끝나면
      5시부터 7시까지 북스피어 부스에서
      일일 판매원으로 근무하십니다.
      와서 싸인 맘껏 받아, 형.

  3. 라디오키즈 2017.06.12 18:06 신고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준비하신 도서전 대박나시길 기원 하오~~(풉)

  4. 2017.06.13 13:59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비밀댓글입니다

  5. 이리나 2017.06.13 15:01 신고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이번 국제도서전도 또 그냥 지나가오.
    대신 힘써주시오.
    (종결어미 하나 바꿨을 뿐인데 余가 힘있는 사람이 된 것 같아 몹시 기쁘오, 又呀嚇)

  6. 네모 2017.06.14 00:24 신고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그래서 그는 바다로 갔다> 이거 알라딘에 올라왔길레 주문했는데 이거 사은품 있는 거 아니죠? 있으면 취소했다가 다시 주문하려구요.

    • 마포 김사장 2017.06.14 03:09 신고  address  modify / delete

      있어요.
      이 책 포함해서 북스피어의 사회파 작가
      소설을 3만 원 이상 구매하면...
      아마 내일쯤 이벤트 페이지 올라올 겁니다.
      인터넷 서점은 서지정보 등록하고
      하루가 지나야 이벤트 페이지가 등록되는 시스템.
      ...이니까 저를 원망하진 말아주세요...

    • 네모 2017.06.14 10:04 신고  address  modify / delete

      3만 원 이상이면 상관없네요. 이미 다 있어서...T.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