년쯤 전의 일이다. ‘북스피어’라는 이름 앞에 붙은 ‘장르문학 전문 출판사’라는 수식어를 마주한 사람들의 반응은 대략 두 가지였다. 하나는 ‘장르문학이 뭔가요’라는 의미의 궁금증이 담긴 시선, 다른 하나는 ‘문학이면 문학이고 대중문학이면 대중문학이지 장르문학은 뭐냐’라는 의미의 못마땅함이 가득한 시선. 과도한 의미부여를 할 생각은 없지만 이런 분위기는 장르문학 전문 잡지를 표방한 <판타스틱(Fantastique)>의 등장 이후 얼마간의 시간이 흐르면서 변하기 시작한다.

 

<판타스틱>은 이영도와 듀나 등의  장르문학 작가뿐만 아니라 박민규와 김영하 같은 기성문단 작가들까지 아우르는 유연함(?)과, 그 즈음부터 인기를 얻기 시작한 온다 리쿠나 미야베 미유키를 인터뷰하는 기민함을 보여주었다. “올 한해 우리 문학계 최고 뉴스를 장르문학 월간지 <판타스틱> 창간이라고 본다(2007년 7월 ‘알라딘’과의 인터뷰)”는 소설가 김영하의 말에서도 짐작할 수 있듯이 잡지를 바라보는 시선은 대체로 호의적이었다.

 

 

 

 

그해에 <조선일보>는 일억 원의 상금을 걸고 ‘뉴웨이브’ 문학상을 만들었고  <창작과 비평>,  <문학과 사회>에서는 이례적으로 장르문학 관련 특집을 싣는 등 이에 관한 논의가 활발해진다. 하지만 대부분의 논의는, 우리도 얼마든지 미국이나 일본의 빼어난 장르소설을 따라잡을 수 있다는 근거 없는 희망의 설파이거나, 지금껏 “완전히 백안시해왔던 장르문학을 본격문학론이나 심지어 민족문학의 논리로 상대(천정환)”하려는 계몽적인 자세를 취하고 있었다. 

 

그런 와중에 장르문학을 찾는 독자는 해마다 늘었고 온갖 분야의 출판자본이 장르문학으로 유입된다. 이때 종수로나 매출 규모로나 가장 눈에 띄게 성장한 분야는 추리소설이다. 셜록 홈즈와 애거서 크리스티로 대변되는 영미권 소설이 꾸준히 소비되는 가운데 히가시노 게이고와 미야베 미유키를 필두로 한 일본 소설이 괄목할 만한 성장을 거두며 시장을 견인했고, 엘러리 퀸, 조르즈 심농, 마쓰모토 세이초, 대실 해밋 전집이라는 굵직굵직한 기획도 줄을 이었다. 그리고 2011년 말에서 올해까지 추리 분야에 있어서 주목할 만한 이론서가 연달아 쏟아진다.

 

<위대한 탐정소설>, <하드보일드 센티멘털리티>, <블러디 머더>, <범죄 소설> 등이 출간될 수 있었던 배경에는, 다소 거칠게 정리하긴 했지만 위와 같은 흐름 속에서 다양한 추리소설들이 충분히 소개되었다는 시대적 요인과 함께, 해당 분야를 꾸준히 탐독하던 독자였다가 이제는 저자(번역자) 혹은 기획자(편집자)가 된 세대의 노력이 뒷받침되었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겠다. 그중에서도 이 분야에 관한 국내 저자의 첫 이론서인 <범죄소설>의 출간이 반가운 것은, 저자가 나와 동갑이라는 이유가 가장 크다.

 

 

 

 

19세기 영국 추리소설의 총아인 셜록 홈즈를 읽으며 어린 시절을 보내고 20세기 미국 하드보일드의 상징인 필립 말로와 함께 사춘기를 지낸 저자는, 필시 지금-여기의 장르적 환경을 돌아보며, 우리에게도 <블러디 머더>와 같은 근사한 이론서가 필요하다고 느꼈을 것이다. ‘듣보잡’(이라는 표현은 상당한 실례지만) 추리작가가 각종 차트에 이름을 올리고, 완전히 관심 밖이었던 추리소설들이 차례차례 드라마화 혹은 영화화되어 베스트셀러로 진입하는 광경을 바라보던 출판자본은 이런 류의 책도 수요가 있으리라 느꼈을 것이다. ‘후더닛’과 ‘와이더닛’과 같은 용어 사이에서 갈팡질팡하다가 따라잡을 수 없을 만큼 끊임없이 쏟아지는 추리소설들을 바라보며 푸념하던 독자들은 자신들도 뭔가 전문가적 식견을 가져야 할 필요를 느꼈을 것이다.

 

<범죄소설>은 이들 각각의 열망이 합쳐진 책이라 할 수 있겠다.

 

“‘장르의 기원’보다는 ‘장르가 사회 속에서 접합되고 착종되며 혼합되는 과정’”에 주목한 저자는 <범죄소설>을 총 3부작으로 구성했다. 1부는 영국 고전 추리소설을 다루며, 19세기 모더니티와 대도시의 상관관계, 추리소설의 뿌리, 정기간행물의 증가와 글을 읽을 줄 아는 독자층의 증가로 인한 도서 시장의 변화, 인간을 바라보는 시점(視點)에 의학과 과학의 발달이 어떤 영향을 끼쳤는지 살핀다.

 

“실질적으로든 은유적으로든, 의학과 과학 기술의 진보는 개인의 인간적 특성과 정체성까지 전부 알아내고 분류할 수 있다는 믿음을 19세기 전반에 유포시켰다. 낭만주의 이래로 강조된 주관성의 측면이 기술의 진보에 힘입어 이제는 타인의 육체와 정신까지 한눈에 알아볼 수 있는 능력으로 극대화된 것이다. 그리고 이 특성과 가치관을 문학적으로 가장 분명하게 구현한 존재는 19세기의 대표적인 탐정 셜록 홈즈다.”(61쪽)

 

2부는 미국의 하드보일드 소설을 다루며, 1차 세계대전의 발발로 뒤바뀐 세력 관계에 관한 국제적 상황, 연이은 내전과 갱들이 난립하던 국내적 상황, 다임 노블(싸구려 엔터테인먼트 소설)이 어떻게 펄프 매거진(일반 독자가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도록 공급한 대중 잡지)으로 계승되었는지를 살핀다.

 

“영국의 고전 추리소설은 대부분 계급적이고 제국주의적인 시선에 갇혀 우아한 매너리즘을 고수했고 1920년대 이후부터는 점점 설자리를 잃어갔다. 범죄가 대량화되고 잔혹해지며 복잡해질수록 그것을 담아낼 수 있는 새로운 스타일과 서사가 절실히 요구되는 시점이 다가왔다. 그 싹은 대서양 건너 미국에서 발아했다. 1930년대에 등장한 하드보일드 소설이 그것이다(…)대실 해밋과 챈들러가 주축을 이룬 하드보일드 장르는, 20세기 초 미국이 19세기 말 영국과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빠르게 거대 자본주의 메트로 폴리스의 본격적인 단계에 진입하면서 겪어야 했던 각종 불안한 사회적 체험을 반영했다.”(131쪽)

 

3부는 열역학 법칙을 통해 들여다본 범죄소설의 변화 양상(‘닫힌 계’와 ‘열린 계’를 각각 영국 고전 추리소설과 미국 하드보일드 소설에 적용한다), 혹은 저자는 어째서 고전 추리소설이 아니라 하드보일드 소설에 매료되었는가에 대해 기술해 놓은 장이다.

 

“(영국) 추리소설의 탐정들이 언제나 ‘듣는 이들’을 상정한 채 마치 일인극을 상연하듯 모든 사건의 결과를 밝혀내는 결말 부분에 유의하라(…)필립 말로는 직접 도시 한복판으로 걸어나가 전혀 상호 연관선이 없는 듯한 범죄‘들’을 차례차례 겪는다. ‘해결’이 아니라 ‘경험’이라는 측면이 중요한데, 이들은 이전의 ‘안락의자 탐정들’처럼 초연한 거리감을 두고 사후에 도착하여 판결을 내리는 것이 아니라 사건 한복판에 뛰어들어 그 사건의 일부가 되어 버리는 등장인물이 되었기 때문이다.”(271쪽)

 

 

 

그러니까 <범죄소설>은 19세기 후반 영국에서 융성한 고전 ‘추리소설’과 20세기 초중엽에 미국을 중심으로 발현된 ‘하드보일드’ 소설을 통칭하는 용어이며, ‘누가 죽였는가’를 밝히기만 하면 만사가 오케이였던 탐정과 ‘왜 죽였는가’를 끈질기게 밝히며 그것이 인간관계와 사회에 어떤 영향을 끼쳤는가 하는 현실적인 문제에 몸을 던진 탐정 사이의 이질성과 동질성을 해부한 이론서이며, 끔찍하고 음침하고 뒷맛이 개운치 않은 이야기가 빚어내는 혼돈이 왜 사람들의 공감을 불러일으키는가에 대해 고찰한 사회학 교재이다.

 

저자는 끊임없이 곁길로 벗어나 사소한 대목을 환기시킨다. 때문에 책 전체를 부감하면 평범한 길로는 가지 않겠다는 저자의 신념 같은 것이 언뜻언뜻 보인다. 너무 정석이어서는 곤란하고 그렇다고 너무 빗나가서도 곤란하다는 듯한 감정의 연쇄가 뭉뚱그려져 페이지 곳곳에서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이런 점 때문에 읽기가 불편할지도 모르겠다. 그런 대목까지 감안하여 오해를 무릅쓰고 말하자면, 출판계의 말석에 앉아 장르소설을 만드는 나의 개인적인 입장에서 볼 때 <범죄소설>은 감탄하며 배울 수 있었던 텍스트였다.

 

때문에 저자가 어딘가에서 밝힌 것처럼 이 책을 자양분 삼아 또 다른 저작들을 써주기를 바란다. 진심으로 그렇게 생각한다. 수많은 ‘범죄소설’을 위해서도, 그리고 나 자신을 위해서도.

 

**

 

덧)

프레시안에 썼던 글인데 뜬금없이 저자가 보고 싶어서 올린다. 

그건 그렇고, 김용언 기자님, 후속작은 언제 나오나요?

늦게 낼 거면 <르 지라시>에 맛보기 서문이라도 함 쓰십시다.

 

아울러, 최내현의 '정력' 2회--<'정력'의 언어적 의미 고찰> 편이 업뎃되었습니다.

http://www.pressian.com/article/article.asp?article_num=50130428020609&section=04

 

알라딘에서 훌륭한 소설 편집자분들과 이런 걸 했습니다.

책의 날 기념인데 저도 뒤늦게 봤어요.

http://www.aladin.co.kr/events/wevent_book.aspx?pn=130423_book&idx=2#dw

 

 

 

 

 


WRITTEN BY
_호야
재미가 없으면 의미도 없다

트랙백  0 , 댓글  4개가 달렸습니다.
  1. 블러디 머더는 안 읽어 봐서 모르겠고, 범죄소설은 꽤 재밌게 읽었었는데...
    우리나라에서도 이런 책이 나오는구나, 했던 책이었어요.
    나중에 누가 한번 비영미권 작품들도 언급해 줬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최내현 님의 정력도 잘 봤습니다ㅋㅋ)
    • 블러디 머더는,
      恤휼 님 정도의 독자라면 반드시 챙겨봐야 할
      훌륭한 책입니다.
    • 네. 미루고 미루다가 여기까지 와 버렸네요..
      그래서 르지라시 3호에 함께 나왔던
      <하드보일드 센티멘털리티>도 같이 읽어 보려고 합니다.
      가을이 오기 전까진 읽겠어요. 흐.
  2. 블로그에 유익한 포스팅이 많아 장르문학을 이해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범죄소설> <블러디 머더> <하드보일드 센티멘텔리티> 읽어보겠습니다.
    포스팅 내용과 댓글까지 읽으니 <범죄소설>부터 읽어야겠다는 판단히 서는데, 맞지요?
secret

 

물과 사상+아웃사이더

국문과에 입학해서 누군가의 권유로 <인물과 사상>을 읽었다. 강준만 씨는 그 책을 저널룩(journalook)이라 했다. 단행본을 잡지처럼 내겠다는 소리다. 글은 혼자 다 쓴다. 실제로 책은 잡지처럼 나왔고, 1권을 읽은 후 나는 다음 호가 나오기를, 이런 비유는 진부하지만 정말이지 목을 빼고 기다렸다. 그가 쓴 이문열 씨에 관한 글을 읽으며, 나는 한 사람의 문인이 정치적으로 무지한 상태에서 문학행위를 할 때 그것이 어떤 위험한 결과를 초래하는지 절실하게 깨달았다. 그 책을 통해 김규항, 김정란, 진중권, 홍세화 씨가 모여 <아웃사이더>라는 무크(단행본과 잡지의 특성을 동시에 갖춘 출판물)를 낸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90년대 이전에는 진보 담론에 끼지 못했던 소수자 문제를 유행처럼 다룬다는 냉소적 시선도 있었지만, 이 책은 나에게 기존 정치사회를 의심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 주었다는 점에서 소중하다. 내 첫 직장은 ‘아웃사이더’가 되었다. 

 

 

자유의 무늬

‘아웃사이더’는 잡지와 단행본을 만드는 출판사였고 나는 편집자로 입사했다. 언젠가 <프레시안>에 쓴 적이 있는데, 평일에는 원고 교정을 보고 주말에는 각종 시위에 쫓아다니며 잡지에 실을 사진을 찍었다. 핸드폰이 없거나 있어도 꺼놓고 다니는 저자들이 많아서 원고의 수정을 요청하는 전화는 대개 밤에 걸었다. 출판사에 들어오기 전까지만 해도 나는 필자의 원고가 그대로 책이 되는 줄 알았다. 아니었다. 편집자가 고치고 덧대는 일이 부지기수였다. 통째로 수정했다가 필자와 싸우는, 혹은 필자에게 혼나는 일도 비일비재했다. 그래서 고종석 씨가 유독 기억에 남는다. 왜 기억에 남느냐면, 그의 글은 조사 하나 마침표 하나 손을 댈 구석이 없었기 때문이다. <자유의 무늬>를 읽으며 이 책의 책임 편집자는 참 행복했겠구나, 생각했다.

 

 

소년의 눈물

일본에서는 도쿄 올림픽과 고도성장의 10년이, 한국에서는 4ㆍ19로 촉발된 반독재민주화운동의 10년이, 그리고 그 끝자락에 ‘재일교포 학원침투 간첩단사건’으로 인한 두 형의 구속이 있었던 시기, 소년은 중학교에 입학했고 재일조선인이라는 사실을 자각하기 시작한다. 이후 단순히 즐거움으로 책을 읽지는 않으리라 마음먹었다고 한다. ‘도락’으로서의 독서가 아닌 ‘사명’으로서의 독서였다고, 그는 적고 있다. 나는 『소년의 눈물』을 읽기 전, 약력을 통해 그가 서승, 서준식의 막냇동생이라는 사실을 알고 묘한 감정을 느꼈다. 책을 읽어나가면서는 약간 놀랐다. 담백한 묘사, 고통스런 사건을 결코 과장하지 않고 전개해 나가는 문장에서 한시도 눈을 떼지 못했다. 서경식. 그는 현재 도쿄 경제대 교수이며 제일조선인 3세다.

 

 

편집이란 어떤 일인가

일본 굴지의 출판사 고단샤에서 삼십오 년 동안이나 편집자로 생활한 이가 쓴 회고록은 나에게 출판편집 가이드북이 되었다. 편집자의 실체를 이렇게까지 유쾌하게 서술한 책을 나는 보지 못했다. 스테레오타입한 설명 없이 구체적인 사항들을 겸손하게 이야기하고 있다. 그 겸손이 확고한 신념과 풍부한 경험을 바탕으로 하고 있기에 돋보인다. 편집자 지망생에게도 도움이 되겠지만, 실무자라도 35년 베테랑의 경험을 추체험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읽어두면 손해는 없으리라 생각한다. 책에는 인용하고 싶은 문장이 산더미지만 지면 관계상 딱 하나만 적어본다. “몰라서 그렇지 저자의 원고가 늦으면 늦을수록 편집자의 수명은 단축된다. 대체로 언론계 출신 저자들이 늦다. 출판사의 생리를 훤히 알고 있는 통에 마감 날짜를 속이지도 못한다.” 자, 이 대목을 읽고 찔리시는 북스피어 필자분들, 어서 원고를 내놓으세요.
 

 

장르와 탈장르의 네트워크들
문학 이론서는 반쯤 의무적으로 읽는 편인데, 지금이야 <블러디 머더>나 <위대한 탐정소설> 등이 번역되어 독자의 호응을 받고 심지어 <범죄소설> 같은 국내 저자의 책이 화제가 되기도 하지만,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장르 관련 이론서는 드물었고 있어도 알려질 기회가 없었다. <장르와 탈장르의 네트워크들>이 어떻게 내 손에 들어왔는지는 기억나지 않는다. 어느 날 우연히 눈에 띄어 한 챕터만 읽어야지 하다가 끝까지 읽어 버리고 말았다. 이후 생각이 날 때마다 이리저리 뒤적이며, 우리 문학의 폐쇄성에 대한 실태를 조금씩 인지하고 있다. 혹은 애니메이션과 에스에프와 공포 서사물을 이렇게 잘 활용한 필자가 또 있을까 감탄하곤 한다. 이 책이 ‘거의’ 안 팔렸고 지금도 안 팔리는 건 조금 서글픈 일이다. 

 

 

기획에는 국경도 없다

출판사를 창업한 이후에 외서를 계약하는 과정에서 이해할 수 없는 경험을 한 적이 몇 번 있다. 이를테면 경쟁이 붙을 이유가 없는 도서에 경쟁이 붙는다든가, 독점이라는 이유로 선인세가 지나치게 높다든가 하는 따위였다. 어디 하소연할 데도 없어서 혼자 끙끙 앓다가 강주헌 씨의 책을 읽고 무릎을 쳤다. 아아 그런 이유 때문이었나. 강주헌 씨는 번역가로서 더 이름이 높지만 함께 작업해 본 적이 없으니 그거야 나는 모르겠고, 에이전트로서의 실력은 책을 보니 확신할 수 있겠다. 몇 번씩 반복해서 읽고 감탄한 끝에, 얼마 전에는 직접 만나 인터뷰했다. “달리 말하면 단순한 거간꾼인 에이전트를 벗어나 출판 컨설턴트가 되어야 한다. 따라서 에이전트도 출판을 공부해야 한다”는 말이 기억에 남는다. 이런 말을 서슴지 않고 할 수 있는 이유는, 출판 컨설턴트로서 그가 공부를 많이 하기 때문이다. 이 책에는 그 흔적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

 

덧) 일전에 프레시안 북스에 쓴 글인데, 생각난 김에 올려둔다.  

 

아, 그리고 반가운 소식.

북스피어의 공동 대표인 최내현 씨가 지난 주부터 프레시안에 연재를 시작했다.

 

"<딴지일보> 전 편집장, 지금은 사라진 장르문학 전문지 <판타스틱>의 발행인, <시사IN> 칼럼니스트… 무거운 내용은 유머러스하게, 가벼운 주제를 진지하게 바라보는 날렵한 글로 사랑받았던 칼럼니스트 최내현의 새 연재 '정력'이 시작됩니다. 한국 사회에서 '정력'이 갖는 다채로운 의미를 심층 탐구하는 이번 연재는 <프레시안>에서 격주로 실릴 예정입니다.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프레시안 편집자"

 

...라고 씌어 있다.

 

딴지일보 편집장 시절에 그가 딴지에 쓴 글들을 읽고 홀랑 반해서

무작정 찾아갔다가 알게 된 지 어언 십여 년.

온라인 연재를 간만에 다시 시작했다는 소식을 들으니 쬐끔 기쁘네? 

연재를 마치면 책은 북스피어에서 내기로 했습니다.

당연하잖습니까? 북스피어 공동 대표인데.

그러니까 눈독 들이지 말아주세요.

 

http://www.pressian.com/article/article.asp?article_num=50130413052313&section=04

 

 

아울러,

서혜정의 오디오 북까페 7회 녹음했습니다.

다음 번에는 뭘 좀 해볼까요?

소설 추천 받습니다.

 

http://www.podbbang.com/ch/5510

 

 

 

 

 


WRITTEN BY
_호야
재미가 없으면 의미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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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인물과사상 1권, 자유의 무늬, 소년의 눈물... 신기하게 다 제가 머리맡 가까이에 두고 사는 책들이네요. 반가워서 흔적 남깁니다. 저는 잠시 외도중인 편집자 지망생입니다. ㅎㅎ
    • 그 책들을 머리맡에 두고 사신다니,
      볼 것도 없이 훌륭한 분이시리라
      짐작할 수 있을 듯한 기분이 듭니다.
      그런데, 외도가 그 외도는 아니겠지요?
      (쯧쯧, 이런 걸 농담이라고...)
  2. 카메라이언 2013.04.15 18:16 신고
    저는 대학에 다닐 때엔 딱히 정치에 관심이 없었는데 대학을 졸업하고 살다 보니(특히 북스피어 블로그를 알고 난 후) 정치에 관심이 많아진 케이스입니다. 여러 면에서 북스피어에 감사하고 있지만(?) 정치적인 관점을 가르쳐주신(사실 가르쳐주시려는 의도로 쓰신 포스트들은 아니었던 것 같지만) 무척 감사하고 있습니다요. 학교 다닐 때 그토록 없다고 괄시(?)를 당했던 주제의식이 생겼다고나.

    오?! 최내현 님의 책이 나온단 말입니까! 오오... ... 나중에 깔대기해야지 얏호 'ㅂ'/~


    (사실 프레시안 하면 장충동에서 일할 때 만날 오셨던 단골 기자 아저씨 얼굴부터 떠오르는 바리슷하 1인. )

    • 딱히 자의식이 있다는 척을 하려고나
      젠 체하기 위해 끼적이는 건 아닌데
      가끔 본의 아니게 그런 류의 포스팅을 하긴 했지만,
      글쎄, 싫어하는 분들도 많고 해서
      최근에는 아무래도 자제하게 됩니다.
      제가 뭐든 맘대로 하는 것 같지만
      의외로 독자들 눈치를 보는 일이 꽤 많아요.

      저 위에 책들은 무슨 정치적 의도를 담아 나열한 건 아니고
      그냥 제가 읽어보고 기억에 남았던 책이니까 ㅎㅎ..
  3. 초창기 번역자로 북스펴 책에 등장하곤 했던 최대표님의 북스펴 내 롤이 항상 궁금했음. ㅋㅋ
    아, 갑자기 서경식 선생의 책이 땡기네..
    올초에 친구가 던져준 책 아직 안 읽은 게 집 어디 있을 건데.. 흠흠..

    학교 다닐 땐 이런저런 쪽글들을 참 많이 써야 했고,
    쓰면서 공부도 했었는데
    맨날 파워포인트와 워드에 치여서 보고서만 쓰다 보니
    나의 문장력은 다 사라져서 이젠 문학 청년의 꿈을 접어야 할지도.. 흑흑..

    p.s 에프에프는 뭥미?
  4. 왓, 최내현 편짱님 소식을 여기서 듣다니. 북스피어 공동대표셨구나
    근데 왜 우끼지? ㄹㄹ ㄹㄹ
    정력도 재미있겠네염. 얼른 내주이소.
  5. 오랫만 ㅎㅎ 잠시 짬이 나서 들렀는데 반가운 소식들이 잔뜩. <장르와 탈장르의 네트워크들>은 오늘 주문해서 읽어보리다. 청취는 열심히 하고 있고 ~ 어쨌든 늘 무사건필하니 뭐 더이상 바랄 것이^^ 저번주에 서울 시청에서 책 머시기 행사에 북스피어도 있다는 사실을 오늘 메일 정리하다 보고는 아.... 토요일날 조낸 한가했는데 하는 진한 아쉬움이 마포 김사장이 문득 보고파 그 누드사진이라도 대신 보고 있소. 아... 이건 농담은 아니고.... 그렇다고 머 남자 몸을 좋아하는 것도 아니고 그냥 아... 이거 이야기가 어째... 퇴근길에 외로워서... ㅋㅋㅋ 글정리 조낸 않되지만 어쨌든 편집자의 삶으로써 항시 멋진 인생 사는 거 참 보기 좋소.
    • 서울 시청에서 했던 책 머시기 행사에는 본사가 참가하지 않았는데 아마 주최측의 실수였던 모양입니다. 그날 저는 대학 동기 결혼식이 있어서 식전 댓바람부터 경남 거창으로 내려갔다가 다음날 새벽에 올라왔습니다. 그건 그렇고, 아아 무슨 연애인도 아닌 마당에 어찌 그리 바쁘신지요. 잠시 짬을 내서 종종 들러주십시오. 이러다 우리 또 와우북 때나 보는 게 아닐지...
  6. 한 사람의 현재를 있게 한 책을 들여다 보는 것은 항상 흥미롭습니다.
    제가 읽은 <기획에는 국경도 없다>가 포함되어 있어 왠지 가슴 뿌듯하기도 하구요.
    자의식 별로 없는 아줌마지만 공연히 한쪽으로 조금씩 기울어지는 성향도 있어서
    등장하는 매체 이름도 반갑습니다.
    공통분모를 찾겠다고 발악하는 모습이 너무 처연한가요? ^^;;;
    그래도 초반이라 어쩔 수 없으니... 좀 봐주세요~ㅋ

    * 덧 : '막냇동생'이 표준어였군요.
    충격입니다!
    맞춤법 공부의 왕도는 물론 없겠지요??!! ㅠㅠ
secret

 

“인연, 이라는 것일까요.”
“우연이야.”
인연이라는 말을 싫어한다고 여자는 말했다.
“사람은 말이지.”
여자가 고개를 틀어 정원을 본다. 하얀 목덜미가 햇빛에 요염하게 빛난다.
“잘 만들어진 우연에 나중에 해석을 갖다붙여서 인연이라고 부르는 거야. 시시하잖아.

나와 고헤이지는 덧없는 관계야.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라고.

그저 같이 살고 있을 뿐이야. 그뿐. 나는 그 사람을 싫어하고,

그러니까 그 사람의 마음 따윈 헤아릴 수 없어. 그래도 같이 살고 있지.”
“같이―살고 있다.”
“살고 있어.”


 

금은 폐간된 어느 영화 잡지에서 읽었던 기억이 난다. 무척 예전의 일이라 내용이 가물가물하긴 한데, 스탠리 큐브릭 감독의 걸작 <2001 스페이스 오디세이>의 시사회를 마치고 나온 영화 평론가가 이런 얘기를 했다고 한다. “코오, 끝내주는군. 정말 대단한 영화야, 그런데... 뭐가 대단한지... 잘 설명하기가 힘드네?”

 

간혹 그런 책과 마주할 때가 있다. 뭐가 뭔지 잘 모르는 채로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재미있게 읽은. 내게는 『우부메의 여름』이 그랬다. 호흡도 어조도 문체도 기이하리만치 무질서하게 느껴지고, 등장인물들의 대사에 빈틈없이 담겨 있는 요괴의 기원이니 정신병리학이니 도통 감정이입하기 힘든 말투성이인데도 페이지는 술술 넘어간다. 같은 작가의 후속작인 『망량의 상자』를 읽을 때도 『광골의 꿈』을 읽을 때도, 전부 고집스러울 정도로 일관성이 있어서 읽다 보면 짜증도 난다. 하지만 대단하다고 느낀다. 그러고는 다음 책을 기다린다.

 

 

 

 

위키피디아를 뒤져 보니 ‘고헤이지 이야기’는 여러 가지 패턴이 있는 모양으로, 『엿보는 고헤이지』의 경우 산토 교덴의 『복수 기담 아사카 늪』(1803)이 중요 참고 문헌이라고 한다. 기본적으로 삼각관계를 다루며 남의 아내를 탐한 자를 응징하는 인과응보를 의도하고 있는데, 대략적인 내용은 다음과 같다.

 

에도의 배우인 고헤이지는 재주가 미숙한 탓에 좀처럼 역을 얻지 못하다가 얼굴이 유령을 닮았다는 이유로 겨우 유령 역할을 받게 된다. 이후 그의 유령 연기가 인기를 얻어 ‘유령 고헤이지’라는 별명이 붙는다. 한편 고헤이지의 아내 오쓰카는 우둔한 고헤이지 몰래 극단에서 북치는 역할을 맡은 아다치 사쿠로라는 남자와 몸을 섞고 급기야 사쿠로는 아사카 연못에서 고헤이지를 빠뜨려 죽이고 만다.

 

하지만 고헤이지는 죽은 후에 유령이 되어 에도로 돌아온다. 살아생전의 유령 연기와 너무나 똑같은 모습과 맞닥뜨린 사쿠로는 발광하다가 죽고, 오쓰카 역시 비명횡사한다. 훗날, ‘고헤이지 이야기’의 공연을 할 때 배우들 사이에서 고헤이지 이야기를 하면 그가 재앙을 내려 괴이한 일이 일어난다는 소문이 돌았고, 유령 역을 맡은 배우는 목숨을 걸고 공연을 했다고 한다.

 

교고쿠 나쓰히코는 ‘고헤이지 이야기’의 삼각관계나 인과응보와 같은 기존의 패턴을 버리고 ‘인연을 초월한 어떤 관계’를 그리려고 했(던 것 같)다. 그는 ‘관계’와 ‘인연’에 대해, ‘누군가를 선택할 때는 거기에 동반되는 고통과 혐오도 포함하여 몽땅 받아들일 각오로 해야 한다’는 대목에서 파생되는 여러 가지 수수께끼에 대해 알 듯 모를 듯한 교고쿠적 문장들을 동원하여 이야기를 이어나간다. 이를테면 이런 문장들-.

 

 

다른 사람의 속마음은 들여다볼 수 없다.

들여다본 듯한 기분이 들 뿐.

들여다보아도 보이는 것은 전부 자신의 속마음이다.

그러니 그것은 틀림없이 내 마음이겠지.

 

사람은 누구나 제 형편만 생각하면서 산다.

그러한 제 형편도, 사실은 서로 가까이 할 수 없다.

제멋대로 가까이 다가간 기분이 들고,

제멋대로 상대가 가까이 왔다는 기분이 들어서 원만하게 수습되고 있을 뿐.

목소리가 큰 사람은 자신의 형편이 통했다고 착각하고,

목소리가 작은 사람은 제 형편이 통하지 않았다고 불평하지만,

모두 착각이다.

 

믿는다는 것은 속아도 좋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서로 믿는다는 것은 서로 속인다, 서로 속는다는 뜻이다.

이 세상은 전부 거짓이다.

거짓에서 진실이 나오지는 않지.

진실이란 전부 속은 놈이 보는 환상이다-

 

 

이야기하는 데 서툰 고헤이지를 통해 이런 이야기를 하는 교고쿠 나쓰히코는 역시 갑甲이라는 생각이 든다.  마지막으로 꼭 한 가지만 말해 두자면, 수수께끼에 대한 저자의 힌트는 각 장의 제목에 담겨 있다. 제목에 담긴 등장인물들의 이름을 유심히 봐주었으면 한다. 모두 중간에 이름이 변하지만, 변하고 나서 다시 원래의 이름으로 돌아오는 인물들이 존재한다. 이 점이 과연 어떤 의미를 가지는지 확인해 보는 것도 이 책을 읽는 재미 중 하나다.  

 

**

 

헌데 그러기 위해서는 일단 책을 사셔야...(꼬로록)

 

참고가 될까 하여 말씀드리자면,  『엿보는 고헤이지』는 현재 인쇄중이고 다음 주 중에 서점에 배본될 예정이다. 그래서 책이 나오기 전까지 딱 일주일만 예약판매를 해보기로 한다. 본 판매와의 변별력을 위해 오래 기다리셨을 독자들에게 (아닐까?) <Le zirasi> 4호와 마일리지 1,000원을 증정하기로. 그러니까 어차피 살 생각이라면, 예약판매 기간중에 사줘요.

 

 

 

사러가기.

알라딘   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98791013

예스24  http://www.yes24.com/24/Goods/8642645?Acode=101

교보      http://www.kyobobook.co.kr/product/detailViewKor.laf?ejkGb=KOR&mallGb=KOR&barcode=9788998791018&orderClick=LAG&Kc=SETLBkserp1_5

인터파크 http://book.interpark.com/product/BookDisplay.do?_method=detail&sc.shopNo=0000400000&sc.prdNo=212107005&bid1=search&bid2=product&bid3=title&bid4=001

11번가   http://book.11st.co.kr/Event.do?cmd=plannedDisplayDetail&office=N&id=1420088

반디       http://www.bandinlunis.com/front/event/viewPromotionEvent.do?evtSeq=7795

 


예약판매 기간이 일주일이니까 푹 묵혀뒀다가 마지막날 사야지,

하고 생각중인 당신.

그러다가 홀랑 까먹을 수 있다는 거 아시지요?

어차피 살 거, 지금 딱 봤을 때 킵해 두면 센스 쩌는 건데.

 

아참, 그리고-,

나는 오프라인 서점에서 책을 사는 독자인데 어째서 오프라인에서 구입하면 <Le zirasi>를 받을 수 없는 것이냐, 하고 불만을 터뜨리는 분들이 계십니다. 저도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몇몇 오프라인 서점에, 『엿보는 고헤이지』를 구입하는 독자들에게 <Le zirasi>를 나눠주면 어떻겠습니까, 하고 제안을 해보았으나, 여러 가지 관리상의 문제를 이유로 거절당했습니다.

 

온라인 서점은 <Le zirasi>에 인쇄된 바코드를 기계가 인식하여 『엿보는 고헤이지』를 구입한 독자에게 자동으로 딸려가는 시스템이 갖춰져 있어 따로 신경 쓸 필요가 없지만, 오프라인은 한 장 한 장 나눠줘야 하기 때문에 그 책 한 권을 살 때마다 매장 직원이 일일이 신경 쓰기가 어렵다, 는 뜻으로 이해했습니다. 이건 제가 어떻게 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라서...음... 어쨌거나 송구합니다.

 

오프라인 서점에서 『엿보는 고헤이지』를 구매한 독자들 중에 최소한 이 공간에 드나드는 분들께라도 <Le zirasi> 4호를 전해 드릴 수 있는 '미션'을 고민해 보겠습니다.

 

 

 

덧) 아울러 지난 번 이벤트(미야베 미유키 간만에 현대물, 눈의 아이)에 참여하신 분들 가운데 『엿보는 고헤이지』+<Le zirasi> 4호 받으실 분.

 

koshka_선착순의 법칙에 따라 1등 댓글 프리미엄

풍륜_폭탄테러적 멀티 댓글의 법칙에 따라 도저히 안 뽑아줄 수 없었고

恤휼_버스티드 플러시의 속죄적 차원이랄까

아름_실로 모범답안, 제일 마음에 드는 댓글이었음.

 

이상 네 분은 전원 열외없이 아래 댓글로

(우편번호가 포함된) 주소, 연락처, 이름을 남겨 주시면

다음주에 책이 나오자마자 앞뒤 따질 것도 없이 일착으로 책 보내드리겠습니다.

대신 공짜라고 안일하게 여기지 말고 열심히 읽어주십시오.

몇 번에 걸쳐 말씀드리지만, 우편번호 안 쓰면 정말 안 보냅니다.

 

 

 

 


WRITTEN BY
_호야
재미가 없으면 의미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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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이전 댓글 더보기
  2. 드디어 나오네요.
    표지가 정말 잘빠졌습니다.
    죽은 자가 살아서(죽은 채로 다시) 돌아왔다는 얘기를
    얼마나 재미있게 풀어 냈는지도 궁금하고요.
    일전에 타 출판사의 <백귀야행 음> 표지를 여러 번 물리쳤다는 얘기를 듣고서
    교고쿠 아저씨를 속으로 좀 원망도 했습니다만,
    독자된 입장에서는 "교고쿠니까, 그래도 나오면 읽는다." 식으로밖에는 대처할 수 없었는데...
    이렇게 신간이 나오니 또 반복하게 되네요.
    '수고하셨다'고 하고 싶지만 사장님보다 한참 어린놈이므로
    책 펴내 주셔서 고맙다는 말씀을 올립니다.
    그리고, 버스티드 플러시의 속죄라고 말씀하시니
    제 고개가 자꾸만 구부정해져서 언젠가는 꼽추라도 될 것 같습니다.
    • 비밀댓글입니다
    • 아, 백귀야행에 그런 일이 있었다는
      얘기는 저도 들었습니다.
      저희는 별다른 문제 없이
      곧바로 표지를 찍었어요.
      이 모든 공은,
      제 잔소리를 주구장창 들어가며 소신을 굽히지 않고
      별색에 후가공까지 진행한
      저희 디자이너에게 돌립니다...
  3. 앗싸, 요술램프 3등~
    적립금 받았어요ㅋㅋㅋ
  4. 데헷 열심응모의 결실.

    요즘 자기소개서의 늪에서 허우적 대는 와중에
    간만에 즐거운 소식이에욧!

    어여 구직에 성공하여 사고픈 책 다 구매하고 싶은데
    그게 참 어렵네요...또르르르
    • 비밀댓글입니다
    • 열심응모, 장하세요.
      취직이... 아무래도 어렵지요?
      돌이켜 보면 저도 대학교 4학년 때
      뭘 해서 먹고살아야 하나 걱정하다가
      전기기사 자격증, 보일러 정비 자격증
      이런 거 공부하고 그랬습니다.
      결국 전혀 뜻하지 않았던 출판사에 취직하게 됐고
      지금은 만족하고 있어요.

      잘 될 겁니다. 힘 내시길.
  5. 비밀댓글입니다
    • "어차피 사려던 거는 그대로"
      ㅎㅎ 기특하십니다.
      내가 이래서 비밀글 님을 좋아하지.
      고헤이지와 르지라시는 일등으로 보내드릴 테니
      얘네들 좀 잘 부탁합시다.
  6. 비밀댓글입니다
    • 북스피어에서 나오는 교고쿠 작품들은
      그나마 장광설이 덜 하다고 할까
      스토리 파악이 용이하다고 할까
      특히 이번 작품은 웃는 이에몬보다
      더 마음에 들었습니다.
      네, 최고지요 ㅎㅎ.
  7. 예약판매는 저 네 곳에서만 합니까?
    • 헌데 혹시 선호하는 인터넷 서점이라도 있으신지?
      일단은 이렇다는군요.


    • 반디는 검색엔진이 오류가 나서 20일경 올린 신간들이 전부 검색이 안되는 문제가 발생했다고 하네요. 그래서 메일로 링크 주소를 받았습니다.
      반디 => http://www.bandinlunis.com/front/event/viewPromotionEvent.do?evtSeq=7795
  8. 아니요. 모든 온라인 서점에서 합니다.
    조금 늦게 올라와서 반영하는 중이고요...

    11번가 => http://book.11st.co.kr/Goods.do?cmd=detail&&dispCtgNo=002030002000000000&dispCrnNo=LIST_CRN_21&plnDispNo=&pgUnqNo=030&gdsNo=M0000001814853

  9. 아.. 안그래도 예약이벤트 올라오자마자 질러줬습니다.ㅋㅋ

    이번엔 르지라시 받을수 있겟군요...
    쓸데없이.. 르지라시 1호는 세장이나 있고... (세이쵸월드 세권구입하니 한꺼번에 오드라능,ㅠ)
    안주때는 나오자마자 사서.. 르지라시 못받고..ㅋㅋㅋ

    이번엔 받을수 있겠네요.ㅋㅋ
    • 말 속에 뼈가 있군요.
      음... 이를 어쩐다.
      조만간 (못 받은) 르 지라시를 get할 수 있는 미션 하나 걸겠습니다.
      그때 반드시 응모해 주십시오.
    • 서..설마요.ㅋㅋㅋ ㅋㅋㅋ 뼈따윈 없습니다.ㅋㅋ

      근데 아발론 연대기 세트는...품절된건가요?ㅠㅠ

      파는데가 마땅치 않네요.ㅠㅠ
    • 현재 박스작업중입니다.
      아마 다음 주 후반 즈음에는
      방금 막 인쇄한 놈들로
      서점에서 구입이 가능할 거예요.
      근데 아발론 연대기는 요새 부쩍 찾는 분이 많네?
      혹시 제가 모르는 뭔가가 있는 겁니까?
      (...라고 물어봐도 모르실 것 같긴 한데...)
    • 아마... 르 지라시 팟캐스트를 보고??..ㅋㅋㅋ

      저도 그거보고...막막.. 마음이 동해서..ㅋㅋ
    • 오호, 그렇군요.
      르 지라시 팟캐스트 아발론 특집을 함 해야겠군요 ㅎㅎ.
      감사.
    • 아발론연대기..박스세트..ㅋ

      인터파크에서는 주문이 되네요?ㅋㅋ

      방금 주문 했슴돠~~ㅋ

      근데 예약 판매라능...3월29일부터 배송이라네요?ㅠㅠ

      박스작업이 아직 덜 됐나요??ㅋㅋ
    • 네. 박스작업이 생각보다 시간이 걸리네요.
      화요일에나 끝날 것 같아요.
      수요일에 창고에 입고되면
      목요일이나, 음 아무래도 금요일에나 되어아겠어요.
  10. 이벤트 같은 면은 많이 약해도 구간이 상당히 저렴하고 쿠폰을 뿌려대서 정발본은 거의 반디앤루니스를 이용합니다. 새하늘 님 댓글 보고 혹시나 해서 방금 다시 반디앤루니스에서 검색해봤는데 도서명으로도, ISBN으로도 역시 안 뜨네요. 반디앤루니스에서도 요즘엔 예약판매 은근히 하길래 혹시 엿보는 고헤이지도 할까 싶어서 댓글 남겼었습니다.
    • 그렇군요.
      저희 담당자에게 확인해 봐야겠지만
      아마 반디에는 예약판매를 안 하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이렇게 하십시다.
      모처럼 댓글까지 남겨 주셨으니
      혹 반디에서 구입하시게 되면
      저에게 주소, 성함, 연락처 하나 주세요.
      (reader76@booksfear.com)
      그럼 르 지라시 4호를 한 부 보내드릴게요.
    • 반디 예약판매 이벤트 링크 주소입니다.
      => http://www.bandinlunis.com/front/event/viewPromotionEvent.do?evtSeq=7795
    • 앗, 반디도 하는군요. 링크 걸었습니다.
      (자기네 출판사에서 어디랑 이벤트하는지도 모르는 사장...)
  11. 새벽에 문의하고 잤더니 전산 오류로 도서 검색으로는 나오지 않지만 한다는 안내가 왔더군요. 전화로 와서 그 쪽을 먼저 알았지만 그래도 감사합니다. 다음부터는 저도 이벤트 탭에서 한 번 뒤져봐야겠습니다. 도서 검색이 안 된 건 이번이 처음이지만, 반디앤루니스는 그 밖에도 워낙 전산 오류라는 것이 상당히 많은 곳이니...
    • 그래요, 어쨌든 하는군요, 반디에서도.
      잘 된 거지요?
    • 네, 잘 된 거지요. 물론 정말 정말 손을 꼽아가며 기다렸기 때문에 여기서 안 한다면 교보에서 주문할 생각이었지만 말입니다. 이래 봬도 쿄고쿠 나츠히코 신자입니다.
  12. 방금 예약주문 했어요.
    우부메의 여름을 너무 힘겹게 읽고 다시는 손대지 않겠다고 결심한 독자인데..
    그래서 웃는 이에몬 50%도 애써 외면하고 있었는데,
    사장님 손편지와 이 글에 결국 굴복.
    (르지라시 4호는 받아야겠더라고요. 내가 미쳐.. ㅠ)

    일단은 교고쿠의 팬인 지난 번 독자교정 갔던 아가씨의 생일선물로 주문했어요.
    고헤이지랑 이에몬 둘을 한꺼번에 주문했으니,
    선물을 일단 한 다음 뺏아 읽고 마음에 들면 제 것도 한 부 더 사는 걸로..
    일단 르지라시는 제가 소장하기로 했으니 모두가 행복한... (응? 이게 아닌가;;)

    적립금은 잘 받았답니다. 담주에 출고되어야 들어오겠지만서도..
    어차피 저 적립금은 미미여사님 드릴거니 뭐 -_-;;
    근데 두 권이라니.. 너무 기대되잖아요!

    암튼, 늘 고생이 많으십니다. 덕분에 즐거워요,, 감사합니다 ㅎㅎ
    • 아, 저 기획회의 지난호도 주문해서 보고 있다는..
      정말 말 잘 듣는 착한 독자.... 폭풍칭찬 해주세요!
    • 엿보는 고헤이지의 경우,
      우부메-망량-광골 라인과 결이 다릅니다.
      우부메에서 좌절했던 분들이라면
      그럼에도 불구하고 교고쿠에 도전해 보고 싶다면
      엿보는 고헤이지가 괜찮을 것 같아요.
      아무래도 스토리가 분명하니까.
      일단 고헤이지 먼저 읽고 그 후에 이에몬을 읽어주세요.

      4호부터 르 지라시는 무조건 소장해 두셔야 합니다.
      그 이유는 6개월 후에 알려드릴 테니 묻지는 마시고.

      말 잘 듣는 야옹 님, 오래오래 사세요(폭풍 같은 만수무강드립).
  13. 비밀댓글입니다
    • 아니 무슨 신도가 이리도 방문이 뜸하답니까.
      북스피어 신도답게 열심히 방문해 주십시오.
      ...라기보다는,
      마포 김 사장의 지령이 효과가 있군요. 기뻐라.
      음. 이에몬은 나중에 읽으시고,
      좀 기다리셨다가 고헤이지 먼저 읽으세요.

      고헤이지 먼저. 이에몬은 나중에.
      고헤이지 표지는, 이번엔 거의 '아트' 수준입니다. 음하하하-.
      (내가 이래서, 우리 디자이너를 미워할 수가 없지.)
      르 지라시는 반드시 소장해 두시고.
  14. 아 이리 지령을 내리심 안살수가 없잖습니까...
    밀린 책들 다 읽고 사려 했겄만 그 아이들은 또 뒤로 밀리겠네요....

    예약하면서 간만에 목록들을 봤는데요.
    뜬금없지만 조너선 캐럴 책은 기약없는 건가요??? ^^
    • 지령이 효력을 발휘하고 있는 건가요?
      흐흐. 고맙습니다.
      보내고 나서 너무 노골적인 거 아닌가 싶었는데.
      보내길 잘했다 싶군요.
      르지라시 4호를 얻는 것만으로도 후회하지 않으실 거라고
      이 연사 강력하게 주장하는 바입니다.
      (이미 샀다면, 후회해도 내 알 바 아님.)

      조너선 캐럴은, 지금으로서는 먼 훗날을 기약한다고밖에
      달리 드릴 말씀이 없군요.
  15. 처음이자 마지막이 될 독자교정의 결과물이 드디어!
    저도 어차피 살 책이었던지라 보내주신 책은 고이 보관하고 한 권 사서 주변에 선물할까 합니다!
    물론 르 지라시는 제가 날름~ 고생 많으셨습니다~
    • 한 권 사서 주변에 선물.
      실로 바람직한 생각이세요.
      헌데 어째서 마지막이 될 독자교정이라고 하세요.
      독자교정은 거의 매달 있으니까
      부담없이 지원해 주시길.
  16. 비밀댓글입니다
    • 아닌데. 나도 되게 반가웠는데.
      뭐야, 앉아서 좀 놀다가라니까
      냉정하게 거절하고 간 건 자기였잖아요.
      맛있는 거 사주려고 그랬는데 말이지.

      이 책으로 장르소설에 입문하겠다니 대견하군요.
      앞으로 본사의 책을 열심히 '사서' 읽도록.
      모르는 건 이몸에게 물어보시고.
  17. 지금 막 구입했어요. [더 리더:책 읽어 주는 남자] 디비디와 함께 ㅎㅎ
    르 지라시도 받고 (아마도?) 추가 적립금도 받고 (당연히) 책도 받고
    어깨춤이 절로 나는군요 ㅋㅋ
    실은 이 작가 작품, 처음입니다. 다른 작품들의 이름이 귀에 익긴 한데 읽어 보진 못 했네요.
    암튼, 기대만발이에요~
    • 아, 사셨군요. 고맙습니다.
      표지가 'ART'니까 눈여겨봐 주시길.
      이 작가, 처음에 읽을 때는 다소 어리둥절한 기분이 들 수 있어요.
      하지만 얼마간만 넘어가면 홍콩 갑니다.
      그렇지 않다면 제가 왜 만들었겠어요*^^*.
  18. 이틀 전에 벌써 주문 완료!!!

    ......라 쓰고 가만 생각해 보니
    <웃는 이에몬>를 사 놓기만 하고 아직 안 읽었군요;;;
    이걸 먼저 읽어야 하나, 이번 주는 마감이니 못 읽겠구나, 그럼 고헤이지도 밀리는 건가... 등등
    잡생각 한참 하다 갑니다.
    • 아니, 아직도 웃는 이에몬을 안 읽으셨다니...
      잘 되었습니다.
      차라리 엿보는 고헤이지를 읽고 이에몬은 나중에.
      ...라고 쓰고 보니 마감이시군요.
      다 때려치고 일단 마감부터 해결하시는 걸로.
  19. 요술램프에서 환불받아야 할 금액이 있어 그거 들어오면 구매할려고 했더니 지령메일 읽고 나서 냅다 질러봅니다. 제가 늦은 건 아니죠? ㅎㅎ
    그리고 트위터에 하나 둘씩 언급되고 있는 이번호 르 지라시에 대해..
    아 빨리 보고 싶네요. 기대감이 상당합니다. 크크
    • 절대 늦지 않았고요.
      지령 읽고 '음 불쌍하니까 좀 일찍 사줄까'
      하시는 분들이 꽤 있는 듯하여
      덕분에 담달 수금 좀 되겠어요.
      땡큐땡큐.
      언급되고 있나요, 르 지라시?
      뭐 별건 없는데.
      그 건으로 귀찮게 해 드린 게 있으니, 담에 한잔 살게요. 진짜.
  20. 지령은 이제서야 읽었지만... 고헤이지 예약주문은 며칠전에 이미 해뒀습니다.
    책은 한번살때 몰아서 사줘야 제맛인거 같은데.....
    지난번 눈의 아이때 한번 지르고 요번엔..-_- 일단 고헤이지만.....
    북스피어에서 책이 매달 나오면 몇달마다 몰아서 사면 좋을텐데.....하고 생각하던 얼마전까지와는 달리 천천히 나와주니 차라리 다행이구나 싶은 요즘입니다..
    나오면 안살수는 없겠고 말이지요...ㅎㅎ 아무튼 얼릉 책이 왔으면 좋겠네요~
    • 본사야 천천히 한 권 한 권 힘줘서 내는 걸 모토로.
      ...라기보다는 그 정도 내는 데도
      제 동료들이 거의 밤을 세워야 합니다.
      사장은 옆에서 놉니다. 띵까띵까. 사진이나 찍으면서.

      고헤이지 얼른 읽고 기다리십쇼.
      미미 여사의 엄청 두꺼운 두 권짜리 시대물 대작이
      대기중입니다. 흐흐.
  21. 책 받으려면 아직도 4일이나 !!
    예뻐요 . 보라색이라 더 예뻐요
    얼른 보고싶네요 . 르 지라시도
    • 제가 만든 책을 제 입으로 말해봐야
      팔불출 소리밖에 안 듣겠지만,
      이 책은 정말정말정말정말 실물이 훨씬 낫습니다.
      보면 알 텐데.
      르 지라시 4호는 읽고 나서 어디 잘 보관해 두시길.
secret

 

난 달에 한기호 소장이,

열린책들 대표를 인터뷰해 보면 어떻겠냐고 물었을 때

처음 들었던 생각은 '내가 왜?'였다.

후배 기획자가 선배 기획자를 만나 시리즈로 나오는 기획인 만큼

훌륭한 인터뷰어가 많을 텐데, 왜 하필 내가?

 

엉겹결에 하기로 결정하자마자 후회했다.

일면식도 없는 까마득한 대선배를 만나는 것도 부담이었는데,

찾아보니 홍지웅 대표에 관해서라면 이미 인터뷰가 상당히 많았다.

'변별력을 가진 글을 쓸 수 있을까'에 대한 걱정이 밀려왔다.  

하지만 <통의동에서 책을 짓다>를 읽으며 생각이 약간 바뀌었다.

 

만나고 싶다.

물어보고 싶다.

그런 바람이 조금씩 생겼다.

정작 문제는 책을 다 읽고 홍 대표에게 전화를 걸어 일정을 잡을 때 생겼다.

그는 인터뷰하고 싶지 않다고 했다.

 

더듬더듬 취지를 설명해서

겨우 만날 약속을 잡았지만

나와 마주하자마자 또,

뻔한 인터뷰가 될 텐데 굳이 해야겠느냐며

짜증 비슷한 표정을 지었다.

 

짜증은 나도 났다. 그래서,

해보지도 않고 어떻게 아느냐,

...고 대차게 말한 건 아니고,

이렇게 대답했다.

"하나 마나 한 결과물이 나오면 게재하지 않겠습니다."

 

몇 번씩 했던 거절과 달리 막상 본 게임에 들어가자

그는 내 질문에 가감없이 답해 주었다.

예상했던 두 시간을 훌쩍 넘겨,

인터뷰는 세 시간 반 가까이 진행되었다.

최종 정리해 보니 원고지로 70매. 그중 20매가량을 옮겨본다.

 

**

 

‘어떻게든 이 책 한 권만 잘 팔면 되는데…’라는 마음에 눈 딱 감고 위법이든 편법이든 저질러 보면 어떨까 하는 상상을 가끔 한다. 소심한 성격인 탓에 아직 실행하지는 못했지만, 내가 머뭇거리는 사이 몇몇 출판사들은 발 빠르게 움직여 사재기는 말할 것도 없고 교양서를 실용서로 둔갑시켜 시장을 교란하는 등 눈에 띄게 활약하고 있다. 야구로 치면 승부 조작이다. 하지만 선수는 퇴출돼도 출판사는 끄떡없다. 세상 사람들이 그다지 관심을 갖지 않기 때문이다. 그들은 그저 세상의 흐름으로부터 뒤떨어지지 않기 위해 세간에 화제가 된 책, 베스트셀러를 가끔 한 번씩 살 뿐이다. 지금으로서는 출판계 스스로가 영차영차 힘을 합쳐 실마리를 찾는 수밖에. 이번에 기획회의에서 진행하는 일련의 인터뷰는 그 실마리를 찾기 위한 노력의 일환인 걸로 알고 있다. 시건방진 말머리를 쓴 김에 조금 더 이어가 보자면, 자기만의 스타일, 혹은 철학(과 같은 말들을 뭉뚱그리면 ‘자존심’)을 가지고 책을 만드는 출판사들이 조금씩 많아지는 것이야말로 문제 해결의 출발일 거라 믿는다.

열린책들 홍지웅 대표와의 인터뷰에 앞서, 사두고 구경만 하던 <통의동에서 책을 짓다>를 읽었다. 사두고 읽지 않았던 이유는 두꺼워서다. 페이지가 장난 아니다. 선입견도 한몫했다. 이런 류의 일기 혹은 자서전은 뻔한 서사, 이를테면 역사를 자기합리화하여 성공담을 왕창 늘어놓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책은 달랐다(고 평가하지 않았다면 이 글은 쓰지 않았다). 물론 홍지웅이라는 인간의 능력이 얼마나 출중한지를 보여주는 에피소드들도 많았지만, 능력이 출중한 것이 죄는 아니지 않은가. 몇 날 며칠에 걸쳐 한 장 한 장 페이지를 넘기는 동안 나는, 십 년 전이나 지금이나 출판계의 문제가 똑같다는 점을 깨달았고, 대표의 ‘곤조’(송구하지만 ‘곤조’라는 표현을 꼭 쓰고 싶었다)가 조직을 어떻게 변화시키는지 알게 되었다. 그것은 창업 8년차인 내가 귀담아 들어야 할 대목이었다. 그런 연유로 나는 이 거대한 분량의 책을, 아침마다 서지 않는 발기부전 환자가 치료제를 먹는 심정으로 꾸준히 복용했다. 마침내 읽기를 마쳤을 때, 나는 그를 만나 자신만의 혹은 열린책들만의 스타일을 구축해 오기까지의 어려움, 이를테면 시행착오에 관해 물어보고 싶었다. 몇 번의 거절 끝에 어렵게 만난 그는 “여느 인터뷰와 다를 게 없는 하나마나한 인터뷰로 귀결되면 게재하지 않겠다”는 내 말을 두 번쯤 확인한 후에야 말문을 열었다.

 

(중략)

 

버즈북 얘기를 이어가 보자.

버즈북이란 열린책들에서 펴내는 신간 예고 매체다.

소문이 자자하다는 buzz와 book의 합성어라고 한다.

사실 버즈북은 전신이 있다.

베르베르의 <개미>를 펴내기 전에 만들었던 ‘북캐스트’가 바로 그것이다. 

 

 

사진은 기획회의 오효영 씨가 찍었습니다. 잘 찍어주어서 고맙.

 

“작가 베르베르나 그의 소설 <개미>, 둘 다 1993년 발간 당시에는 우리나라에 알려진 것이 하나도 없었다. 베르베르와 <개미>를 알리기 위해 고안한 것인 북캐스트라는 신간 예고지다. 타블로이드판 16면으로 두 달 뒤에 나올 <개미>를 미리 홍보하는 매체였다. <개미>의 줄거리, 해외 서평, 기획 회의 내용, 작가 인터뷰 등을 주요 내용으로 한 홍보지다. 당연히 신간 예고 매체가 한국에서는, 아니 세계에서도 선례가 없는 것이므로 북캐스트 발간에 관한 내용이 일간지에 크게 보도되었으며, 이것이 덩달아 <개미>의 사전 홍보 역할을 충분히 해냈다.”

 

'북캐스트'는

<개미>를 베스트셀러로 만드는 데 결정적 영향을 미쳤다.

이런 아이템을 다른 출판사들이 따라하지 않을 수 있었겠나.

덕분에 타블로이드판 홍보지를 내기 시작한 출판사가 스무 곳이 넘게 생겼다.

“나중에는 서점 카운터에 홍보지를 놓을 자리가 없어서 서점에서 기피”했다고 한다.

 

 

 

 

‘북캐스트’에 관해 들었을 때 나는 약간 놀랐다.

형태나 컨셉은 다르지만,

북스피어도 작년 초부터 ‘Le Zirasi’라는 홍보지를 꾸준히 만들어 오고 있다.

북스피어에서 책이 나왔다는 사실을 알리고 싶다는 바람에서 기획한 신문 형태의 소식지다.

 

‘르 지라시’를 처음 냈을 때 독자들의 반응은 좋은 편이었다.

몇 군데 출판사와 매체에서 따라하기도 했다.

솔직히 독창적인 아이디어가 아닌가 우쭐했던 게 사실이다.

아니었다.

이미 이십 년도 더 전에 ‘북캐스트’가 있었다.

홍지웅, 잘났다.

내가 ‘르 지라시’를 건네줬을 때 그는 웃었다.

 

 

 

 

“내가 생각하는 기획이란 이런 거다. 책을 낼 때 새로운 걸 생각하는 것. 책을 어떻게 알릴 것인가. 우리가 북캐스트를 낸 이후에, 그것은 참신한 홍보수단으로 떠올랐다. 색다른 방식이었다. 돈을 들여 하는 광고는 돈만 있으면 누구나 가능하다. 출판사는 끊임없이 새로운 걸 생각해 내야 한다. 좋은 작품을 서치해서 찾는 것도 기획이지만 책 한 권을 만들 때 그에 따르는 아이디어를 고안해 내는 것, 그런 것이야말로 진짜 기획이 아닐까.”

 

책을 만드는 일에 관한 한

그의 머릿속에는 늘 아이디어가 가득 차 있는 듯 보였다.

그것은 뭔가로부터 배우거나 습득함으로써 직접적으로 형상화되는 것이 아니다.

때문에 “어떻게 이런 아이디어를 생각할 수 있었나요”라고 물어본다면

본인도 구체적으로는 설명하지 못하리라.

물론 나는 그런 바보 같은 질문을 하지 않았다.

 

건축이나 미술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도 영향을 줬겠지만

그는 본능적으로 아름다운 것을 추구하고 직감을 중시하는

예술가 타입의 인간이라는 느낌이 든다.

하지만 그런 타입의 인간이 갖는 대체적인 성향과 달리

행정적인 실무에 관해서도 밝고 능하다.

 

만약 내가 열린책들의 직원이었다면

스트레스를 받아 종교에 귀의했을지도 모른다.

왜.

유능하고 실무에도 능한 상사 앞에서

자신의 생각을 꺼내기란 좀처럼 쉬운 일이 아니니까.

주눅부터 들 게 뻔하다.

 

새로운 아이디어를 떠올리는 것은 어렵다.

하지만 정말로 어려운 대목은

‘그 새로운’ 것을 상사에게 설명할 때다.

대표는 자기 머릿속에 있는 생각을

‘일단 해볼까’ 하는 마음으로 추진할 수 있지만,

직원들은 다르다.

 

더구나 아이디어에 관한 한 홍지웅 대표는 엄격하다.

바람직한 자세인 건 맞지만,

직원들의 머릿속에서는

마초 타입으로 분류되지 않을까 싶을 정도다.

 

“나는 우리 직원들에게 가능한 한 다른 출판사에서 고안한 아이디어는 좋은 것이라 하더라도 모방하거나 따라하지 말라고 강조한다. 직원들이 낸 아이디어 가운데 '다른 출판사에서 이렇게 하던데요' 하면 그 아이디어는 그 사실 때문에 '쓰레기통 속으로'다. 늘 새로운 아이디어로 승부하라는 거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열린책들에서는 자기들끼리 배우고 익히는,

이를테면 직원들간의 상호협동적인 분위기 같은 것이

자연스럽게 형성되었다.

 

물론 재주 많은 사장이

부지런히 채근한 결과이기도 하리라.

그러한 분위기와 독려가 결실을 맺어

2008년에는 근사한 책이 출간됐다.

 

(하략)

 

열린책들이 모든 책을 잘 파는 건 아니다. 매그레와 볼라뇨의 예를 들기도 했지만 잘 파는 책보다 못 파는 책이 많다. 그래도 오버하지 않는다. 책을 잘 만드는 일에 집중한다. 그 결과 지금의 브랜드가 만들어졌다. 
“아무리 좋은 책이라도 안 팔리면 시행착오로 볼 수 있지 않나. 일곱 권짜리 <붉은 수레바퀴>나 초창기에 냈던 러시아 문학비평서는 다 시행착오이고 말도 안 되는 기획이다. 하지만 전부 열린책들이 러시아 문학 전문 출판사라는 이미지를 만드는 데 기여했다. 러시아 문학에 관한 한 믿을 만하다는 평가를 받을 수 있는 기틀이 됐다. 그런 이미지를 발판 삼아 조금씩 외연을 확대해 나간 거다. 열린책들이 외국 문학은 잘 한다는 믿음을 준 게 다 초창기에 냈던 책들이다. 결국 책을 잘 만드는 게 중요하다. 베르베르나 에코 마니아나 전부 원서보다 잘 만들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무작정 돈을 들여서 만든 게 아니라 책의 컨셉에 맞는 디자인을 고민하고 아이디어를 냈기 때문에 가능했던 일이다.”
어려운 시절이다. 홍지웅 대표의 말대로 소신을 가지고 색깔을 만들어 가면 언젠가 세상이 나에게도 웃음 짓는 날이 올까. 그의 얘기를 듣다 보니 그럴지도 모르겠다는 기분이 든다. 그런가. 그렇다면, 눈 딱 감고 위법이든 편법이든 섣불리 저지르지 말고 조금 더 버텨볼까.

 

by 김홍민/ 북스피어 대표

 

_<기획회의> 339호(2013. 3. 5)

 

**

 

 

 

 

나머지가 궁금한 분들은

<기획회의> 339호를 구입해 주십시오.

이번 호에서는 한국 만화에 대해 다룬 김낙호, 김봉석, 서찬휘 씨의 글과,

김류미, 류영호, 박현주, 변정수 씨의 글을 흥미롭게 읽었습니다.

 

 

 

 

 

 

아울러,

서혜정의 오디오 북카페 2회 녹음했습니다.

오쿠다 히데오의 <남쪽으로 튀어>.

2회부터는 유명 게스트를 모시려고 했으나

음, 어쩌다 보니 또 제가 모셔지게 되었습니다.

송구해요.

아직 자리를 잡아가는 중이라서...

조금 더 지나면 유명 게스트들이 나오지 않겠습니까.

당분간만 참고 들어주십시오.

자, 듣기는 이쪽.^ㅐ^

 

http://www.podbbang.com/ch/5510

 

아이튠즈에서 들으려면 이쪽.

https://itunes.apple.com/kr/podcast/seohyejeong-ui-odio-bugkape/id595247078?mt=2

 

 

 

덧) 조만간 '마포 김 사장의 지령' 3호가 나갑니다. 

     뭐 그냥 메일을 받아보는 것뿐이니까, 부담 없이 신청해 주세요.

     아래 주소에 댓글로 부탁합니다.

     http://www.booksfear.com/519

 

인터뷰를 하고 그다음 주에 인터뷰를 당했는데,

기록 보관적 차원에서 링크 남겨둡니다.

사진에 나온 배경이 지나치게 ㄷㄹㅇㄴ 식사 전에 보지 마세요.

 

http://news.kyobobook.co.kr/comma/openColumnView.ink?sntn_id=6608&orderclick=QRA

 

 


WRITTEN BY
_호야
재미가 없으면 의미도 없다

트랙백  0 , 댓글  24개가 달렸습니다.
  1. 기획회의 기사 봤어요. 크크.
    왠지 내가 인터뷰하러 간 것처럼
    손발이 오그라드는 기분으로 읽었습네다.

    효영 언니 사진이 좋네. 포착을 잘했어.
    김사장님도 뭐 실물이랑 똑같이 나왔네요.
    (안 못 생겼어요. 그냥 똑같이 나왔을뿐.)

    김사장님 본 지 넘 오래됐네~
    꽃피는 봄이 오면 낮술이나 한잔!
    SNS 단식 중이지만 (유행어라길래 한번 써봤음)
    그래도 이렇게 북스피어 블로그는 가끔 들렀다 나간답니다~ 기특하죠? ㅋㅋ

    암튼 고생하셨쎄요~
  2. 정기구독을 해서 지난주에 인터뷰 읽었습니다.
    근자에 읽은 인터뷰 중에 제일 좋았습니다.
    열린책들과 북스피어가 공존하는 인터뷰^^
    • 읽어보셨다니까 말이지만
      볼라뇨는 후속작들의 분량 때문에 고전하는 모양이고
      매그레는 후속작 출간을 접었다고 하길래
      안타깝기도 하고
      (열린책들이 이렇게나 밀었는데..라는 관점에서)
      흥미롭기도 하고 그랬습니다...^^
  3. 좋은 글 흥미롭게 잘 읽었습니다
  4. 그 두꺼운 책 읽으면서 위에 인용된 부분..
    에코나 보통의 얘기가 몇 번 나오던 걸로 기억하는데..
    불법으로 책 낸 사람 얘기와 버무려져서..

    그 부분 보면서
    마포 원사장님이 미미 여사 초기 계약할 때 얘기 맨날 하던게 많이 생각나더이다..

    음음 예상한 일이지만 메그레를 접었군요.. 19권만 사도 돼서 다행이라고 해야 하나..
    좀 안타깝넹.. 크리스티 전집이랑 같이 좍 놓으면 폼 날텐데..
    볼라뇨는 아무리 분량이 그래도 버즈북도 냈는데 2666은 내야지.. 음음..
    •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나무를
      해적판으로 만들어 팔아먹다 걸린
      p의 운명은...(책에는 안 나오길래)
      ...물어봐야지 하고 질문지에 적어갔었는데
      시간 관계상 넘어갔습니다. 아쉽.

      2666이 천 페이지가 넘는 관계로
      "가장 문제다"라더군요.
  5. 링크의 벽돌 책장이 반갑네요..
    15년 전쯤 만들어서 10년쯤 끌고 다니다 결국 해체했지만..
    근데 판자가 안 휘게 할라믄 신국판 꽂는다는 가정 하에
    세로로 3개 쌓는 거 보단 가로로 4개 쌓는게 훨씬 낫더라는..
  6. 포스팅을 읽고나니,
    통의동에서 책을 짓다와 기획회의가 동시에 궁금해졌네요. 어쩔..

    메그레 시리즈 디자인 보고 완전 꽂혀서 이건 무슨 수를 써서라도 다 살테다..라고 했는데
    결국 열아홉권에서 멈춘 걸 보면서 그냥 독자로서도 참 착잡하더라고요.
    책을 이렇게 만들어도 안 사면 대체 뭘 어떻게 해야 사는건가? 랄까..

    암튼, 써 주신 글들 잘 읽고, 만들어 주시는 책들 잘 보고, 팟캐스트도 잘 듣겠습니다.
    아 저 지난 번 이벤트에 정줄 놓고 뛰쳐나온 1등이예요 ㅋㅋ
    뛰쳐나왔으니 이제 이 이름으로 자주자주 놀러오겠습니다.
    • 통의동은 도서관에서 빌려 보시고(열린책들은 잘 사니까),
      기획회의는 사서 보십시오(마케팅 연구소는 재정적으로 어렵고요) ㅎㅎ.

      그러고 보니 1등 상품을 여적지 못 보내고 있어요.
      엿보는 고헤이지(와 르 지라시 4호) 오케이 교를 마치고
      곧장 보내겠습니다.
      신간과 지라시, 둘 다 이번 주 내로 마무리할 수 있을 거예요.
      ...라는 바람이 정말이지 실현되기를 기도해 주십시오.

  7. <액체>
    처음 일을 시작했을 때는 교과서처럼 일했지요. 환자밖에 없었습니다.
    그런 엄청난 마음상태가 미숙한 기술과 결합하면 되려 온갖 사건·사고를 경험하게 되는데요.

    <고체>
    그럴수록 10년 차가 되면 처세술에 달인이 됩니다.
    대충 치료하고 칭찬받기, 사고치고 뒤집어씌우기, 동료 밟고 진급하기 등등 어쩔 수 없어요.
    그 연차가 되면 위에서 치이고 아래에서 치이고 가정으로 돌아가면 위로 봉양 아래로 부양
    약삭빠르게 대처하지 못하면 사람 구실 하기 힘든 시기이기 때문입니다.

    <기체>
    그러다가 20년 차쯤 되면 처음으로 돌아갑니다. 물론 상태는 다릅니다.
    치료 더 해주고 욕먹고, 남이 사고 친 것까지 스스로 뒤집어쓰고,
    그러고 웃고 있는 선배들이 있습니다. 물론 굉장히 야박해지는 사람도 있고요.
    지난날이 부끄럽기 때문입니다.
    한편으로는 그런 마음만큼 숙련된 기술을 가지게 되기 때문에 여유가 생기기도 하고요.

    사춘기를 잘 겪어야 성숙한 어른이 되는 것 같습니다.
    김 사장님은 꽤 괜찮은 아기입니다. 아기? ㅋㅋ
    사랑합니다. 화이팅!
    • 이제 창업 8년차.
      10년쯤 되면 뭔가 달라질 거라는 얘기를 종종 듣습니다.
      글쎄, 어떨지.
      좋은 쪽으로 달라지면 좋겠는데 말이죠.
      꼰대가 되면 곤란하고 ㅎㅎ.

  8. 매그레가 이제 안 나온다니.........
    • 마지막에 계약해 둔 네 권이 아직 남아 있다고 하니까.
      거기까지가 끝이라는군요.
      얼른 내달라고 열린책들 페이스북에 졸라보시오^^.
  9. 한겨레에서 강의를 들었던 학생입니다.
    강의를 들을때에도 대단하다고 느꼈지만
    참말 여러가지 활동을 하시네요.
    저걸 언제 다 하는지 궁금궁금.
    밥은 먹고 다니심까 ㅋㅋ.
    기획회의는 사서 읽어보겠습니다, 쌤.
    • 어쨌든 동료들이 회사 일을 책임져 주고 있으니까
      팔랑팔랑 외부 활동을 다니긴 하는데,
      아무래도 미안하지요.
      밥은, 너무 많이 먹어서 피둥피둥 살이 찐 바,
      사진 찍을 일이 있어서
      두 달 전부터 밤라면 및 각종 간식을 끊고 운동했더니
      대략 5킬로그램가량 빠졌습니다.
      나는 뚱뚱하지 않습니다.
  10. 비밀댓글입니다
  11. 잘 봤습니다.. 참 우리나라는 돈이 많나 보네요.. 출판권 계약금도 많은가 보네요..그런데 우리나라 사람들은 책은 별로 안 읽는 것 같고.. 참 아이러니 합니다.. 스포츠 중계권료는 사람들이 많이 보니까 그렇다고 쳐도...
    • 책도 화제가 되면 많이 보니까요.
      본다기보다 많이 사니까요.
      베스트셀러가 베스트셀러를 만드는 거죠.
      그러니까 이 책 한 방이면... 하는 마음으로
      선인세를 쎄게 질러서 ㅎㅎ.
  12. 전 포스트에 링크된 인터뷰 기사에 대한 글을 올렸었는데..
    이번 포스트는 대충 넘어가서 이렇게 링크되어있는지 몰랐네요...

    지난번 포스트의 제글은 안 읽으신 듯. 하와... 다시 질문 올립니다.

    (근데, 인터뷰 중에... "미야베 미유키 경우 이제는 작품 값이 너무 올라서 이제 다른 출판사로 가는 거죠. 우리로서는 방법이 없어요. 이제 다른 작가를 발굴을 해야 하죠. 방법이 뭐 있나요."라는 말씀을 하셨던데.. 이말은... 미야베 월드가.... 아니겠죠?)

    • 미야베 미유키의 신작이죠뭐.
      이번에 나온 신작이 어마어마한 금액에 낙찰되었으니
      앞으로 계속 경쟁을 유도할 테고
      한국의 많은 큰 출판사들의 경쟁이 예상됩니다.
secret

 

는 지금 몇 군데 문화센터에서 ‘소규모 출판 창업’에 관한 강의를 하고 있습니다. 출판계 말석에 앉아 제 앞가림하기도 버거운 마당에, 어쩌다 보니 벌써 햇수로 삼 년이 넘도록 진행하게 되었습니다. 강의의 목적은 두 가지입니다. 하나는 출판에 뜻이 있는 분들에게 도움을 주는 것. 다른 하나는 출판에 뜻이 없음에도 발이나 담가볼까 하는 분들이 확실하게 포기하도록 종용하는 것. 그래서 가급적이면 뜬구름 잡는 얘기가 아니라 제가 현장에서 느꼈던 일들을 상세히 설명합니다. 그리고 마지막 날, 마케팅 수업 시간에 반드시 하는 얘기가 있습니다. 바로 북스피어와 북스피어의 독자들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출판사에서 일하며 책을 팔아온 지도 어언 십 년이 다 되어 가는데 저는 여전히 마케팅에 대해 잘 모릅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수업을 들으러 오신 분들에게는 송구한 말씀이지만, 북스피어가 그동안 진행한 이벤트와 그 이벤트에 호응했던 독자들의 예를 들며 ‘이것이 마케팅입니다’라고 말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이 생각은 강의를 처음 시작하던 몇 년 전이나 지금이나 같습니다. 저는 여전히 마케팅을 모르지만, 만약 누군가가 출판 마케팅이 무엇이냐고 물어본다면, 북스피어가 해왔던 이벤트, 혹은 ‘재미있는 책을 재미있는 방식으로 파는 것’이라고 말할 것입니다.


그렇다면 북스피어는 어떤 이벤트를 해왔느냐. 이를 거론하기에 앞서 제가 얼마 전에 보았던 묘한 풍경을 한 자락 말씀드리겠습니다. 고창 선운사에 들렀을 때의 일입니다. 날씨가 제법 추웠는데 사람이 많더군요. 오로지 ‘풍천장어’만 내놓는 요릿집도 많았습니다. 풍천장어 요릿집들은 모두 크고 앞 다투어 플래카드를 걸어놓았다는 점에서 어슷비슷해 보였습니다. “맛자랑 멋자랑에 나온 집”, “강호동의 1박2일에서 소개한 집” “MBC, KBS, SBS에서 방영한 집” 등등 주위의 고색창연함과는 어울리지 않는 여봐란 듯한 문구들이 도배되어 있었습니다.

 

그 사이에서 어느 플래카드 하나가 제 시선을 잡아끌었습니다. “TV에 한 번도 나오지 않은 집”이라고 적혀 있더군요. 아아 정말이지 담백하고 자신만만한 카피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머릿속을 가로질렀습니다. <미슐랭 가이드>(‘미식가들의 성서’와 같은 위치를 차지하는 음식점 가이드북, 별 세 개가 만점)에서 별 세 개를 받은 음식점을 소개받은 기분이 들 정도였습니다. TV에 한 번도 나오지 않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맛있는 집’이라고 인식한 저는 결국 그 집에서 점심을 먹었습니다.

 

돌이켜 보면 제가 했던 마케팅(이런 걸 마케팅이라고 부를 수 있다면 말이지만)들은 대개 이와 비슷한 태도에서부터 기인한 듯합니다. 남들이 하는 거 말고 뭔가 나만 할 수 있는 것, 혹은 특이한 것. 하늘 아래 새로운 것이 없다면 남들이 했던 걸 어떻게 하면 좀 더 우리 방식대로 재미있게 할 수 있을까 고민해 보는 것. 책 속에 ‘이스터에그(Easter egg)’를 끼워 넣는다거나, 소설의 OST를 만든다거나, <Le Zirasi> 같은 소식지를 발행한다거나, 다른 이들은 어떻게 느끼는지 모르겠지만 저는 결과적으로 이런 소소한 이벤트들이 지금껏 북스피어를 버티게 해주었다고 생각합니다. 버티게 해주었다는 표현이 반드시 경제적인 부분만을 의미하는 것은 아닙니다. 거기에는 정신적인 부분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저는 이런 말도 안 되는 이벤트들을 구상하는 일이 즐겁습니다. 혹은 “아무개의 나라에서 100만 부가 팔린 책”이라는 문구의 띠지를 두르는 것보다, “꽤 고통스러운 전개라는 것을 각오하고 읽기 바란다”라는 문구를 쓰면서 책을 만드는 데 필요한 에너지를 얻곤 합니다. 물론 책이라는 매체가 편집자 개인의 카타르시스를 만족시키는 도구가 아닐뿐더러, ‘이스터에그’와 같은 장난을 치는 걸 못마땅해하는 동종업계 종사자도 있겠지요. 정보전달이나 판매 면에서 “100만 부” 쪽이 더 바람직하다고 조언해 주는 동료도 분명 있었습니다.

 

그때마다 심사숙고해 보았습니다. 하지만 책을 매개로 독자에게 ‘장난’치는 걸 멈추지 않았습니다. 왜냐하면 대부분의 출판사들이 ‘엄숙하게’ 책을 만들고, 많은 책들이 “100만 부”라는 띠지를 두르고 출간되기 때문입니다. 북스피어 하나쯤은 달라고 된다고 생각했습니다. 게다가 처음부터 의도했던 건 아니지만, 같은 작가의 책을 펴내도 “추리 소설의 거장, 마쓰모토 세이초”보다는 “감수성 폭발한 세이초 아저씨”라는 문구가 더 여러 번 리트윗되고 보다 활발하게 공유되는 걸 보면서, 말하자면 북스피어의 방식을 좋아하는 독자들이 늘어나는 걸 보면서, 북스피어가 했던 일련의 ‘장난’들이 정신 나간 출판사의 치기로만 인식되지는 않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독자들을 보면서 정신적인 힘을 얻었던 겁니다.

 

오늘, 출판은 하루가 다르게 발전하는 미디어들에 의해 뒷전으로 밀려나는 추세임을 부정할 수 없습니다. 출판과 관련된 뉴스는 달갑지 않은 일투성이인 데다 최근에는 도서정가제 문제가 도마에 올라 그나마 있던 독자들마저 이탈할 지경에 이르렀습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저도 모릅니다. 다만 일본의 어느 편집자가 잘 지적한 것처럼 “도구로서의 책의 특성을 다시 인식할 필요”가 있지 않을까 하고 막연하게 생각할 뿐입니다. '독서도 습관이기 때문에 한 번 발길이 뜸해진 독자는 다시 돌아오지 않는다'는 사실을 분명히 인식해야 합니다.

 

지금까지는 '읽어야 하는 것”이기 때문에 책을 읽어야 한다, “좋은 책은 독자들이 알아서 읽게 되어 있다'는 생각에서 한 발짝도 움직이려 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사람들이 책을 읽지 않는 이유는 책을 읽는 일이 재미없기 때문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저는 책을 만드는 일을 하나의 ‘놀이’로 인식하고 있습니다. 그리하여 독자로 하여금 이 출판사에서 만든 책을 사면 이 출판사만의 독특한 향취가 있어서 좋다는 기분을 느끼고, 놀이에 동참하고 싶다는 욕망을 불러일으키게 해주고 싶었습니다. 어떻습니까. 가당찮아 보입니까. 쯧쯧, 베스트셀러도 못낸 주제에 한심한 소리를 하고 있군. 어디선가 혀를 차는 소리가 들리는 듯합니다. 하지만 걱정 마시길. 북스피어는 그럭저럭 잘 살고 있으니까요.

 

<기획회의>, 여는 글. 2013. 2. 5.

 

 

 

 

'소셜미디어와 출판(마케팅)'에 대해 궁금하신 분은 기획회의 337호 를 읽어보시길.

 

 

덧) 지나치게 시건방을 떠는 듯하여 송구하긴 한데 이왕 시건방을 떠는 김에 한 가지만 덧붙이고자 합니다. 수업중에 이런 얘기를 들은 적이 있습니다. "북스피어는 장르 문학을 만드니까 괜찮겠지만, 저는 철학책을 만드는데 따라하고 싶어도 북스피어가 하는 것과 같은 장난을 치기는 어려워요."

 

이 말 속에는, 북스피어에서 나오는 마쓰모토 세이초를 상대로는 재미있는 일을 잔뜩 할 수 있겠지만, 자신이 만드는, 예를 들면 플라톤(어디까지나 예로 든 것뿐이니까)처럼 '고고한' 철학자를 상대할 때는 아무래도 어렵다... 혹은 그런 장난은 플라톤처럼 '고고한' 철학자(가 쓴 책)의 이미지를 희화화시켜 독자들에게 안 좋은 영향을 준다... 와 같은 의미가 담겨 있는 듯합니다. 그러한 의견에 굳이 반론을 제기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한번 잘 생각해 보았으면 합니다. 플라톤이든 철학책이든 뭔가 시도를 해보기는 했었는지. 장르문학은 엄숙하지 않아도 되고 철학은 엄숙해야 한다는 '선입견'이 자유로운 마케팅적 사고를 막은 건 아닌지. 매번 신간이 나올 때마다 대량으로 매대를 구입하고 마일리지를 붙이는 '마케팅' 이외에 다른 걸 염두에 둔 적이 있었는지.

 

그 말대로라면, 북스피어가 했던 (마케팅을 빙자한) 숱한 '장난'으로 인해 한국에서 마쓰모토 세이초는 개그맨으로 인식되고 있어야 할 텐데 아무리 생각해도 그런 것 같지는 않습니다.

 

**

 

아울러 광고입니다.

 

1인 출판특강(한겨레 분당)

http://www.hanedu21.co.kr/jsp/huser2/educulture/educulture_view.jsp?&category=academyGate3&tolclass=0001&lessclass=0002&subj=B90742&gryear=2013&subjseq=0001&booking=

 

SBI 웹 마케팅 실무(SBI)

http://sbin.or.kr/Education/Education_Intro.aspx?course=3

 

1인 출판특강(한겨레 신촌)

http://www.hanter21.co.kr/jsp/huser2/educulture/educulture_view.jsp?&category=academyGate1&tolclass=0001&lessclass=0002&subj=F90556&gryear=2013&subjseq=0002&booking=

 

 

 

 


WRITTEN BY
_호야
재미가 없으면 의미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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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카메라이언 2013.02.18 19:29 신고
    ㅋㅋㅋㅋ
    지당하신 말씀이신 줄 아뢰오.
    북스피어 독자로 출발해서
    책내고
    북스피어처럼 블로그서 놀아서
    자기 책 열심히 판
    카메라이언 올림.
    • 오메~카작가님이시네요~!
      블로그는 잘 보고 있습니당~
      저도 북스피어 환장하게 좋아하지요 ㅎㅎ
      더하여 김 사장님까지 ㅋㅋ

    • 아아 과연 북스피어가 '배출한'
      1호 작가다운 말씀입니다.
      열심히 파실 때 좀 도와드렸어야 하는데
      제 앞가림 하기 바빠 타이밍을 놓치고 말았습니다.
      킵해 뒀다 생각하세요.
    • 카메라이언 2013.02.19 01:36 신고
      제 블로그 덧글 야금야금 달고 이쪽 블로그로 와보니...

      부물님이 가만 어디 보자 혹시 마포 어드메에서 바리스타 아르바이트를 하시던 그 분이신가요? 허리디스크로 멍멍이가 고생하던? (아니면 어쩌지...) 잘 지내시나요? 지금은 어디서 일하시나요? 궁금하네요. 트위터 @cameraian_kr 을 일단은 재가동하고 있어요. 혹시 맞으시면 추가시켜주세요. ㅎㅎ.

      아 글고 사장님, 괜찮아요. 곧 또 나오니까요. 설록수 나오면... ㅋㅋㅋㅋㅋㅋ 이번에야말로 이벤트?! ㅋㅋㅋㅋㅋㅋ
    • 하루에 에스프레소 10잔 먹는 커피 킬러지만, 기분 좋으면 10잔 더~
      직장은 한 군데 밖에 다녀보질 못했네요 = =이런 미련한 부물탱이
      트위터 계정은 없지만, 조만간 ^-^!
      저의 정체는 다음카페 '한국추리문학연구회'에 낱낱이 드러나 있습죠
      거기가 제 블로그라는 크크
      깨알 같은 자기 PR과 카페홍보로 이만 총총~
  2. 재미가 없으면 의미도 없으니까, 라는 것은 사장님의 말씀이지만
    거기 덧붙여 책만이 아니라 뭐든지 그렇다고 강력히 주장하는 바입니다.
    (처음부터 넓은 의미의 재미를 말씀하신 거라면 이것은 동어 반복)

    책은... 죽지 않을 거예요.
    • 네. 저 위의 시건방은 뭐랄까,
      신간 나오면 덮어놓고
      온라인 마일리지 1000원+
      오프라인 매대 왕창 확보+
      "100만 부 돌파" 신문광고+
      공짜로 왕창 뿌려 독자서평
      ...하는 식의 스테레오타입한 마케팅 툴에서
      다같이 조금 벗어나 보면 어떨까
      하는 바람을 담아 적은 것입니다.
      잡지의 서두에 실리는 글이다 보니
      본의 아니게 각을 잡고 쓰게 되었지만.
  3. 정말이지 마지막 강의가 제일 재밌었다니까요. 크크
    • 기획 편집 제작 수업이 다 재미있었지만
      그중 특히 마지막 시간에 했던
      마케팅 강의가 제일 재미있었다...
      ....는, 바로 지난 주에 신촌 한겨레에서
      제 강의를 들었던 클라스 반장님의
      생생한 증언이었습니다.
  4. '필요한 책 목록' 1. 흑백 2. 심플오브 아트 머더 3. 마술은 속삭인다 4. 누군가 5. 영원의 아이 6. 안주 7. 이니세이션 러브 8. 짐승의 길 9. 미스터리 계보 10. 외딴집 11. 마쓰모토 세이초 걸작 단편 컬렉션 12. 푸른 작별 13. 오늘 밤 모든 바에서 14. 웃음의 나라 15. 가족사냥16. 가모우 저택사건 17. 셜록 홈스 미공개 사건집 18. 푸른묘점 19. 얼간이 20. 홀로 남겨져 등등…….

    사람들은 알까요?
    단편 하나를 쓰면 원고료는 20만 원인데
    내가 읽을 필요가 있는 책은 자그마치 50여만 원치라는 우 뎅 뎅~
    계산기를 아무리 뚜디리 봐도 다음 달에 실업자라는 압박!

    전부 한 번씩은 본 책이지만 서점서 대충, 도서관에서 일독하는 걸로는 성에 차지 않네요. 의심쩍은 부분까지 깨끗하게 수십 번을 다시 읽어야 개운하게 한 문장을 써낼 수 있는데…. 책이라도 편안하게 볼 수 있다면 쓰는 게 쉬워질까요? 그건 아니겠지요. 내 마음이 문제겠지요. 책 못 읽어서 글 못 썼다고 변명거리는 생기는 것에 위안. 내리사랑처럼 내 인생 내어주어 글 하나를 쓰면 독자들의 인생에 뭐라도 되겠지.

    작가 양성 독자 후원자 펀드 같은 건 할 생각 없습니까? '소원을 말해봐~무슨 책 필요해?' 이런 거 하면 따구 맞으려나….
    • 실업자라니...
      다 때려치고 까페,
      가 아니라,
      다 때려치고 작가,
      뭐 이런 건가요?

      아무튼 실업자라니, 곤란한데.
      왜냐하면 올해 본사에서 굵직굵직한 책을 엄청 낼 거거든요.
      일단 처음부터 전업작가보다
      일하는 틈틈히 퇴근하고 밤늦게까지 부엌에서 갉작갉작,
      이런 쪽이 훨씬 더 바람직해 보입니다만.
    • 전업작가라뇨. 김 사장님이 당치도 않는 말씀을 하셨습니다.
      전업주부면 몰라도 헤헤
      부엌에서 갉작갉작 카아…….좋네요.
      그나저나 그 집에 부엌은 있을라나요?
      있습니까?ㅋ
    • 부엌, 당연히 있습니다.
      요즘 매일 밥을 해먹는데
      내일은 제가 당번이지요.
      아까 두부와 계란을 사놓아야지
      했다가 깜빡하고 말았습니다.
    • 어멋! 수정 했는데글이내려왔는뎅이게무슨일이지난컴맹이라몰라몰라.
      이런 문제는 김 사장님께 패스~

      덧) 여툰, 글 쓰는 식모로 영구취직해야겠네요. 이말하나쓸려다가일을쳤네!
  5. 띠지 이야기, 무척 공감하게 되네요. 전 책 살 때 100만부 팔렸다는 띠지는 매력적이지 않던데요.
    출판계의 암울한 현실에 대한 글들을 종종 보게 되는데, 그 글을 보면서 가장 안타까운 건 독자를 너무 수준이하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는 사실이예요. 독자가 100만부라는 문구에 더 솔깃할 거라고 생각하는 것도 마찬가지라는 느낌. 독자를 자신의 상품을 사는 고갱님(오타아님)으로 보지 말고 자신이 만들어낸 창조물의 공감하는 상대로 여겨주면 좋겠어요.
    • 수준 이하로 본다기보다,
      일반론적으로 대할 수밖에 없지요.
      저도 물론 모든 띠지를 다 저렇게 만드는 건 아닌데
      다들 너무 스테레오타입한 거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어서 끼적끼적해봤습니다.
  6. 여행가기전 신청했던 눈의아이가 돌아와보니 배달되어있네요..너무피곤하지만 무척 기쁩니다.
    푸른묘점을 잘근잘근읽고있는데 좀더 속도를 높여야겠네요..
    눈의 아이 다 꼭꼭씹어 읽고나면 나츠히코님의 책이 나올까요?
    북스피어가 있어 얼마나 다행인지..항상 감사합니다..^^
    • 교고쿠 아저씨 책은 열심히 만들고 있습니다.
      더불어 르 지라시 4호도요.
      걱정 마시고
      푸른 묘점과 눈의 아이를 후딱 읽어치우시지요. 후후.
  7. 저도 어제 책 받았어요!! 육아의 시름을 잠시나마 잊게 해줄 달콤한 선물 감사!!
  8. "온라인 마일리지 1000원+
    오프라인 매대 왕창 확보+
    "100만 부 돌파" 신문광고+
    공짜로 왕창 뿌려 독자서평
    ...하는 식의 스테레오타입한 마케팅 툴에서
    다같이 조금 벗어나 보면 어떨까"에 완전 동감입니다.
    이벤트들이 다 고만고만 식상식상해서 저는 오히려 그런 책에 관심을 안 두게 되던데
    책을 어쩌다 한 권씩 사는 사람들에게 먹히기 때문에 저런 방식을 고수하는 건가 싶기도 하고요.
    속사정은 잘 모르지만 재미없는 건 확실해요 ㅎㅎ
    • 물론 저도 가끔 온라인 마일리지 붙이고
      오프라인 매대도 하고
      100만부 돌파 띠지도 만들고
      ...한 번도 하지 않았다고 말할 수는 없지만
      주구장창매번한결같이 저것만 하는 건 좀 그렇지 않은가...
      뭐 이런 겁니다.
      혼자 잘난 척을 하는 것 같아 송구한 기분도 들어요.
  9. 이번에 신촌에서 수업을 들었던 수강생입니다.
    수업시간에 홈페이지를 알려주셔서 이제야 찾아보고 열심히 읽어보고 갑니다 ~
    수업의 모든 시간이 진심으로 재미있었습니다

    급작스럽게 지난해 말 책 만든 과정에 재미있는 지점이 있다 느껴서
    실제 책 만드는 이야기를 들어보고 싶었습니다
    잼나고 좋은 수업으로 궁금했던 것이 채워졌습니다 감사감사

    처음 수업커리큘럼 봤을때 낯설지 않은 이 출판사이름. 곧 책장에서 찾았을 수 있었습니다

    제가 감동받은 띠지의 아버님이셨다니.
    “세이초아저씨도 기뻐할겁니다 "

    세이초가 활짝 웃고 있는 얼굴이 머리를 스치며
    돌아가신 세이초가 내 옆에서 나와 함께 있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기뻤습니다! 당시 미스터리의 계보 띠지를 본 순간 서점에서 조금 크게 웃었습니다.

    그 때 북스피어의 이름이 기억 속에 들어왔나봅니다

    (현재, 그 띠지는 분실상태이지만. 문구는 잊지 않습니다.
    빌려준 책이 돌아왔을 때 헐거 벗은 몸으로 내게 온 듯한 기분이 들었던 건 왜일까요..
    그 띠지 분실 이후, 친구의 무언가를 자극했는지 (제가 자극시켰겠지만)
    현재. 고향집 배게 밑에 잠들어 있을 지 모를 그띠지를 찾고야말겠다며
    다시 고향집에 내려갈 수 도 있다는 혹은 책을 다시 사서라도
    돌려주겠다 사라졌습니다. 아직 연락이 없네요.
    난 못 찾는다에 내기했는데. 아마도 미스터리의 계보 책 한권 더 팔릴 듯합니다.)

    우연한 기회에 알게 된 수업에 사장님이 계셔서도 기뻤습니다

    지금은 주문한 푸른 묘점을 기다립니다

    재미있는 책 많이 펼쳐주세요~~
    또 놀러오겠습니다
    • 세이초 아저씨도 기뻐할 겁니다,
      문구는 그 책을 만들 때
      논픽션인 책까지 한국에서 번역되면
      (소설이 아니라)
      세이초 아저씨가 기뻐하지 않을까
      ...하는 정말 그런 마음이 담겨 있었어요.
      의외로 같이 기뻐해주는 독자가 많아서
      되게 뿌듯하네요.

      그래요, 담에 기회되면 봅시다.
      종종 놀러오시고.
secret

 

간들이 책을 안 읽는다...

놀러가기 좋은 계절에는

더욱 박차를 가해 안 읽는다...

 

하여 해마다 이맘때가 되면

가을은 독서의 계절이라고 사기도 쳐보지만

요즘 누가 그런 캠페인적 구호에 놀아나겠나(바보냐)...

 

그렇다면,

사달라고 생떼를 쓰는 수밖에.

귀엽게 봐주십시오(그다지 귀여운 얼굴은 아니지만).

 

 

 

 

 

당 이벤트는

알라딘, 예스, 인터팍, 교보, 리브로, 반디

이렇게 여섯 군데서 진행하기로.

 

 

 

 

덧) 혹시 여력이 되시면 퍼날라 주셔도 무방, 헤.

 

존 D. 맥도널드 신간은 또 일주일 연기.

이 책 이거 무슨 마가 끼었나...

 

 


WRITTEN BY
_호야
재미가 없으면 의미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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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애절한(...) 이벤트인데 사진 보니 저절로 웃음이... ^^;;
    그러게요. 가을에 책이 가장 안 팔린다는 말은 다른 분께도 들었습니다.
    목록을 보니 한 권도 뺄 게 없는데 왜 안 팔릴까요.
    날씨가 좋으면 다들 책 안 읽고 밖으로 놀러만 나가나 봅니다.
    이제 좀 추워졌으니 다시 책을 찾겠...죠? 찾아야 하는데요...
    • 날씨가 좋으면 저부터도 놀러다니기 바쁘니
      (당장 이번 주말에도 캠핑...)
      누구를 원망하고 누구를 탓하겠습니다 ㅎㅎ.
      그냥 이것저것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열심히 팔 수밖에요.

      항상 고맙습니다. 정말. 새삼. 뜬금없이. (가을이잖아요!)
  2. ㅋㅋ 사장님 전자책 한번 해보시지요. 저희가 무지 팍팍 밀어 잘 팔수 있는데. 전화도 여러번 드렸는데. 북스피어가 애절한 리디남.
  3. 북스피어 홈페이지에 자주 오는 건 아닌데도, 매번 대표님의 아이디어에 속으로 즐거운 비명을 지르며 감탄합니다.
    가릴 덴 다 가리셨는데도 어찌 그리 미남 미녀이신지~ ^^

    와우북 떼 <Le Zirashi> 집으로 가져와 사재기 관련 기사 읽고 멀리서나마 박수쳤습니다~.
    • 아아 조셉 님, 오랜만.
      잘 지내시지요?
      어차피 <가을은 독서의 계절>류의 평범한 이벤트 페이지
      만들어 봐야 아무도 안 볼 텐데...
      ...하고 생각하면 뭐든 할 수밖에 없어요.
      다만 '너무 나댄다'고 생각하는 분들이 있으니까
      그게 좀 신경 쓰이기는 한데
      그래도 평범하게 만들긴 싫어요, 재미없잖아.
  4. 행인1입니다...ㅜㅜ 예스를 애용하는 바, 뜨면 바로 지르러 가겠습니다 ^^
  5. 정말 웃지 못할 상황인데 사진 보고 '빵' 터졌어요. 가을은 정말 나가 놀기 좋아서 책을 안 보나 봐요. 이제 날씨도 쌀쌀해지고 해서 잘 팔릴 것 같아요. 추운 날씨에는 어디 가지 말고 집에서 보일러 빵빵하게 틀어놓고 방바닥에 배 깔고 누워 귤 까먹으면서 추리소설 읽는 게 최고예요. 흐흐.
  6. 아.. 진짜.. 미스테리야... 마포 김사장님은 어쨰 저리 실물과 사진이 다를 수 있는지..
    나 그날 김사장님 아바타 본 걸까??? 난 왜 매치가 안될까요..ㅋㅋㅋ
    그나저나 운명의 11월이군요. 쩝.
    • 광해, 재미있습니다.
      이병헌 씨 잘생기고 연기도 잘하시더군요.
      마감만 끝나면 007을 보러 가야지.
    • 동문서답..ㅋㅋ

      그나저나.. 광해는 봤구요.. 약간 모자르긴 했지만, 이병헌씨 연기는 잘 하시더군요..
      그저께 용의자 엑스 봤습니다. 크게 기대는 안했지만, 내용을 모르는 제친구는 마지막에 줄줄 울더군요. 이요원씨, 예뻐요(일본판보다 훨씬 더.. 왜 이모와 조카로 바꿨는지 알만했다는..ㅋ) 류승범씨 정말 찌질해요..(그래서, 더 마음에 와 닿더라는)

      음... 전 아르고 보고 싶어요. 벤 애플랙이 연출했다면서요.ㅋㅋ

    • 용의자 엑스는 보고 싶긴 한데
      틀림없이 나의 기대치를 감당하지 못할 것만 같은
      그런 어떤 느낌적인 느낌이 들어서
      안 보려고요.
    • 아직 일본판은 안봤지만, 일본에서는 유가와 교수가 나오는 시리즈 드라마가 있어서 그것의 연장선상에서 충실히 소설을 재현하는 것 같았다면.. 그래서 두 남자의 두뇌 싸움에 비중이 갔다면...

      한국판 용의자 엑스는... 그야말로... 류승범의 이요원에 대한 사랑에 중점을 두고서, 추리적 요소는 그냥 양념에 불과했다는.

      보고 나오는데, 어떤 여자분이 남친한테 누가 이영화 재미없다고 했어? 재미만 있구만 하고 투덜거리더라는군요.. 크크

      난.. 좋았는데. ^^
      화차에서도.. 한국적 정서가 많이 녹아 있었고... 이번 용의자 엑스도 그렇고.. 한국 사람들은 인간관계에 집중하는 거 같아요.
    • 흐음, 봐야겠다.
      (상당히 얇은 귀의 소유자, 마포 김 사장)
  7. 저도 a 서점에 다닐 때 처음 알았어요, 가을에 책이 제일 안 팔린다는 걸..ㅠㅠ
    (그러고 보니 저 역시 요즘 책을 잘 안 읽었;;;)
    이 이벤트 힘 닿는대로 공유할게요-
    P.S. (중요한 얘긴 아니지만) 알라딘 이벤트 페이지 URL에 적힌 북스피어 철자가...ㅎㅎㅎ
    • 가을은 독서의 계절이고
      또 가을은 남자의 계절인데
      그럼 남자의 계절이 독서의 계절이란 얘긴데
      남자들은 독서를 안 해요.
      그래서 안 팔리는 게 아닐까요?
      별 생각을 다 하고 있다...
  8. 영원의 아이가 무려 50%라니요! (중얼중얼)
    • 증쇄에 따른 제작비 충당을 위해 한시적으로.
      이번 기회에 영원의 아이를 널리 알려서
      가족사냥도 좀 팔아보려고 하는데, 어떨지.
      정가에 사신 분들께는 송구한 말씀이지만요.
    • 하하. 50%라서 좋다는 말이었어요. (방긋) 가족사냥도 함께 유심히(날카로운 매의 눈으로) 살펴볼게요, 김사장님!
    • 아아 그렇군요.
      반값은 울며겨자먹기로 하긴 하는데
      마음이 편치 않아요.
      (물론 마음이 편치않다는 포즈를 면죄부로 삼을 생각은 없다.)
  9. 가문비나무 2012.11.02 13:41 신고
    혹하는 이벤트네욬ㅋㅋㅋㅋㅋㅋ
    세 종류 다 사서 안주 오디오북은 제가 갖고 책만 선물해야겠네욬ㅋㅋㅋㅋ
    감사합니닼ㅋㅋ
    • 혹시나 해서 말인데
      해당도서는 '페이지에 나온 세 종 외에'
      맨 아래 있는 '해당도서 전체 보기'를 누르시면
      더 많이 볼 수 있습니다.

      물론 제가 이리도 친절하게 설명드리는 이유는,
      많이 사시라는 뜻입니다.
    • 가문비나무 2012.11.03 23:35 신고
      아하....!! 그렇군요. 고급정보네요~
      이런 고급정보는 널리 알려야지요.
      다시금 감사합니다~!ㅋㅋ
  10. 카메라이언 2012.11.02 14:21 신고
    흐흐. 깔대기짓할게요. 화이팅.
  11. 두분 일케라도 다시뵈니 반갑네요 ㅎㅎ 잘지내시죠? 트친으로 작게나마 퍼뜨리기에 일조를 ;)
  12. 가을이네 하는 생각과 동시에 손발이 시린 계절이 와버린 이유는 마포 김사장님이 가을이 후딱 가버리길 바랐기 때문일까요. 추워요 추워. 덜덜
  13. 비밀댓글입니다
  14. 가을비가 오락가락 젠장 눈은 감기고 ^^ 어제까지 죽어라 바쁘고 오래만에 서핑질~ 영원의 아이가 50%라니 열심히 홍보하러 다니겠어요~~ 가을 곰방 넘어가니 뜨근한 아랫목에 이불 포개지 안에 쏙 들어가 미미여사의 책을 읽는 겨울이 오잖아요 화이팅~!!
    • 전체적으로 시장이 너무 안 좋으니까
      우리까지 영향을 받는 것 같아요.
      아이씨, 뭐 이래.
      그럴 거면 그냥 싹 다 망하자.
      12월 21일 지구 대멸망 기원 이벤트를 해볼까 생각중.
  15. 죄송한데 너무 웃겨서..제 페이스북으로 퍼가도 될까요?ㅎㅎ
  16. 추워요.....
    새 책도 안나오고...(많이 힘드시죠?)
    안주 약속날짜도 다가오고...(많이 힘드시죠? 토닥토닥)
    새로운 글도 없고..(많이 힘드시죠? 쓰담쓰담)

    아자아자 화이팅!
secret

 

희경 씨의 소설이었던 걸로 기억한다. 워낙 오래전 일이라 책 제목은 가물가물하지만 그 안에 실려 있던 단편들 가운데 한 편의 제목만큼은 확실하게 떠올릴 수 있다. <날씨와 생활>. 내가 왜 이 단편 제목을 기억하냐면, 책을 구입했을 때 <날씨와 생활>이라는 제목이 인쇄된 오디오북이 부록으로 따라왔기 때문이다. 오디오북 표지에 우산과 비 내리는 일러스트가 그려져 있었다.

 

허나 당시만 해도 오디오북이 생소했던 나는 그다지 흥미를 갖지 않았다. 들어볼 생각조차 하지 않았다. 책 읽기도 바쁜데 오디오북은 무슨. 그렇게 몇 달인가를 보내고 다시 마주한 건 차 안에서였다. 라디오에서 나오는 ‘어린’ 진행자들의 멘트를 감당하지 못하고 뒤적뒤적 대시보드 안을 뒤지다가 그 안에 처박혀 있던 오디오북을 발견했다. 그때 나는 자동차라는 공간이야말로 오디오북을 듣기에 이상적인 장소가 아닌가 하고 생각했다.

 

『안주』는 열일곱 살 소녀가 ‘흑백의 방’으로 찾아온 손님에게 이야기를 듣는 형식으로 구성된 연작 소설이다. 에도 시대, 간다 미시마초에 자리 잡은 주머니 가게 미시마야에 살며 가슴속에 상처를 간직한 채 자신만의 세계에 갇혀 지내는 소녀의 이름은 오치카. 미시마야 주인의 조카딸이다. 그녀는 열일곱이라는 꽃다운 나이에도 미시마야에 틀어박혀 하루하루를 견뎌가고 있다.

 

어느 날, 주인 이헤에가 급한 용무로 자리를 비운 사이에 이헤에와 바둑을 두고 싶다며 손님이 찾아온다. 오치카는 어쩔 수 없이 숙부를 대신하여, 숙부가 바둑을 두는 ‘흑백의 방’에서 손님을 맞이한다. 콤플렉스는 콤플렉스를 알아보는 법. 손님 역시 남에게는 말할 수 없는 아픈 과거를 간직한 사내였다. 손님은 그 자리에서 오치카에게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손님의 이야기를 들으며 오치카는 깨닫는다.

 

“세상에는 온갖 불행이 있다. 갖가지 종류의 죄와 벌이 있다. 각각의 속죄가 있다. 어둠을 껴안고 있는 사람은 나 혼자가 아니다”라고. 조카의 미묘한 변화를 눈치챈 이헤에는 오치카를 세상 밖으로 끌어내기 위해 특이한 일을 벌인다. ‘흑백의 방’에 이야깃거리를 가진 손님을 초대해 괴담 대회(백물어百物語)를 여는 것이다. 그 이야기를 듣는 사람은 바로 오치카, 상처를 간직한 소녀 한 사람이다.

 

여기서 ‘백물어(百物語)’란 말 그대로 ‘백 가지 이야기’이며 일본의 전통적인 괴담 대회를 이른다. 우리로 치면 밤에 여럿이 둘러앉아 차례차례 자신이 알고 있는 무서운 이야기를 늘어놓는 것과 비슷할까. 미야베 미유키는 시라이시 가요코라는 배우가 총 100가지의 괴담을 정해 하루에 두 편씩 무대에서 극을 섞어가며 낭독하는 1인극의 팬이라고 한다. 시라이시의 공연에 대해 미야베 미유키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에도 괴담은 쓰면 쓸수록 재미있어서 그만둘 수가 없습니다. 지금까지 거의 중독되어 있단 걸 자각하고 있어요. 그리고 제가 이 중독에 걸린 원인 중 하나는 시라이시 씨에게 있습니다. 자고이래 괴담은 사람이 사람에게 전해, 귀에서 귀로 이어져가는 것이었습니다. 그 전달 속도도 가능하면 빠른 게 좋습니다. 그건 아마, 옛날, 사회 기구나 의료, 복지가 미성숙했던 시기에는 모든 괴담이 어떤 형태로든 교훈(저 산에 가까이 가지마. 오래된 우물 근처에서 놀지 마, 쓸데없이 주워 먹지 마 등등)을 포함하고 있어, 그 교훈을 제때에 퍼뜨려야 할 필요가 있어서인 게 아닐까 생각합니다.

 

모든 이야기는 고유의 문화적 DNA를 가지고 있습니다. 괴담의 DNA는 “지금, 내가 말하는 것을 들어두렴. 나중에 후회하지 않게, 지금 여기서 듣고, 확실히 기억해두렴”이라는 코드가 반복해서 들어가 있지요. 활자 문화가 성숙해진 현대 사회 안에서, 기억한 걸 떠올린 듯이 실화 괴담-듣고 쓴 공포 체험담이 붐이 된 것도 그런 이유 때문일 겁니다. 부풀어진 새로운 정보가 매일 초단위로 오고가는 속에서, 사람에게서 사람으로, 귀에서 귀로 이야기되고 전해지며 계승되는 게 사실은 가장 신뢰할 수 있는 것이라는, 원점 회귀의 움직임이 일어나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렇습니다. 괴담에 가장 이상적인 것은, 말하는 사람과 듣는 사람이 마주 보고 실시간으로 이야기를 공유하는 형태입니다. 시라이시 씨의 ‘백물어’ 시리즈는 진실로 그런 이상의 형태를 실현하는 장입니다. 수백 명의 관객 앞에서, 무대에서 이야기하는 시라이시 씨는 단 한 사람입니다. 하지만 사실은 시라이시 씨의 뒤에 많은 이야기꾼들이 있습니다. 머나먼 옛 시대부터 타울타울 괴담을 전해온 사람들의 혼이 함께하고 있습니다. 그 안에는 제가 자료를 조사해, 에도 사전을 펼치고 열심히 자아내는 것만으로는 닿을 수 없었던 에도의 어둠, 에도의 괴를 이야기했던 사람들의 혼도 있었습니다.

 

제가 에도 괴담에 매료되어 홀린 듯이 글을 써온 이유를, 아실 수 있겠지요. 신출내기의 몸으로 이런 분에 넘치는 극적인 체험을 한 이상, 이제 도망칠 수 없습니다. 그런 이유로, 시라이시 씨에게는 책임을 지도록 하고 싶네요-저는 오늘도 ‘또 무대에서 읽어주면 좋겠다’고 생각하며 에도 괴담을 쓰고 있습니다.”  _미야베 미유키

 

 

 

 

 

무대에서 읽어주면 좋겠다고 생각하며 괴담을 쓰고 있다는 미야베 미유키의 이야기를 들었을 때, 나는 낭독 공연과 오디오북을 떠올렸다. “말하고”, “듣는” 행위를 통해 처음부터 끝까지 모든 이야기가 전개되는 『안주』는 낭독 공연과 오디오북이라는 컨셉(컨셉트라고 해야 하지만)에도 더할 나위 없이 잘 아울리는 텍스트가 아닐까.

 

나는 에이전트를 통해 『안주』 오디오북의 2차 저작권 계약을 타진해 보았다. 협상은 순조롭지 않았다. 일본 쪽에서는 한국 오디오북 시장에 대해 회의적이었던 듯했다. 지루한 줄다리기가 이어졌다. 나는 일본으로 날아가 저자인 미야베 미유키를 만나기로 했다. 그와 만난 자리에서, 『안주』가 오디오북을 만드는 데 알맞은 타이틀이라는 점, 오디오북의 계약과 제작에 따른 비용은 전부 독자 펀드로 충당할 거라는 점, 『안주』의 오디오북은 시라이시 씨의 1인극처럼 ‘낭독공연’을 병행하여 만들어질 거라는 점 등을 설명했다.

 

장황한 설명을 듣고 잠시 고심하던 저자는 마침내 판권을 내주었다. 이번에 제작한 오디오북은 미야베 미유키의 신작 『안주』에 실린 네 편의 연작소설 가운데 표제작인 ‘안주’를 2시간 분량에 맞게 편집했고, ‘새하늘 미디어’와 ‘극단 이진’에 의뢰하여 전문 연출자와 연극배우들을 녹음에 참여시켰다. 배우들은 9월 한 달간 진행된 『안주』 낭독공연을 준비하느라 이미 작품을 숙지한 상태였다.

 

우리는 이 작품 『안주』에 담긴 등장인물 간의 ‘대화’에 적극적으로 주목했고, 덕분에 ‘눈으로 읽는 것’과는 다른 ‘귀로 읽는 것’의 감각을 잘 살릴 수 있는 결과물을 얻을 수 있었다. 만든 이로서 이런 말은 어째 좀 뻔뻔하다는 느낌도 들지만, 이번 기회에 귀로 읽는다는 ‘흔치않은(오디오북 출시가 보편화된 외국과 달리)’ 경험을 해보시기를.

가을이니까(막 갖다 붙인다).

 

**

 

구입은,

그제 인터넷 서점에 등록요청을 했는데 현재까지는 알라딘만 등록된 상태다.

링크 걸어둔다.

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91931960

 

아마 곧 다른 서점들도 등록될 테지만

나는 지금 당장 다른 서점에서 구입하겠다 하시는 분들은

해당 서점에 연락하시면

친절하게 등록해 주리라 사료된다.

 

이상.

 

 

덧) 존 D. 맥도널드의 독자교정 날에는 교정을 마치고 전어를 좀 구워보았다. 왜. 가을이니까.

    

     그날 다들 교정보시느라, 게다가 노을공원 오르느라 고생하셨어요.  

     책은, 제작상의 문제가 생겨 11월 두번째 주에 출간 예정이니 좀 기다려 주십시오.

 

 

 

 

**

 

11월 16일부터 한겨레 문화센터(신촌)에서 출판 창업 강의합니다.

http://www.hanter21.co.kr/jsp/huser2/educulture/educulture_view.jsp?&category=academyGate1&tolclass=0000&subj=F90556&gryear=2012&subjseq=0004&booking=

 

 

 

 


WRITTEN BY
_호야
재미가 없으면 의미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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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졸다가.. 들어왔는데 눈이 번쩍!
    바베큐 사진에 스르릅 훌쩍.

    드뎌 안주 정식 cd나왔네요~! 질르러 가장
  2. 무슨 냄샌가 해서 들어와봤더니 가을 전어 냄새!
    집나갔다 돌아왔어요. 냠냠. 맛있어라. 감사합니다.
  3. 카메라이언 2012.10.26 16:58 신고
    으앗으앗! 독자교정 즐거우셨군요. 'ㅁ'/~ 우와 안주 오디우복도 정식으로 떴고 와와 기쁘다!! 저도 담주 화욜에 두 개 다 마감 끝내면 포스팅해야겠어요!! (제 책도 11월 둘째 주 나온다는 소문이...ㅠㅡㅠ... 현재 작가교정을 두 개를 동시에 한다는 소문이...ㅠㅡㅠ)
  4. 이미 집에 '안주' 오디오북 두 개가 있어요! 정식 출간 축하드립니다.
    태그 읽고 웃었어요. ^^
  5. 미야베 미유키를 만난 크리에이티브한 마포 김 사장님을 생각하면서, 흐믓해졌어요. 크리에이티브한 마포 김 사장님의 조근조근한 설명을 듣고 보니 『안주』는 정말 오디오북으로 참 어울리는 작품인 듯하네요. 그러고 보면 어릴 때, 이야기 테이프를 늘어나도록 들었던 것 같아요. 오디오북을 보면 옛 생각도 나고 좋네요. 가끔 활자가 지겨울 때가 있는데, 그때 오디오북이 좋은 역할을 하는 것도 같고요. 그리고 투명한 케이스에 담긴 오디오북을 보니, 또 지름신... 아흑! 그래도 이게 좋은 반응이 나와야 일본 측에 큰소리 떵떵 칠 수 있겠죠. 그리고 전어를 다섯 마리나 구우셨군요. 여섯 마리가 아니라서, 집 나간 독자가 돌아오지 않은 걸까요. 훗!
    • 맞아요. 저도 어릴 때 저희 엄마가 사다준
      구연동화 테이프를 정말이지 늘어질 때까지
      듣다가 자는 게 습관이었는데.
      헨델과 그레텔 같은 거.
      본격적으로 종이책을 읽기 시작한 중학교 때부터
      안 들었을 거예요.
      흐음. 그런 추억. 다들 한 자락씩 있을 텐데.
      이걸로 이벤트 한 번 해볼까 생각중.
  6. 오디오북은 아니지만 예전에 라디오문학관을 재밌게 들었던 기억이 있습니다.
    한국소설을 주로 드라마화해서 했었는데 한승원 작가님께서 극본을 쓰셨는데 어쩜 재밌던지...
    특히 김성동 원작 <만다라>는 감동 그 자체입니다.
    신경숙 <풍금이 있던 자리>도 좋았고요.

    안주 2차 저작권 계약은 정말 대단하신 거 같아요.
    일본은 저런거 엄청 민감하던데...

    예전에 전 여자친구가 <꽃보다 남자> 만화를 좋아했었는데
    그거 그린 원작 만화가가 일본에서 왔다고 해서 여자친구랑 삼성 코엑스에 같이 갔었는데 사진도 못 찍게 하더군요.

    일본은 초상권이나 그런거 엄청 민감하다고 해서..
    역시 우리나라 좋은 나라
    • 가끔 "격동 50년" "제5공화국" 이런 거
      라디오에서 나오면 엄청 재밌게 듣기도 하고 말이죠.

      표지부터 제목, 저자 사진 사용 문제
      등등 저작권 관련 모든 사항에 대해
      일본어권 작품이 영미권 작품에 비해
      엄청 까다롭긴 해요.

      우리 나라 출판사들 중에는 이런 문제에 대해
      굴욕적이라고 기분 나빠하는 것 같기도 한데
      저는, 짧게 말하면 오해가 생길지도 몰라 조심스럽지만
      자신의 작품을 해외에 내보낼 때도 '관리'한다는 차원에서
      당연한 수순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이 문제는 언제 시간 날 때 뭘 좀 써보려고요.
  7. 심플함 추구 2012.10.27 07:50 신고
    오홋 전 1월 강의하실 때 꼭 들어야겠어요.
  8. 나왔다네, 나왔다네, 미미가 나왔다네.
    텍스트가 아니무니다, 목소리이무니다.
  9. 비밀댓글입니다
    • 저희도 점심시간마다 티비를 보는데
      (주로 무한도전)
      점점 불륨이 커지고 있습니다.
      옆집의 관점에서 볼 때
      백수가 뒹굴거리고 있는 모양새.
  10. 드디어 나왔군요, 안주 오디오북!
    더블 씨디의 위엄까지 갖췄네요 ㅎㅎ
    이 소식을 접하고 보니 어렸을 때 동화 테이프를 듣고 또 듣다 결국엔 근처에 사는 사촌들과 역할 나눠서 동화를 직접 읽고 녹음했던 기억이 나요.
    • 아무래도,
      어릴 적 동화 테이프 듣던 추억 한자락 꺼내보기
      이벤트라도 해야 할 듯.
      일단 저도 거기에 관한 추억이 좀 있고 말이죠.
  11. 앗! 사야겠네요.ㅎㅎ
  12. 지난주에 교보문고에 예비 등록(?)된 것을 보고는 메일알림 신청을 걸어놓았습니다. 이제 메일 도착하면 바로 달려가 결제해야지요.+ㅠ+
    • 오늘 물류센터로 들어갔으니까
      내일쯤에는 알림 문자가 오지 않을까 싶습니다.
      신속하게 달려가서 결재해 주십시오 ㅎ.
  13. 사진 보니 다시 군침이 도네요.
    그날의 한강변 바베큐, 전어, 고구마 그리고 노을공원 산책까지 참 좋았습니다.
    뜻밖에 구경한 불꽃놀이와 캠핑장도.
    덕분에 달리 바람쐬지 않고도 가을, 잘 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존 D. 맥도널드의 트레비 맥기는 그날 이후로 종종 머릿속에 생각나는 중.
    후속 작품 빨리 진행 안해주시면 안되는 실력으로 원서라도 읽을 기세.
    호기심 이는 캐릭터에요.
    대박 기원입니다!
    • 그렇잖아도 오늘 본사에서
      후속작에 대한 논의가 있었습니다.
      보안상 말씀드릴 수는 없지만
      원서를 읽는 수고로움을 피할 수 있도록
      신경 쓰도록 할게요.
      그나저나 우리는 '트친'이었더군요.
      반가워서, 헤.
secret

 

난번 <Le Zirasi> 3호에 실었던 글 가운데 지면의 부족으로 누락시켰던 기사를, 오늘자 보도까지 소급하여 전재한다. 우리 작가든 남의 작가든 뜨면 계약하자는 욕심, 얼마를 주든 비싸게 계약해도 팔면 된다는 맹신. 어떠한 수단을 동원하든 베스트셀러 목록에만 올려놓으면 알아서 팔린다는 오만. 이러한 작동원리에 따라 사재기는 가장 먼저, 그리고 가장 최후까지 진행된다. 사재기를 주도하는 출판인들의 이러한 마음가짐은 15년 전이나 오늘이나 똑같아 보인다. 다만 15년 전에는 "일부 출판사의 사재기에 의해 조작된 것임이 밝혀져 독자들을 아연실색케" 한 데 반해, 지금은 다수 출판사가 참여하고 누구 하나 아연실색하지 않는다는 것이 다르다면 다른 점.  

 

 

1997년 12월 : 《도서신문》에 “출판계, 베스트셀러 조작” 고발 기사, 종합 베스트셀러 도서 상당수가 사재기로 판명

 

올해 출판계에서는 그동안 고질적인 병폐로 지적되어온 모방 출판이 어느 해보다 극성을 부렸다. 지난 3월 프랑스 작가 크리스티앙 자크의 소설 『람세스』가 나와 베스트셀러가 되자 이제까지 전혀 알려지지 않았던 자크의 다른 작품들이 잇따라 쏟아져 나왔고 『마음을 열어주는 101가지 이야기』의 성공은 이후 비슷한 제목이 붙은 책 수십 종을 탄생시켰다. 한때 대형 서점들의 베스트셀러 종합순위는 ‘~가지’라는 제목이 붙은 책들로만 채워졌던 적도 있을 정도다. 한편 이 같은 베스트셀러 순위도 사실은 일부 출판사의 사재기에 의해 조작된 것임이 최근 《도서신문》에 의해 밝혀져 독자들을 아연실색케 했다. 일부 출판사는 베스트셀러를 만들어내기 위해 전문 아르바이트생을 고용, 하루에 30부, 60부씩 대형 서점에서 자사 책을 사들이고 있다는 것이다. 문제의 출판사 책은 다른 서점에서는 베스트셀러 순위에 오르지 못하면서 사재기를 한 서점에서는 베스트셀러 상위권에 올라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1997년 12월 11일 연합뉴스

 

 

2001년 6월 : 한국출판인회의에서 사재기 혐의 출판사 적발, 언론 공개 조치

 

지난 7월말 도서출판 생각의 나무가 자사 책 사재기를 통해 베스트셀러를 조작한 것으로 적발, 한국출판인회의 회원사에서 제명된 이후에도 사재기가 끊이지 않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한국출판인회의는 지난 4일 2001년도 제3차 이사회를 개최, “해당 출판사가 사재기한 『상도』(여백), 『눈물꽃』(은행나무), 『느리게 산다는 것의 의미』(동문선), 『사슴벌레 여자』(이룸), 『칭기스칸』(새천년)을 베스트셀러 순위에서 삭제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명단이 공개된 5개 출판사들은 지난 7월 31일 생각의 나무가 『열한 번째 사과나무』와 『아침인사』를 사재기한 혐의로 회원사에서 제명된 이후에도 시내 유명 서점에서 주기적으로 자사 책을 매입, 출판계를 교란시켜 왔다고 출판인회의 측은 설명했다. /2001년 9월 4일 연합뉴스

 

 

2005년 10~11월 : 한국출판인회의가 사재기 의혹 도서 5종 적발, 대형 서점에 베스트셀러 목록 삭제 요청

 

출판사가 자사 책을 집중 구매해 베스트셀러 순위를 올리는 ‘사재기’를 둘러싸고 단행본 출판사 단체인 한국출판인회의와 교보문고가 갈등을 빚고 있다. 갈등의 전말은 이렇다. 사재기를 통한 베스트셀러 조작 의혹이 증폭되자 한국출판인회의는 자체 조사를 벌여 사재기 혐의가 짙은 책 5종을 적발했다. 이어 출판인회의는 2005년 12월 27일 교보, 영풍, 서울, 리브로, 예스24, 알라딘, 인터파크 등 7개 대형 온ㆍ오프라인 서점 관계자들과 연석회의를 하고 혐의가 짙은 책을 베스트셀러 순위에서 1년간 삭제할 것을 요청했다. 이후 7개 대형 서점은 『쏘주 한 잔 합시다』(큰나) 『세계명화비밀』(생각의나무) 『위트상식사전』(보누스) 『사랑한다 더 사랑한다』(밝은세상) 『오 메시아 NO』(아루이프로덕션) 5종의 책을 베스트셀러에서 제외했다. 그러나 교보문고가 1월 20일부터 이들 책을 다시 베스트셀러 순위에 올리자 출판인회의가 반발하고 나선 것. 한국출판인회의는 이와 관련해 24일 기자회견을 열고 “교보의 이러한 태도가 사재기를 온존ㆍ유지시키는 행위가 될 수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며 “고질병인 사재기를 뿌리 뽑기 위해 문화관광부 산하 출판유통심의위원회에 사재기 전면조사를 요청한다”고 밝혔다. 반면 교보문고 남성호 홍보팀장은 “교보문고 자체 내에 구두 경고, 진열 철수, 거래 중지 등 사재기 대책 지침이 있는데 다른 기관에서 간섭하는 것은 사리에 맞지 않다”고 말하면서 “교보문고가 사재기를 동조 및 방조하고 있다는 주장은 용납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 같은 갈등을 단순한 사재기 문제 이상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대형 서점에 대한 출판사들의 집단행동이 흔치 않은 일이기 때문이다. 일부에서는 공급원가 등을 놓고 서로 대립해 온 대형 서점과 출판사 간 갈등이 사재기를 계기로 표면으로 터져 나온 것이 아니냐는 우려를 하고 있다. /2006년 1월 14일 매일경제

 

 

2007년 1월 : 인력 아웃소싱업체 아르바이트생을 고용한 사재기 적발, 해당 서점에 베스트셀러 목록 삭제 요청

 

한국출판인회의는 최근 아르바이트생을 고용해 책을 사재기하는 현장을 적발하고 해당 책을 자체 집계 베스트셀러 목록에서 제외했다. 출판인회의는 “지난 1월 31일 낮 교보문고 광화문 본점에서 모 인력파견업체에서 고용한 아르바이트생이 마젤란 출판사의 『밀리언달러 티켓』을 사재기하는 현장을 적발했다”고 8일 밝혔다. 유재건 출판인회의 유통대책위원장은 “인력파견업체가 온라인 사이트를 이용해 ‘도서 구매’라는 명분으로 아르바이트생을 모집한 다음, 이들을 서점에 내보내 사재기를 대행시켰다”며 “현장에서 적발된 아르바이트생을 면담하고 인력파견업체에 직접 확인한 결과 사실로 드러났다”고 설명했다. 한편 마젤란출판사측은 “뭐라고 답변을 할 만한 위치에 있는 사람이 연락이 안 된다”며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2007년 2월 8일 매일경제

 

 

2009년 2~4월 : 출판문화산업진흥법이 시행된 이래 처음으로 문화체육관광부가 사재기 행위가 확인된 출판사 밝은세상과 위즈앤비즈에 대해 300만원과 150만원의 과태료 부과

 

주요 대형 서점의 베스트셀러 순위에 올라 있는 프랑스 작가 기욤 뮈소의 소설 『사랑을 찾아 돌아오다』가 사재기 행위로 적발됐다. 문화관광부 산하 출판물불법유통신고센터(신고센터)는 밝은세상 출판사가 지난해 10월 이 책을 낸 뒤 사재기 행위를 한 사실을 확인했다고 19일 밝혔다. 김형성 신고센터 운영위원장은 “사재기 행위 의심이 가는 책들 가운데 『사랑을 찾아 돌아오다』의 출판사에서 베스트셀러 순위를 조작하려고 회사의 단체 구매를 빙자해 사재기를 한 혐의가 밝혀졌으며, 출판사 쪽도 이를 시인했다”고 말했다. 밝은세상 출판사는 지난 2005년 말 한국출판인회의에서 실시한 사재기 조사에서도 지목된 바 있다. 이에 따라 신고센터는 각 서점의 베스트셀러 순위에서 『사랑을 찾아 돌아오다』을 제외하고 출판사에 과태료 300만원을 물릴 예정이다. /2009년 2월 19일 한겨레

 

도서정가제 위반과 사재기 행위를 감시하는 출판계 단체인 ‘출판물불법유통신고센터 운영위원회’는 위즈앤비즈 출판사가 책 『뿌리 깊은 희망』을 사재기한 혐의를 적발했다고 7일 밝혔다. 운영위에 따르면 『뿌리 깊은 희망』은 인터넷서점 한 곳에서 9개의 ID로 1천740여부 주문됐으며, 또 다른 인터넷 서점에서는 판매된 2천200여 부 중 2천여 부가 한 사람의 ID로 구매돼 여러 곳으로 배송됐다. 운영위는 또 해당 출판사의 주소로도 20~30부씩 여러 차례 배송이 이뤄진 사실도 확인했다고 밝혔다. 운영위는 보도자료를 통해 “『뿌리 깊은 희망』이 3월 넷째 주 특정 인터넷 서점 2곳에서 베스트셀러 종합 2위와 3위에 갑자기 올랐으며 익명의 제보자로부터도 사재기로 의심된다는 신고가 있었다”고 밝히고 “신고센터 자체분석에서도 사재기 의심 도서로 판명돼 서점 데이터를 확인한 결과 분명한 인터넷 사재기 행위 및 베스트셀러 순위 왜곡으로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2009년 4월 7일 연합뉴스

 

 

2011년 9월 : 『바보 빅터』, 사재기 혐의

 

출판물불법유통신고센터 운영위원회는 한경BP 출판사가 자사가 낸 책 『바보 빅터』에 대해 사재기한 혐의를 적발했다고 6일 밝혔다. 운영위원회는 “베스트셀러 모니터 과정에서 『바보 빅터』에 대한 반복 구매 등 인터넷 사재기 행위와 베스트셀러 순위 왜곡의 혐의가 있음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운영위원회는 출판사에 대해 문화체육관광부에 법적 조치를 의뢰하는 한편 각 서점에 베스트셀러 순위에서 즉시 제외시킬 것을 요청했다. 『바보 빅터』는 베스트셀러 『마시멜로 이야기』의 저자인 호아킴 데 포사다와 레이먼드 조가 쓴 에세이로, 지난 2월 출간 이후 줄곧 종합 베스트셀러 순위 상위권을 지켰다. /2011년 9월 6일 연합뉴스

 

 

2011년 10월 : 정몽준 의원 자서전 사재기 적발

 

현대중공업그룹과 아산사회복지재단이 임직원을 동원해 정몽준 한나라당 의원의 자서전을 사재기하고 있는 것으로 2일 드러났다. 정 의원은 현재 현대중공업의 대주주이며 아산사회복지재단의 이사장이다. 《한겨레》가 그룹 계열사와 재단 관계자 등을 취재한 결과, 9월 초 출간된 정 의원의 자서전 『나의 도전 나의 열정』(김영사)의 판매 실적을 올리기 위해 그룹과 재단 쪽이 임직원에게 문화상품권을 대량으로 나눠줘 책을 사오게 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현대중공업그룹의 한 관계자는 “회사에서 수천 명의 직원에게 회삿돈으로 산 문화상품권을 주고 정 의원 책을 교보문고에 가서 사오라고 지시했다. (사재기 의심을 받지 않도록) 책을 나눠 사도록 요령을 알려주고, 산 책을 도로 영수증과 함께 회사에 반납하게 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지난 17일 영등포 교보문고에서 열린 정 의원의 저자 사인회에도 현대중공업그룹사 직원들이 동원됐다”고 덧붙였다. 서점에서 책을 사재기하는 현장도 포착됐다. 2일 교보문고 광화문점에서는 한 남성이 한번에 정 의원의 책 10권을 사갔다. 이 남성은 아내를 시켜 5권을 문화상품권으로 계산한 뒤, 다시 반대편 계산대에서 5권을 문화상품권으로 샀다. 그는 한 사람이 책을 한꺼번에 여러 권 사면 베스트셀러 집계에 한 권만 반영된다는 출판, 서점계 협약을 피하기 위해 영수증을 한 권당 한 장씩 따로 받아 갔다. 《한겨레》 기자가 뒤따라가 신분을 묻자, 그는 서울아산병원(아산재단 산하) 직원이라고 밝혔다. 그는 “(회사에서 책을 사오라 시켰는지에 대해) 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겠다”면서도 “다른 분들한테도 물어봤나? 이제 사러 오는 사람 별로 없을 텐데”라고 말했다. 교보문고 광화문점의 한 계산원은 “정 의원의 책만 유독 문화상품권으로 사가는 고객이 많다. 한 번에 열댓 권씩 사가는 경우도 꽤 된다”고 말했다. 실제 사재기가 효과를 발휘했는지, 정 의원의 책은 9월 첫 주에 출간되자마자 교보문고에서 판매량 3위를 기록했고, 넷째 주엔 2위로 올라섰다. 반면 사재기를 하지 않은 온라인서점에서 정 의원 책의 판매순위는 저조했다. 최대 인터넷서점인 예스24에서 이 책은 9월 둘째 주 171위, 셋째 주 50위, 넷째 주 64위로 하위권에 머물렀다. /2011년 10월 2일 한겨레

 

 

2012년 10월 : 소설가 겸 수필가 남인숙씨의 『어쨌거나 남자는 필요하다』, 과태료 부과

 

사재기 의혹에 휩싸였던 소설가 겸 수필가 남인숙(38)씨의 『어쨌거나 남자는 필요하다』가 과태료 300만원을 부과받았다. 11일 출판물불법유통신고센터 운영위원회에 따르면, 문화체육관광부는 『어쨌거나 남자는 필요하다』의 사재기 행위에 대해 출판사 '자음과 모음'에 과태료 300만원을 매겼다. 간행물의 판매량을 올릴 목적으로 이 간행물을 부당하게 구입하게 하는 행위를 금하는 출판문화산업진흥법 제23조 제1항1호, 제28조 제1항6호에 근거했다. 앞서 센터는 지난 3월 베스트셀러 모니터링 과정에서 다수 회원의 '어쨌거나 남자는 필요하다' 대량·반복구매 등 인터넷 사재기 행위를 발견, 문화부에 법적 조치를 의뢰하는 신고를 한 바 있다. /2012년 10월 11일 뉴시스

 

 


 


WRITTEN BY
_호야
재미가 없으면 의미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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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안주>가 잘 팔리는 맘 굴뚝 같지만, 안 팔려도 저는 제가 낸 북펀드 북스피어 출판사에 기부 하렵니다~ 홧팅입니다. 그동안 공짜로 받은 책만 해도 어딘데요. 흐~
    • 아이고, 기부라니 당치도 않고요.
      그리 말씀해 주신 것만으로도 충분히(*100) 감사해요.
      좀 더 힘을 내서 남은 기간 열심히 팔도록 하겠사와요, 아싸-.
  2. 책은 많이 팔렸겠지만 사장님한테 실망했겠죠. 멋진 사장님. 많이 배웁니다. 이제 열한 번씩만 하세효.
  3. 출판수업 들었을 때 사재기 의혹사례(?)를 들었는데요. 그걸 듣고나니 저 같이 좀 이상하게 고집있는 인간은 왠지 그 책은 읽고싶지 않더라구요. 심지어 엄마가 먼저 읽어보시고는 좋은 책이니 꼭 읽어보라고 쥐어주셨는데 받아만 와서 구석에 쳐박아놨어요.

    피니스아프리카에 사장님 말씀 격하게 공감합니다. 이제 열 번씩만 하세효.
  4. 오늘 과장한테 청장님 휴대폰 바꾼거 보고하는데
    청장님꺼 휴대폰 어저께 바꿔드렸습니다 라고 했더니
    과장이 어저께는 어제와 그제를 같이 말하는 건데 언제 바꾼거냐고 하더군요. 제가 어제라고 했더니,
    어제를 말하려면 어제라고 해야 한다고 우기더군요.
    저는 분명히 어저께는 오늘 바로 전날인 어제만 말하는 걸로 알고 있었거든요.
    과장이 빡빡 우기는데 총경이라 계속 싸우기도 그렇고 해서 그냥 알았다고 하고 나왔는데
    너무 억울하네요.
    • '어제'와 '어저께'를 구별해서 쓰는 사람이 있군요. 신기.
      군대나 경찰에서는 '작일'이라는 말을 쓰지 않나요?
      어제=어저께=작일, 은 전부 같은 말.
      (순간적으로 여기가 '경찰서 옆 대나무숲'으로 변한 느낌.)
  5. 두둥~ 돌아온 탕아입니다 ㅎㅎㅎ (아무도 모르시겠지만;;)
    근 2년간 "종이책 못 읽겠어" 병이 점점 깊어지기만해서..;;; 북스피어에 대한 애정은 결코 식지 않았으나, 종이책에 대한 애정이 식어 북스피어 블로그를 멀리했더랍니다 ㅠ 이유는 저의 겁내 깊은 지병 "이건 사야해"역시 건재했기 때문에.. 뽐뿌방지차원에서 어쩔 수 없었어요 ㅠ
    그런데 지난달 말에 이북 사기전에 분위기좀 볼까 싶어 서점에 가게 됐는데 그날따라 하이 텐션인거여요..;;;;;;; 2년여전에 사둔, 안 읽고 있던 미미여사님 책이 아직 두세권 남아 있음에도 '북스피어 살리릿다!'라는 뻘맘으로 ㅎㅎ 안주를 잡아왔답니다 +_+
    온라인서 할인받고 사면 뿌듯한데 정가 주고 사면 좀 속이 쓰린 현상은 여전하지만. 행사중이라고 교보에서 천원짜리 상품권도 주었어요~ ㅎㅎㅎㅎ
    괜히 뿌듯하더라는건 자랑, 그런데 그 다음날부터 온라인서 사면 안주 cd준다는 소식에 절망한건 안자랑 ㅠㅠ
    아무튼 저는 정말 북스피어를 잊지 않고 있던 일인이여요!! 북펀드하는지 미리 알았드라면 더 좋았을텐데 말입니다 ^^;;
    저의 "종이책 못 읽겠어" 병이 빨리 낫길 기도해주세욤.. ㅠ 사실 안주는 책상위에 표지도 펼쳐보지 않은채로 방치중입니다 ㅠ 킁 아니면 이북 발간이라도 부탁드립니다 ㅠ 젭알... ㅠㅠ
    • 아직 안 펼쳐보셔서 방치되어 있는 것이 아닐까 조심스럽게 추측해봅니다 .10분만 읽어보세요..그날 다 읽게 되실거에요!
    • 아아 상당히 오랜만 ㅎㅎ.
      '종이책 못 읽겠어' 병의 경우
      사실 답이 없습니다.
      제가 알기로 딱 하나 있는데
      책 한 권 들고 어디 갇혀서 일주일가량 보내는 거지요.
      가령 절 같은 데.
      저작권 문제로 전자책 발간은 시간이 걸릴 것 같고요,
      그렇더라도 '종이책 못 읽겠어' 병은 해결하시지요.
      일단 어디 좀 갇히세요.
    • 전... 전자책을 못 읽겠던데요... 신기신기
    • ㅎㅎㅎ 맞아요~ 일단 펼치면 정신없이 읽을 자신이 있는데 말입니다. 몸 여기저기가 부실해져서 책을(그것도 두꺼운 책은 더더욱 ㅠ) 붙들고 장시간 있지 못한다는게 함정입니다^^;; 전자책이 은근히 편해요~ 물론 다시 볼 때 원하는 페이지를 한번에 펼치지 못한다는 단점이 있긴하지만요 ㅠ
      그리고.. 감금처방은 ㅠ 병을 빨리 고치라는 기도로 생각할거에욧! ㅎㅎㅎㅎㅎ
    • 병을 고치는 데 '안주'를 이용해 주십시오.
      제가 미리 (마음속으로) 얘기해 두었으니
      미미 여사의 가호가 있을 겁니다.
  6. 사재기라도 했으면 어땠을까 머릿속으로 생각하는 거랑
    진짜 사재기에 나서는, 그것도 계획적으로 나서는 건 전혀 다르다고 소리 높여 외칩니다~!
    생각만으로는 하루에 열두 번도 더 범죄를 저지르는 게 사람이잖아요(설마 저만 그렇습니까;;;).
    북스피어가 사재기하는 출판사였으면 제 사랑(!)은 벌써 한참 전에 스러졌을 거예요.

    그나저나 안주 꽤 선물했는데 아직 갈 길이 머네요.
    주위에 남은 건 일본소설 멀리하는 사람들뿐인데 어쩌나...
    • 서점 관계자들 외에는 아무도 모르게
      제 동료들도 모르게 사재기할 자신이 있지만,
      하지 않습니다. 치사하잖아요.
      갈 길은 멀고, 시간은 없고, 흐음...
      뭐 좀 좋은 아이디어 없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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