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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베를린 누아르-3월의 제비꽃 (16) 2017.05.17




파일로 밴스와 엘러리 퀸이 영국을 무대로 활약하던 시기, 제1차 세계대전을 기점으로 미국에서는 루 아처, 샘 스페이드를 필두로 한 하드보일드 탐정들이 등장하기 시작했습니다. 음, 굳이 분류하자면 영국의 탐정들이 젠체하고 전지전능한 신사적 이미지였던 데 반해, 미국의 탐정들은 본능에 따라 행동하는 막무가내적 이미지가 강했죠. 법보다 주먹이 더 가까웠던 그들은 부패한 권력에 맞서 담배 파이프 대신 권총을 들고 수수께끼를 쫓았습니다. 한마디로 터프했어요. 그리고 그 정점에 필립 말로가 있습니다.


그는 스스로를 이렇게 설명합니다. “오랫동안 사립탐정을 하고 있습니다. 독신의 중년으로 돈은 없습니다. 좋아하는 것은 돈과 여자, 체스 정도입니다. 이 바닥이 그렇듯 길바닥에서 죽는다 해도 슬퍼해 줄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여자 앞에서 재치 있는 말을 할 줄 알았지만 호색한은 아니었고 위선을 혐오하고 비열함을 경멸했으며 외롭긴 하지만 고고한 삶을 살아낸 사나이. 필립 말로의 창조자 레이먼드 챈들러는 말합니다. “남자라면 이 비열한 거리를 통과해 걸어가야 한다. 그 자신은 비열하지도 않고 물들지도 않고 두려워하지도 않으면서.”


여기까지는 대충 아시죠. 레이먼드 챈들러=필립 말로는 코난 도일=셜록 홈즈와 겨뤄도 좋은 승부가 될 만큼 후대의 작가와 작품 들에 영향을 주었습니다. 『베를린 누아르』가 대표적이라고 할 수 있죠. 이 소설은 ‘베를린에 필립 말로가 있었다면 대관절 어떤 활약을 펼쳤을까’라는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쓴 필립 커의 데뷔작입니다. 챈들러 특유의 활달함과 유머를 고스란히 따랐지만 철저한 역사연구와 디테일한 묘사로 “전쟁의 불길한 예감에 휩싸인 1936년의 베를린을 가장 완벽하게 재현한 소설”이라는 평과 함께 프랑스 미스터리 비평가 상과 프랑스 모험소설 대상을 받기도 했지요.


‘베를린 누아르’ 3부작 중 첫 번째 이야기의 제목인 ‘3월의 제비꽃’은 히틀러가 독재자의 자리에 오르자 앞 다투어 나치당에 입당한 기회주의자들을 뜻하는 말로, 이 작품의 배경이 되는 1936년의 어수선한 독일 사회 분위기를 암시합니다. 배경은 역사상 범죄가 가장 노골적으로 자행된 1930년대의 베를린. 베른하르트 귄터는 사라진 사람을 찾는 일을 전문으로 하는 경찰 출신 사립탐정입니다. 그런 그에게 철강 재벌 직스는 자신의 딸을 살해하고 보석을 훔쳐간 범인을 찾아, 경찰보다 먼저 보석을 되찾아 달라고 의뢰하며 이야기는 시작됩니다. 이후의 이야기는 여러 형제자매님들의 즐거움을 위해 남겨두는 걸로.


어쨌거나 이제 신데렐라 무도회가 끝났으니 슬슬 까주세요.


마포 김 사장 드림.


덧) 

아울러 공지 사항 하나만.


이미 서점에 입고된 북스피어X가 소진될 때까지는 온오프라인 서점에서 『베를린 누아르』를 구매하신 형제자매님들께도 북스피어X』, 즉 포장된 형태로 책이 배송될 겁니다. 굳이 포장지를 벗길 필요는 없을 듯해서 말이죠. 얼마 남지 않았는데 대략 이달 말 정도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모쪼록 오해 없으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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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네모 2017.05.17 00:02 신고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기다렸습니다. ^^

    http://blog.naver.com/dergolem

  2. Sira 2017.05.17 00:18 신고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방금 깠습니다. 조심조심 포장지도 재활용하리라는 마음으로^^
    아는 작가는 로맹가리 뿐이고, 북스피어책이 제일 이뻐보입니다.
    마법의 시간은 이제 끝났고 집에 가야할 시간..이 아니고 이제 책을 읽을 시간이네요.

    • 마포 김사장 2017.05.18 19:22 신고  address  modify / delete

      네. 제가 보기에도 북스피어 표지가 제일 예뻐...
      (제 눈에 안경)
      후다닥 읽어 주시고 리뷰도 좀 남겨주시면
      그동안 저는 열심히 베를린 누아르의
      다음 권을 준비하고 있겠습니다.

  3. 콰지모도 2017.05.17 00:33 신고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한 7~8년 전이었을까요. 북스피어를 눈팅하던 저는 낯익지만, 블러 처리된 책 한권을 봤습니다. 아마도 책이 잘되길 바라는 기원제 같은 포스팅이었을텐데, 북스피어에서 이 책이 나오겠구나~ 하고 생각했었죠. 아마 리플도 달았던 것 같습니다.

    그러고는 일년 쯤 지나도 아무런 소식이 없기에 기대를 접었고... 폴라북스에서도 나온다고 예고만 하고 1년 쯤 지나도 아무 소식이 없어 기대를 접었었죠.

    그런데 드디어 나와줬군요. 알라딘에 '추정컨데 필립 커의 베를린 느와르 3부작인듯'이라고 리플을 제일 먼저 달았던 것도 접니다...ㅋㅋ

    • 마포 김사장 2017.05.18 19:23 신고  address  modify / delete

      그렇군요.
      베를린 누아르는 저도 오래 생각하고 오래 고민했습니다.
      뭐 제 마음에는 쏙 들었으니까요^^.
      일단은 올해 안에 3부작을 다 내는 게 목표입니다.
      잘 부탁드려요...

  4. song 2017.05.17 10:29 신고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와우!! 드디어 개봉박두 이제 베를린 누와르의 나머지 두 작품도 나와줬으면...

  5. 언제적 .. 스컬리 2017.05.17 21:57 신고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뭐에요... 자정에 밝힌다고 해서리 이제 2시긴 남았다고 글 남기러 왔더니 벌써 까셨네

    김새라~~~


    이제 도서관에 신청해야 겠당

    • 마포 김사장 2017.05.18 19:25 신고  address  modify / delete

      아닌데요^^.
      12시 땡 칠 때 올렸는데...
      저 위에 올린 시간을 확인해 주십시오.
      5,17 00:00
      뭐 그건 그렇고 도서관 신청 쪽도 잘 부탁드려요.

    • 언제적...스컬리 2017.05.19 13:16 신고  address  modify / delete

      아.....
      이상하다.....
      난 16일에 글올렸는 줄 알았는데..
      착각했나봐요.ㅎㅎ

  6. 언제적 .. 스컬리 2017.05.17 21:58 신고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근데 책 이뻐요

  7. 언제적..스컬리 2017.05.19 13:21 신고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도서관 신청 완료~!

  8. 철학적탕수육 2017.05.19 13:35 신고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감사합니다 김사장님.
    3월의 제비꽃 그리고 이후에 나올 베를린 누아르 3부작이 제발 대박을 쳐서
    뉴턴을 탐정으로 등장시킨《어둠의 물체. 아이작 뉴턴 경의 사생활Dark Matter. The Private Life of Isaac Newton) ..까지도 나올 수 있길 바랍니다.. 꼭 읽고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