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는 분들은 아실 텐데 맨 처음 스기무라 사부로가 등장한 건 2003년, 벌써 14년 전이지요. 이쯤에서 슬슬 시리즈 전체를 훑어보는 것도 괜찮을 듯싶어요. 이을용 선수가 축구경기 도중 중국선수의 뒤통수를 손바닥으로 때려 퇴장당했던 그해에 작가 미야베 미유키는 짧은 머리말을 통해 “행복한 인생을 보내고 있는 탐정이란 존재는 미스터리 세계에서 매우 드문 것 같다는 생각”을 항상 해왔다며, 『누군가』의 주인공으로 “평범하고 이렇다 할 장점도 없지만 일상생활은 안정되어 있어 안락하고 행복한 사람”을 캐스팅했다고 밝혔습니다. 그 결과 다음과 같은 캐릭터가 태어납니다. 재벌가의 딸과 결혼한 서른다섯 살의 아저씨. 결혼을 하는 조건으로 들어간 장인의 회사 이마다 콘체른에서 사내보를 만드는 편집자, 스기무라 사부로. 소심하고 겁이 많은 남자입니다.


이런 그에게 오너이자 장인으로부터 특명이 떨어집니다. 어느 날 이마다 콘체른 회장의 개인 운전수가 폭주하는 자전거에 치여 죽음을 당합니다. 확실한 목격자도 뚜렷한 단서도 없습니다. 게다가 경찰 쪽은 단순 사건으로 처리할 기색. 죽은 이의 두 딸들은 진실을 밝히기 위해 아버지의 일생을 책으로 만들겠다고 결심합니다. 특이한 종류의 책이니까 언론 같은 데서 이슈가 되면 범인을 찾는 데 도움이 될지도 모르겠다, 그 책의 책임 편집을 맡으라는 것이 바로 주인공에게 떨어진 특명입니다. 완전히 다른 성격의 두 딸과 함께 그 아버지의 삶을 거슬러 올라가던 스기무라는 두 딸과 아버지 사이에 얽힌 비밀을 조금씩 알게 됩니다. 그 과정에서 “지극히 평범한 사람이 믿을 수 없는 악의를 품을 수 있다는 사실”을 눈앞에서 목격합니다.


그로부터 일 년 후의 이야기를 그린 『이름 없는 독』(이 발표된 건 2006년)에서 스기무라는 자신이 몸담고 있는 편집부에 새로 들어온 아르바이트생 겐다 이즈미 때문에 골머리를 앓는 중입니다. 제대로 해내는 일은 하나도 없는데다 부원 전체와 마찰을 일으키는 트러블 메이커였던 것이죠. 급기야 편집장과 싸우고 나가 일주일째 소식이 없던 겐다에게 퇴직을 통보하자 분개한 겐다는 ‘자긴 잘못이 없고 오히려 부원들이 자신을 괴롭혔으며 성희롱과 함께 협박까지 당했다’는 투서를 회장실로 보냅니다. 회장의 지시로 이 일을 마무리하기 위해 겐다의 전 직장을 찾아간 스기무라는 그녀가 거기에서도 같은 행태를 보였으며 이력서에 기재된 경력, 학력, 나이가 모조리 거짓이었음을 알고 이렇게 술회합니다. “이 넓은 세상에는 우리의 상식 범위 안에서는 이해할 수 없는 사고를 가지고 그 사고에 따라 행동하는 사람들이 우리가 막연히 예상하는 것보다 훨씬 많다.”


본인이 살 집을 계약하기 위해 부동산에 드나든 덕분에 이 작품을 구상할 수 있었다고 말한 미야베 미유키는 『이름 없는 독』에서 새집증후군, 택지 오염, 자살 사이트, 노인 문제 등 사회의 온갖 ‘독’을 등장시키지만 결국 핵심은 사람이 가진 ‘악’이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겐다 이즈미는 그 ‘악’이 형상화된 인물로, 딱히 범죄자라고 분류되지 않은 우리 곁의 누구라도 분노에 휩싸일 수 있고, 분노는 독이 되어 타인과 자기 자신까지 침식한다는 걸 보여줍니다. 지금 세상에서는 정체를 특정할 수 없는, 정말 있는지 없는지조차 모를 ‘누군가’로부터 ‘독’이 뿜어져 나올 수 있다…… 『누군가』로부터 이어져 나온 선은 그러한 형태로 『이름 없는 독』에 연결되는 것이지요.


『이름 없는 독』과 『십자가와 반지의 초상』 사이의 간극은 약 7년입니다. 그동안 미야베 미유키가 생각하는 ‘악’은 좀 더 기괴하게 비틀려지고 거대해졌습니다. 어느 날, 버스가 통째로 납치되는 사건이 벌어지죠. 범인은 권총을 든 노인으로 버스 안에는 인터뷰를 마치고 회사로 돌아가던 스기무라도 타고 있었습니다. 노인의 요구조건은 ‘자신이 지목한 세 사람을 찾아내서 데려오라’는 것. 한편으로 그는 인질들에게 미안하다고 말하며 사과의 의미로 위자료를 주겠다고 약속합니다. 인질들은 노인의 빼어난 말솜씨에 점점 감화되어 가지만, 곧 특공대가 버스에 진입하자 노인은 자살해 버립니다. 인질 전원이 무사한 채로 사건은 종결되는 듯 보이지만 진짜 수수께끼는 이제부터입니다. 인질이었던 승객들 앞으로 죽은 범인이 보낸 거액의 위자료가 도착한 것입니다. 죽은 노인은 어떻게 이토록 큰 금액을 인질들에게 보낼 수 있었을까. 대관절 왜 보냈을까. ‘당국에 신고해야 한다’는 주장과 ‘정당한 대가이니 그냥 가져도 된다’는 주장으로 나뉘어 동요하는 승객들 사이에서 스기무라는 사건의 배후에 ‘닛쇼 프런티어 협회’라는 악질 다단계 회사가 존재한다는 사실을 알아냅니다.


『십자가와 반지의 초상』 출간 당시 저는 세 명의 독자들과 함께 미야베 미유키를 직접 만나서 인터뷰했습니다. 작가는 약간 상기된 얼굴로 왜 소설을 썼는지 들려주었는데 이런 내용이었어요. 


일본의 전후 사회는 다단계나 투자사기가 줄곧 문제였습니다. 새로운 법률로 그것을 금지하면 이번에는 그 법망을 피해 가는 새로운 수법이 나오지요. 지금도 골치 아픈 문제예요. 내가 태어난 1960년대에 나왔던 수법이 옛날에 잊힌 줄로만, 법률로 근절된 줄로만 알았는데 오늘날 인터넷을 통해 다시 확산되고 있더군요. 인터넷에서 폭넓게, 더구나 옛날을 전혀 모르는 젊은 네티즌을 대상으로 확산되고 있어요. 수십 년 전의 수법인데도 아직 그로 인한 피해가 발생하고 있습니다. 특히 화장품, 건강 보조식품, 다이어트 식품을 취급하는 다단계 사기가 많습니다. ‘깨끗한 피부를 갖고 싶다’, ‘건강해지고 싶다’, ‘열심히 일해서 저금했으니 이 돈을 좀 운영해서 이자를 얻고 싶다’ 같은 우리 일상생활의 사소한 소망을 노리는 인간들이 싫었어요. 생활에 밀착된 그 악랄하고 치사한 수법이 정말 싫었기 때문에 이번 작품에서 써보자고 생각했습니다.”


악질 다단계 회사라는 최상급의 악과 맞닥뜨린 이후로 스기무라는 공교롭게도 신변에 큰 변화를 맞으며 독립합니다. ‘공교롭게도’라고 썼지만 작가는 『누군가』를 시작할 때부터 이를 염두에 두고 복선 비슷한 걸 깔아두었어요. “믿을 수 없을 정도의 행복 속에서 그것을 빼앗기지 않을까 불안해하지 않고 살기 위해서는 얼마만큼의 배짱이 필요한 걸까. 그게 양동이 하나의 분량이라고 한다면 내가 가지고 있는 건 한 컵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 이 컵이 양동이로 자라리라는 전망도 없다. 결혼한 지 칠 년. 나는 언제나 내 컵을 소중히 들고 다녔다. 작지만 전혀 없는 것보다는 낫다”라는 식으로 말이죠. 


이러한 전환점을 통해 사립탐정이 된 스기무라가 맞닥뜨리는 사건은 다시 소소한 형태로 회귀하지만 ‘사회를 바라보는 시선’이랄까 ‘사건을 대하는 태도’에서는 일말의 변화가 느껴집니다. 미야베 미유키 정도의 필력이라면 얼마든지 해피하고 산뜻하게 『희망장』의 이야기들을 마무리 지을 수 있었을 텐데 일부러 그렇게 하지 않았어요. 읽으면서 이상하다고 느끼지 않았습니까. 마치 『십자가와 반지의 초상』에서 (독자들의 원망을 들을 줄 알았으면서도) 스기무라와 아내 나오코의 관계를 '일부러 그렇게 만든 것'처럼 말이죠. 이유가 뭘까. 이 점에 주목해서 『희망장』을 읽어주었으면 합니다.


마포 김 사장 드림. 


덧) 간단요약


행복한 탐정 시리즈 1

『누군가』 _우리 주위에 있는 지극히 평범한 사람도, 얼마든지 지독한 악의를 품을 수 있다.


행복한 탐정 시리즈 2

『이름 없는 독』 _이 넓은 세상에는 우리의 상식 범위 안에서는 이해할 수 없는 사고를 가지고 그 사고에 따라 행동하는 사람들이, 우리가 막연히 예상하는 것보다 훨씬 많다.


행복한 탐정 시리즈 3

『십자가와 반지의 초상』 _악은 전염된다. 아니, 모든 인간이 마음속에 깊이 숨겨 가지고 있는 악, 말하자면 잠복하고 있는 악을 표면화시키고 악행으로 나타나게 하는 마이너스의 힘은 전염된다.


...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최근에 제가 읽은 『토킹 투 크레이지』의 표현을 빌려 이 세 권을 집요하게 다시 요약하면 “우리는 반드시 미친놈과 만나게 된다”는 정도가 되겠지요.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하느냐. 마침내 탐정 사무소를 개업한 스기무라에게 의뢰하십시오.



행복한 탐정 시리즈 4, 『희망장』, 방금 출간했습니다. 오늘 의뢰하면 내일 도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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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7.05.31 15:01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비밀댓글입니다

  2. 로미 2017.05.31 16:23 신고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출간되기를 손꼽아 기다렸습니다. 당장 주문했어요. 이번 주말은 구운 오징어와 찬 맥주를 친구삼아 희망장을 읽어야겠어요.

    • 마포 김사장 2017.06.02 21:53 신고  address  modify / delete

      드디어 내일이 대망의 주말이군요.
      ...하지만 저는 일이 산더미처럼 쌓인 신세...
      피할 수 없으니 즐기도록 하겠습니다.
      자매님이 제몫까지 주말을 즐겨주시길.

  3. 언제적..스컬리 2017.05.31 19:06 신고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예약주문한 책이 오늘 도착했다는데... 나는 10시까지 야간당직일 뿐이고....ㅠㅠ

    개인적으로 이름없는 독은 정말 소중한 책이에요.
    북스피어와 미미여사를 한꺼번에 만나게 해준 책이니까요~!!!
    책 크기, 글자체, 편집디자인 그 무엇 하나 마음에 안드는 것이 없는 책.
    그러고 보니.... 올해가 북스피어와 미미여사를 만난지 10년째 되는 해군요!!
    에헤라디야~~~~

    이제 스기무라 탐정을 만났으니..
    미미여사의 새로운 에도물은 언제 나오나요???

  4. 네모 2017.06.01 22:35 신고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스컬리 ㅋㅋㅋ
    지방이라서 미션 수행은 못 하겠지만...


오는 6월 14일부터 18일까지 코엑스에서 서울국제도서전이 열리는 거, 알고 계시지요? 어쩌다 보니 제가 '도서전의 이런저런 각종 재미있는 거 담당'을 맡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사적인 서점 정지혜 대표와 함께 지난 2월부터 영차영차 준비한 게 있어요. 글쓰기, 과학, 장르문학의 필자들과 얼굴을 마주하고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스페셜 서점입니다. 이번 서울국제도서전에서 운영하는 서점과 참여 필자들은 다음과 같습니다.


<글쓰기 서점1>

백승권, 은유, 이만교, 표정훈, 서민


<글쓰기 서점2>

이권우, 박사, 김지은, 금정연


<과학 서점>

강양구, 이정모, 이명현, 강호정


<장르문학 서점>

김봉석, 박상준, 김용언, 박현주


<사적인 서점>

김정연, 정현주, 김민철, 한수희


아아 이토록 쟁쟁한 분들이 이렇게 왕창 모여주시기도 상당히 힘들지 않을까 싶은데 기왕 도서전에 오실 형제자매님들은 일정을 체크해 보셔도 좋을 듯해요. 

자, 신청은 여기. https://goo.gl/YDjyUC 마감은 5월 31일입니다.


덧)

아울러 <서점의 시대>에는 라이너노트, 이라선, 숲속작은책방, 위트앤시니컬, 무인서점, 슈뢰딩거, 동아서점, 사적인서점, 미스터버티고, 봄날의 책방, 더북소사이어티, 유어마인드, 얄라북스, 스토리지북앤필름, 미스터리 유니온, 땡스북스, 사슴책방, 사이에, 비플랫폼, 이상한 나라의 헌책방, 이상 20개 동네책방이 참여합니다.


다른 건 모르겠고, 어쨌거나 이번 도서전은 '이곳을 찾은 독자들에게 많은 볼거리와 재미를 줄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게 첫 번째 바람입니다. 이후로 계속, 준비한 행사들을 알려드릴 테니 모쪼록 잘 부탁드려요. 참고로 북스피어는 <책의 발견전>에 참여합니다. 저는 물론 도서전 기간 내내 부스를 지킬 예정이에요. 그러니까 놀러오실 분들은 빙그레 바나나우유 사오시면 좋겠...


...가 아니라, 북스피어 부스 말고 도서전에 참여하는 동네서점들 책을 왕창왕창 좀 사주시면 좋겠습니다...



아... 그리고 사무실에 이런 게 도착했는데, 



날씨가 이렇게 좋은 토요일인데 딱히 할일도 없어서 다음 달에 출간할 김탁환 작가의 신작 최종 교정쇄를 들여다 보는 둥 마는 둥 하는 중입니다. 그런데 택배 아저씨가 선물을 주고 가셨어요. 보내신 분 이름도, 안에 메모도 없었지만 제 이름이 새겨진 거니까 제 거겠지요? 아마도 생일선물로 보내셨으리라 짐작하는 가운데 보내주신 분이 확인할 수 있도록 보고는 해야 할 거 같아서. 이름 새겨진 만년필, 처음 받아 봄(완전 신기한데 팔아먹지는 못하겠구나 하는 생각+만년필에 이름을 새겨서 선물할 수 있구나, 신기하다는 생각을 잠시). 감사해요. 이걸로 뭘 좀 써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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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꺄오 2017.05.29 09:41 신고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이니셜 만년필 멋지네요.^^
    뒤통수? 조심하셔야 겠네요.
    숨어서 감시하는 -> 지켜봐주시는 팬들이 있으니 헛길로 새지 마시고 더 재밌는 책 많이 내 주세요 ^^~~~



지금 살고 있는 아파트에 오기 전까지

저는 자주 이사를 다녔습니다.

대학에 다니며 자취하던 시절에는 돈이 없으니까

툭하면 옮기곤 했어요.


그래서 에피소드도 꽤 많은데

오늘은 미아리의 허름한 반지하 월세로

막 이사했을 무렵에 겪은 이야기를

한자락 해볼까 합니다.


제 생일을 며칠 앞둔 어느 주말의 일이었습니다.

집들이를 겸해 생일을 축하해 준다면서 친구들이 잔뜩 왔다간 터라

주방에는 먹다 남은 케익이며 그릇이 산처럼 쌓여 있었습니다.

자취생으로서 저의 원칙은 ‘설거지거리를 쌓아놓지 않는다’입니다.


저는 티비를 크게 틀어놓고 그릇을 씻기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어느 순간, 텔레비전 소리가 줄어들었어요.

저는 ‘뭐지?’ 싶어서 뒤를 돌아보았습니다.

티비 리모컨은 아까 제가 놓아 둔 대로 바닥에 그대로 있었습니다.


텔레비전 방송 소리는 이내,

벌레가 웽웽거리는 소리처럼 흘러나왔어요.

작지만 들리니까

오히려 고요함이 강조되는 느낌이었습니다.


바로 그때.

등줄기에 오한이 스쳤습니다.

등 뒤에

차가운 덩어리가 생겨난 것 같았습니다.


바로 뒤에 뭔가가 있음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저는 뒤돌아보지 못한 채

손가에 의식을 집중하려 했습니다.


이럴 때는 아무것도 눈치 채지 못한 척하는 것이

좋지 않을까 싶었습니다.

괜히 돌아보거나 당황해서는 안 된다.

무시야말로 최선책이라고 믿었습니다.


그래서 뒤쪽을 의식하면서도

짐짓 아무렇지 않은 것처럼

계속 설거지를 했어요.

그러다가 문득 시선이 수도꼭지에 머물렀습니다.


반짝이는 은색의 길고 평평한 수도꼭지 표면에

설거지하는 저의 얼굴이 비쳤습니다.

그리고 제 얼굴 위로

다른 누군가의 얼굴이.


제 바로 뒤에 있었습니다.

긴 머리의 여자 같았어요.

흐트러진 머리카락이

검푸른 얼굴에 걸려 있었습니다.


머리카락 사이로 눈을 부릅뜨고,

극단적으로 아래로 쏠린 눈동자가

저의 손가를

등 너머로 들여다보고 있었습니다.


저는 눈을 꼭 감았습니다.

심호흡을 한 번 한 다음 눈을 뜨고

그릇을 씻는 손가만 주시하며

손을 움직였습니다.


냉랭한 공기는 여전히 등을 쓰다듬듯 흘렀습니다.

그러더니 불쑥

텔레비전 소리가 원래대로 돌아왔습니다.

동시에 등 뒤에 냉기도 사라졌고요.


긴장이 풀린 저는 다시 수도꼭지를 바라보았습니다.

이제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습니다.

그것이 사라진 것을 확인하기 위해 돌아보고 싶었지만

끝까지 자제했습니다.


설거지를 마저 하며 태연히 싱크대를 정리하고

침대로 돌아와서야 저는 한숨을 내쉬었습니다.

하지만 수도꼭지를 통해 보게 된 그것은

곰곰이 생각하면 좀 이상한 구석도 있었습니다.


제가 수도꼭지를 들여다보고 있을 때 그 위로 여자의 얼굴이 보였다는 것은,

다시 말해 그 여자가 더 높은 곳에 있었다는 뜻이잖습니까.

그러려면 저보다 머리 하나가 더 높아야 됩니다.

제 키가 1미터 75니까 그 여자는 적어도 1미터 95는 되어야 합니다.


그렇다면 혹시 그것은

제 뒤에 서서 등 너머로 손가를 바라본 게 아니라

위쪽 천장 쪽에서 내려다 본 게 아닐까 하고 저는 생각했습니다.

해서 의자를 끌어다가 천장을 조사해 보기로 했습니다.


과연, 싱크대 위쪽 천장 한곳에

오래된 단자함 같은 게 있더군요.

사람 머리가 하나 들어갈 정도의 작은 크기여서

이사 당시에는 전혀 눈치 채지 못했습니다.


저는 가만히,

낡은 문을 열어보았습니다.

거기에는 부적 비슷한 종이가 있었는데

이렇게 씌어 있었습니다.


“축, 미야베 미유키 최신간 <희망장> 출간!


스기무라 사부로가 마침내 서민생활밀착형 탐정으로 전직하여

탐정 사무소를 개업한다.


첫 의뢰인은 친한 동네 아주머니.

잘 해결해 주면 당번제 쓰레기장 청소를

일 년간 면해 주겠다는 귀여운 거래를 제안하는데...”


그렇습니다.

오늘부터 딱 일주일간

미미 여사 신간을 예약판매합니다.

아울러 5월 25일은 제 생일이기도 하지요.


제 생일을 축하해 주실 요량이면 말로만 그러지 마시고

이 책을 사주십시오.

지금 예약구매한 형제자매님들께는

‘서울국제도서전’에서 사용할 수 있는 미션카드를 드립니다.



이 미션카드는 <희망장>을 팔아먹겠다는 게 아니라,

어디까지나 서울국제도서전이라는

행사 자체를 홍보하기 위해 만들었다는 걸

확실히 좀 알아주셔야 해요.


링크는 이쪽입니다.


알라딘_https://goo.gl/ObG10e

예스24_https://goo.gl/k742gr

인터팍_https://goo.gl/eF7bX8

교보_https://goo.gl/BPF7AU


이상,

마포 김 사장의 자축성생일기념

낙서였습니다.


덧)

처음부터 끝까지

참으로 뻔뻔한 얘기뿐이지만

어디까지나 오늘은 제 생일이니까 말이죠.

저 위에 스토리의 뒷부분이 궁금하신 형제자매님들은

SBS 책하고 놀자 <김홍민의 어둠의 책방> 팟캐스트를 찾아서 들어주십시오. 


마포 김 사장의 지령 43호 발송했습니다. 

44호부터 받아보실 분은 아래 주소에 비밀글로 이메일 주소 남겨주시길.

http://booksfear.com/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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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차단된 자 2017.05.25 10:54 신고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생일 축하드립니다.
    결제 완료! >_<

  2. 케치군 2017.05.25 16:25 신고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와웅, 안 그래도 사려고 했지만 더더욱 빨리 사야겠군요.
    생일 축하드립니다.^^

    추신. 이상하게 다들 '생신 축하'는 안 좋아하시더군요,,^_ㅠ

  3. 푸른하늘 2017.05.25 18:12 신고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생일 추카추카해요~
    사부로 시리즈라니 좋네요~
    도서전 가본게 언제인가 싶은데 출동하고 싶네요.
    이제 결제하러 가볼게여~
    행복한 생일 되시길요~~^^

    • 마포 김사장 2017.05.25 22:35 신고  address  modify / delete

      '십자가와 반지의 초상'의 그 사건 이후
      사부로 씨는 약간 변한 듯해요.
      일본에서는 그래서 반응이 좋은 모양입니다만.
      여튼, 두껍습니다. 각오해 주시길^^.

  4. llorica 2017.05.25 20:39 신고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5의 제곱으로 딱 떨어지는 예쁜 생일이네요.
    생일 축하드립니다. 미미여사님의 신간을 엄청 기다리고 있었는데 선물은 제가 받은 것 같네요.
    .... 그나저나.
    그동안 격조했습니다(_ _) 저 따위 이미 잊으셨대도 할 말이 없을 듯.
    건강하시죠? 나이 드니 몸에 돈 들어갈 일만 많아지고 가끔 서럽습니다.
    사장님, 부디 오래오래 건강하게 만수무강 하시고, 좋은 책 많이많이 내 주세요:D

    • 마포 김사장 2017.05.25 22:36 신고  address  modify / delete

      아아 자매님, 오랜만.
      잘 지내셨지요.
      저는... 건강은 한데 이런저런 일이 많아져서,
      머리가 빠지고 있습니다...(한숨)
      이러다가 만수무강에 지장 있을 것 같기도...

  5. 2017.05.25 22:07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비밀댓글입니다

    • 마포 김사장 2017.05.25 22:40 신고  address  modify / delete

      경력이 전혀 없으신 상태니까,
      일단은 실무를 조금이나마 해보시는 게
      어쨌거나 좋습니다.
      그 정도 나이면 늦은 건 아니고요.

      출판 관련 강의를 들어두시는 것도 괜찮아요.
      1) 한국출판인회의
      2) 엑스플렉스
      3) 한겨레문화센터
      대략 이 세 군데에서 편집, 마케팅 관련 강의를 좀 들어보시죠.

      음, 이런 말이 어떨지 모르겠지만
      저도 29살에 출판사 창업할 때
      정말, 그냥 하는 말이 아니라, 전혀, 네버,
      아무것도 몰랐거든요.
      이런저런 강의를 많이 들은 게 도움이 됐습니다.

    • 2017.05.26 00:55  address  modify / delete

      비밀댓글입니다

  6. 꺄오 2017.05.26 15:35 신고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아...
    완전 쫄깃하게 읽어 내려오다가 다리 힘이 쭉 풀리는 전개네요...^^
    스기무라 시리즈 저번에 좀 섭섭했거든요.
    화목하고 평범한 가족의 가장이란 이미지가 깨져서..ㅠㅠ
    그래서 다음 시리즈는 패스할까 했더니...
    뭔가 너무 소소해서 끌리는 동네탐정 이야기가 될 것 같네요.
    알리딘으로 가 봅니다~~~

    • 꺄오 2017.05.27 11:39 신고  address  modify / delete

      그리고 저 이벤트 당첨되었어요^^
      북스피어X 구입하고 알라딘 개봉열독 아무말대잔치 댓들 달았는데요.
      생각도 못하고 있었는데 마음산책 선물이 왔네요. ^^~~~사장님 블로그 글보고 댓글써서 당첨되었으니 앞으로도 블로그 글 열독할께요.

    • 마포 김사장 2017.05.27 12:25 신고  address  modify / delete

      그쵸.
      이번에는 다시 소소한 이야기로 돌아옵니다.
      미미 여사는 역시 소소한 이야기를 잘 써요.
      하지만 두껍죠. 소소한데 두꺼움 ㅎㅎ.

      북스피어 선물X를 받으셨다면 좋았을 텐데.
      저희 것도 근사하거든요^^.
      물론 마음산책 선물X도 근사했겠지만요.

  7. 언제적...스컬리 2017.05.26 17:23 신고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생일 축하해요~

    메일 보냈수.

    얼른 구입하도록 하지요~ ㅋ

  8. 돌아에몽 2017.05.28 01:20 신고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와~ 많이 늦었지만 사장님 생일 축하드려요 'ㅁ'
    당일날에 미역국은 잘 챙겨드셨나요?
    다른 책선물하고 같이 사려고 희망장도 장바구니에 넣어 두었네요 내일 일어나서 결제하려구요.
    어서 받아보면 좋겠네요.
    요즘 개인적인 일에, 회사생활에 통 여유가 없어 홈피도 잘 못들어오고 했는데 오늘 문득 생각이 나서 들어왔어요 'ㅁ'
    국제도서전 갈 예정인데 미션카드 뭔지 궁금하군요! +ㅁ+

    • 마포 김사장 2017.05.30 22:33 신고  address  modify / delete

      당일날 눈물 젖은 빵을 먹으며
      김탁환 선생의 신작 교정지를 들여다봤습니다.
      자랑은 아니지만.
      미션카드는... 말씀드리면 재미없죠 ㅎ.

    • 언제적 스컬리 2017.05.31 19:08 신고  address  modify / delete

      오홍.. 김탁환 샘의 신작이라굽쇼?
      교정지를 보는 중이라면,,, 조만간????

      무슨 내용이실까요~

운동

from 이런저런 이야기 2017.05.18 19:20


우리 아버지는 행당동에 있는 어느 아파트에서 수위로 근무한다. 그 수위실에는 언제나 거의 모든 일간지가 구비되어 있다. 아파트 구독자들에게 배달하는 분이 지나다가 “심심할 때 보세요”라며 한 부씩 넣어준다고. 그래서 늘, 거의 모든 일간지를 훑어보는 우리 아버지는 신문에 내가 쓴 칼럼이나 기사가 나면 곧장 전화를 주신다. 이때 아버지와 나의 대화 패턴은 한결같다.


“신문에 났던데, 봤냐?”

“네.”

“별일 없지?”

“네.”

“밥 잘 챙겨먹고.”

“네.”


정말, 내가 결혼해서 나 같은 아들이 태어나면 답답해서 돌아버릴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생겨먹길 이렇게 생겨먹을 걸 뭐 어쩌겠나. 한데 어제 중앙일보에 기사가 난 걸 보고 전화를 주셨을 때는 대화의 내용이 미묘하게 바뀌었다.


“신문에 났던데, 봤냐?”

“네.”

“별일은 없지?”

“네.”

“운동도 좀 하고.”

“아... 네...”




어째 요즘 입맛이 막 돌아서 보이는 대로 이것저것 주워먹었더니(한숨)... 운동은 안 하지만 내가 신문에 나오면 아버지가 자랑스러워하시는 것 같으니까 불효자는 (열심히) 씁니다. 아아, 다음 주는 서울신문 마감인가.


덧) 

이달 말에 미야베 미유키 작가의 <희망장>이 출간됩니다. 오랜만에 현대물, 간만에 최신작이라고나 할까. 두껍습니다. 본사를 원망하진 말아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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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차단된 자 2017.05.18 20:26 신고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희망장>!
    이거 재미있어요. 기대 기대~

  2. 2017.05.18 20:28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비밀댓글입니다

    • 마포 김사장 2017.05.18 20:58 신고  address  modify / delete

      앗, 송구해요.
      제가 요즘 서울국제도서전에서
      '재밌는 거' 준비담당위원장이 되었는데
      그거 준비하다 보니 경황이 없어서.
      내일 전화 드릴게요.

  3. tilly 2017.05.19 07:00 신고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간만에 들렸더니, 우찌 이리 기쁜 소식이...

    미야베 미유키 여사 신작 느므느므 기다렸습니다~ 특히 스기무라 사부로 시리즈라는 점에서 더욱 더..기분 좋네요~

    클릭 대기..하고 있겠습니다.^^

    출간해주셔서 감사합니다~ㅎㅎ

  4. 언제적..스컬리 2017.05.19 13:14 신고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푸우하하하하...
    저도.. 마찬가지.. 마흔을 넘기면.... (아직..이셨나.. 혹시) 이전과 정말 달라요..

    얼마전에 친정아버지를 뵙는데 좀 헐렁한 옷을 입었더니
    "너 언제 이렇게 살쪘냐.... " 하시대요.ㅋㅋㅋ

    마흔을 아름다운 여인으로 살겠다던 친구가 그러대요..
    죽지 않을 만큼 먹고 죽을 만큼 운동해야 살 빠진다고.

    아.... 괴로워라.. ㅋ

    그나저나... 알라딘에 알림 신청해놧는데 언제 나와요 할랬더니 이렇게 예고를!!!

    아...... 또 어떻게 월말을 기다려요.

    • 마포 김사장 2017.05.25 10:08 신고  address  modify / delete

      그렇습디다.
      마흔 넘어 가니까
      정말 모든 끼니를 신경 써서 먹게 된달까.
      조금만 방심해도...
      그나마 먹는 게 낙이었는데 말이죠(한숨).

    • 차단된 자 2017.05.25 11:31 신고  address  modify / delete

      친구분 말씀에 흠칫.
      죽을만큼 먹고 즉지 않을 만큼 숨쉬기운동을 해서 제가 오늘날 이 모냥이 된 거군요... ㅠㅠ

  5. 당꼬 2017.05.20 18:30 신고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희망장 소식이 궁금해서 와봤더니 벌써 글이 올라와있었군요. 이러면 뒷북이라도 행복합니다ㅋㅋㅋㅋㅋㅋ
    근데 아버님 표현이 참...배려깊으시네요ㅋㅋㅋ

  6. 체체 2017.05.23 13:57 신고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아이고 원망은무슨... 요즘같은 책팔기 힘든 시대에 보고싶은책 내주시는것만도 감사합니다.

    • 마포 김사장 2017.05.25 10:10 신고  address  modify / delete

      아아 그리 생각해 주시면 저도 감사합니다.
      정말, 점점 더 어려워져서 큰일이지만,
      뭐 어쩌겠어요.
      계속 어떻게든 팔아봐야죠.
      조만간 김탁환 신작, 미미 여사 시대소설도
      준비중이거든요.
      모쪼록 잘 부탁드려요...




파일로 밴스와 엘러리 퀸이 영국을 무대로 활약하던 시기, 제1차 세계대전을 기점으로 미국에서는 루 아처, 샘 스페이드를 필두로 한 하드보일드 탐정들이 등장하기 시작했습니다. 음, 굳이 분류하자면 영국의 탐정들이 젠체하고 전지전능한 신사적 이미지였던 데 반해, 미국의 탐정들은 본능에 따라 행동하는 막무가내적 이미지가 강했죠. 법보다 주먹이 더 가까웠던 그들은 부패한 권력에 맞서 담배 파이프 대신 권총을 들고 수수께끼를 쫓았습니다. 한마디로 터프했어요. 그리고 그 정점에 필립 말로가 있습니다.


그는 스스로를 이렇게 설명합니다. “오랫동안 사립탐정을 하고 있습니다. 독신의 중년으로 돈은 없습니다. 좋아하는 것은 돈과 여자, 체스 정도입니다. 이 바닥이 그렇듯 길바닥에서 죽는다 해도 슬퍼해 줄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여자 앞에서 재치 있는 말을 할 줄 알았지만 호색한은 아니었고 위선을 혐오하고 비열함을 경멸했으며 외롭긴 하지만 고고한 삶을 살아낸 사나이. 필립 말로의 창조자 레이먼드 챈들러는 말합니다. “남자라면 이 비열한 거리를 통과해 걸어가야 한다. 그 자신은 비열하지도 않고 물들지도 않고 두려워하지도 않으면서.”


여기까지는 대충 아시죠. 레이먼드 챈들러=필립 말로는 코난 도일=셜록 홈즈와 겨뤄도 좋은 승부가 될 만큼 후대의 작가와 작품 들에 영향을 주었습니다. 『베를린 누아르』가 대표적이라고 할 수 있죠. 이 소설은 ‘베를린에 필립 말로가 있었다면 대관절 어떤 활약을 펼쳤을까’라는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쓴 필립 커의 데뷔작입니다. 챈들러 특유의 활달함과 유머를 고스란히 따랐지만 철저한 역사연구와 디테일한 묘사로 “전쟁의 불길한 예감에 휩싸인 1936년의 베를린을 가장 완벽하게 재현한 소설”이라는 평과 함께 프랑스 미스터리 비평가 상과 프랑스 모험소설 대상을 받기도 했지요.


‘베를린 누아르’ 3부작 중 첫 번째 이야기의 제목인 ‘3월의 제비꽃’은 히틀러가 독재자의 자리에 오르자 앞 다투어 나치당에 입당한 기회주의자들을 뜻하는 말로, 이 작품의 배경이 되는 1936년의 어수선한 독일 사회 분위기를 암시합니다. 배경은 역사상 범죄가 가장 노골적으로 자행된 1930년대의 베를린. 베른하르트 귄터는 사라진 사람을 찾는 일을 전문으로 하는 경찰 출신 사립탐정입니다. 그런 그에게 철강 재벌 직스는 자신의 딸을 살해하고 보석을 훔쳐간 범인을 찾아, 경찰보다 먼저 보석을 되찾아 달라고 의뢰하며 이야기는 시작됩니다. 이후의 이야기는 여러 형제자매님들의 즐거움을 위해 남겨두는 걸로.


어쨌거나 이제 신데렐라 무도회가 끝났으니 슬슬 까주세요.


마포 김 사장 드림.


덧) 

아울러 공지 사항 하나만.


이미 서점에 입고된 북스피어X가 소진될 때까지는 온오프라인 서점에서 『베를린 누아르』를 구매하신 형제자매님들께도 북스피어X』, 즉 포장된 형태로 책이 배송될 겁니다. 굳이 포장지를 벗길 필요는 없을 듯해서 말이죠. 얼마 남지 않았는데 대략 이달 말 정도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모쪼록 오해 없으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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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네모 2017.05.17 00:02 신고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기다렸습니다. ^^

    http://blog.naver.com/dergolem

  2. Sira 2017.05.17 00:18 신고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방금 깠습니다. 조심조심 포장지도 재활용하리라는 마음으로^^
    아는 작가는 로맹가리 뿐이고, 북스피어책이 제일 이뻐보입니다.
    마법의 시간은 이제 끝났고 집에 가야할 시간..이 아니고 이제 책을 읽을 시간이네요.

    • 마포 김사장 2017.05.18 19:22 신고  address  modify / delete

      네. 제가 보기에도 북스피어 표지가 제일 예뻐...
      (제 눈에 안경)
      후다닥 읽어 주시고 리뷰도 좀 남겨주시면
      그동안 저는 열심히 베를린 누아르의
      다음 권을 준비하고 있겠습니다.

  3. 콰지모도 2017.05.17 00:33 신고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한 7~8년 전이었을까요. 북스피어를 눈팅하던 저는 낯익지만, 블러 처리된 책 한권을 봤습니다. 아마도 책이 잘되길 바라는 기원제 같은 포스팅이었을텐데, 북스피어에서 이 책이 나오겠구나~ 하고 생각했었죠. 아마 리플도 달았던 것 같습니다.

    그러고는 일년 쯤 지나도 아무런 소식이 없기에 기대를 접었고... 폴라북스에서도 나온다고 예고만 하고 1년 쯤 지나도 아무 소식이 없어 기대를 접었었죠.

    그런데 드디어 나와줬군요. 알라딘에 '추정컨데 필립 커의 베를린 느와르 3부작인듯'이라고 리플을 제일 먼저 달았던 것도 접니다...ㅋㅋ

    • 마포 김사장 2017.05.18 19:23 신고  address  modify / delete

      그렇군요.
      베를린 누아르는 저도 오래 생각하고 오래 고민했습니다.
      뭐 제 마음에는 쏙 들었으니까요^^.
      일단은 올해 안에 3부작을 다 내는 게 목표입니다.
      잘 부탁드려요...

  4. song 2017.05.17 10:29 신고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와우!! 드디어 개봉박두 이제 베를린 누와르의 나머지 두 작품도 나와줬으면...

  5. 언제적 .. 스컬리 2017.05.17 21:57 신고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뭐에요... 자정에 밝힌다고 해서리 이제 2시긴 남았다고 글 남기러 왔더니 벌써 까셨네

    김새라~~~


    이제 도서관에 신청해야 겠당

    • 마포 김사장 2017.05.18 19:25 신고  address  modify / delete

      아닌데요^^.
      12시 땡 칠 때 올렸는데...
      저 위에 올린 시간을 확인해 주십시오.
      5,17 00:00
      뭐 그건 그렇고 도서관 신청 쪽도 잘 부탁드려요.

    • 언제적...스컬리 2017.05.19 13:16 신고  address  modify / delete

      아.....
      이상하다.....
      난 16일에 글올렸는 줄 알았는데..
      착각했나봐요.ㅎㅎ

  6. 언제적 .. 스컬리 2017.05.17 21:58 신고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근데 책 이뻐요

  7. 언제적..스컬리 2017.05.19 13:21 신고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도서관 신청 완료~!

  8. 철학적탕수육 2017.05.19 13:35 신고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감사합니다 김사장님.
    3월의 제비꽃 그리고 이후에 나올 베를린 누아르 3부작이 제발 대박을 쳐서
    뉴턴을 탐정으로 등장시킨《어둠의 물체. 아이작 뉴턴 경의 사생활Dark Matter. The Private Life of Isaac Newton) ..까지도 나올 수 있길 바랍니다.. 꼭 읽고 싶어요~~



재작년 여름, 뉴질랜드에 다녀왔다. 열흘쯤 머물면서 <반지의 제왕> 촬영지를 둘러볼 요량이었다. 이 여행을 위해서 나는 마감일이 한참 남은 칼럼들을 미리 쓰고 출연하는 라디오도 2주치 분량을 녹음해 두었다. 그런데 가까스로 칼럼+라디오를 처리하고 ‘이제 떠나는 일만 남았다’고 생각한 순간 전화 한 통을 받았다. 어려울 때 내가 늘 찾아가는 모 출판사 대표였다. 그는 나에게 원고를 검토해 달라고 했다. 영미권 추리소설인데 처음에는 끌렸지만 다시 보니 판매를 예측할 수 없어서 추리소설깨나 읽은 “너가 읽어보고 감상을 말해줘”라는 부탁이었다.


원고고 나발이고 없는 열흘을 즐기다 오려 했는데 이 무슨 아닌 밤중에 랜섬웨어 같은 소리란 말인가. 하지만 딱 부러지게 거절할 수도 없었다. “그럼 보내주세요.” 말은 그렇게 했지만 이러쿵저러쿵해서 못 읽었다고 둘러댈 작정이었다. 돌아오자마자 써야 할 원고 때문에 챙겨가는 책도 두 권이나 있다. 편집도 되지 않은 원고까지 읽을 시간이 있을 리 만무하다. 나는 문제의 원고를 샘소나이트 여행용 가방 맨 아래에 처박아 두고 거기에 원고를 처박아 뒀다는 사실조차 잊어버렸다.


뉴질랜드는 국토가 넓은 관계로 캠핑카를 이용하는 여행객이 많다. 이들을 위해 전국 곳곳의 사이트에는 샤워장과 취사장을 무척 잘 조성해 두었다. 캠핑카 여행이 이렇게 쾌적한지 예전엔 미처 몰랐다. 호텔을 옮길 때마다 낑낑대며 짐을 쌌다 풀었다 할 필요가 없다는 게 가장 마음에 들었다. 우리는 성수기의 복닥거리는 호텔을 피해 느긋하게 드라이브를 즐기며 영화 속에서 엘프들이 살던 리븐델과 호빗 마을이 조성돼 있는 마타마타와 운명의 산 모르도르가 있는 통가리로 국립공원과 <반지의 제왕> 특수효과를 책임졌던 WETA 스튜디오를 두루 구경할 수 있었다.


한데 여행이 막바지에 이르렀을 때 오클랜드로 향하는 고속도로에서 사고가 났다. 캠핑카의 냉각수 이상인 듯했다. 고속도로를 빠져나와 본사에 연락했다. “미안하지만 캠핑카를 교체해 줄 테니 거기서 기다려”라는 대답이 돌아왔다. “얼마나 걸리는데?” “글쎄다, 지금은 퇴근시간이라 사람이 없으니까 내일 아침에 기사가 출발하면 점심때나 도착할걸.” 느긋한 목소리였다. 이 나라에는 한국과 같은 24시간 다짜고짜 출동 서비스 같은 게 없는 것이다. 오후 다섯 시가 되면 대부분의 회사가 업무를 종료하고 퇴근 이후에는 일을 하지 않는다. 그래, 실은 이쪽이 정상인 거겠지.


결국 뜻밖의 장소에서 계획에 없던 하룻밤을 보내야 했다. 목적지인 오클랜드에서 차로 다섯 시간 거리의 타이하페라는 곳이다. 끝에서 끝까지 둘러보는 데 삼십 분이 채 걸리지 않는 아담한 시골 마을이었다. 이렇게 된 이상 안달복달해 봐야 뾰족한 수가 있는 것도 아니니 느긋하게 시간을 보내자고 마음먹었다. 우리는 도서관에 들러 책을 읽고 선물가게에서 기념품을 사고 공원 비슷한 곳을 산책하고 장을 봐서 밥을 지어 먹었다.


다섯 시가 되자 상점들이 하나 둘 문을 닫기 시작했다. 슬슬 어둠이 깔리고 지나는 이 하나 없는 길거리는 괴괴한 분위기마저 감돌았다. 당구장도 노래방도 만화방도 심지어 술집의 네온사인도 보이지 않았다. 인터넷은 느려도 너무 느렸다. 이 동네에서 할 수 있는 일이라고는 전혀 없었다. 한국에서 출발할 때 가져온 책 두 권은 벌써 홀랑 다 읽었다. 그제야 비로소 처박아 둔 원고가 있다는 데 생각이 미쳤다.


나는 캠핑카의 독서등을 켜고 샘소나이트 가방 안에서 원고를 꺼냈다. 그러고는 한 손으로 머리를 받치고 매트리스 위에 드러누워 한 자 한 자 시간을 들여 읽어 나갔다. 마치 음식을 급하게 넘기는 습관 때문에 장염에 걸린 남자가 비로소 꼭꼭 씹기를 시작한 것처럼. 이걸 다 읽고 나면 정말로 할 일이 없기 때문이다. 지금은 이 원고만이 구원이요 티비요 인터넷이었다. 이따금 멀리서 개 짖는 소리가 들려왔다. 부엉이 비슷한 새가 우는 소리도.


지금도 그날의 일을 떠올리면, 어둠 속에서 손전등 하나에 의지해 조심조심 산길을 오르는 듯한 기분이 들곤 한다. 읽기를 마쳤을 때 일행은 모두 잠들어 있었다. ‘고즈넉하다’는 형용사가 잘 어울리는 그런 밤이었다. 흥분한 탓에 잠이 오지 않았다. 나는 밖으로 나가 담배를 꺼내 물고 조금 전까지 푹 빠져서 읽었던 원고의 첫 줄을 떠올렸다. 이런 문장이었다. “위대한 설득자의 음험한 꿈속에서는 이상한 일들이 일어난다…….”


운명이라는 표현은 상투적이지만 이 소설에 관해서만큼은 꼭 사용하고 싶다. 캠핑카가 고장 나지 않았더라면, 하룻밤을 보낸 곳이 오클랜드 같은 대도시였다면, 가져간 책이 두 권이 아니라 세 권이었다면 내가 원고를 읽는 일은 없었을지도 모른다. 있었을지도 모르지만 없었을 것 같다. 서울로 돌아온 다음 날, 제일 먼저 원고 검토를 맡긴 출판사 대표에게 전화를 걸었다. 나는, 그날의 기이한 체험과 원고에 대한 느낌을 간단히 설명했다. 한국에서 팔릴지 안 팔릴지 모르겠지만 레이먼드 챈들러의 어떤 소설과 겨뤄도 뒤지지 않을 걸작이라는 얘기도 빼놓지 않았다. 말미에 이렇게 덧붙였다. “그러니까 이 책은 북스피어에서 내고 싶습니다.” 막무가내로 보였을 수도 있는 내 제안에 그는 흔쾌히 고개를 끄덕여 주었다.


...그 책이 바로 ‘북스피어X’입니다.


덧)

표지 공개, 이제 하루 남았습니다. 그동안 다들 입이 근질근질하셨을 텐데 대관절 어떻게 참으신 겁니까. 빈말이 아니라 솔직히 깜짝 놀랐습니다. 이 음험한 게임의 룰이 이렇게까지 잘 지켜질 줄이야. 감사해요, 정말. 


제목+표지 공개는 16일 자정(16일 화요일에서 17일 수요일로 넘어가는 그 시각)입니다. 이왕 이렇게 된 거, 오늘 구매할 형제자매님들을 위해 모쪼록 내일 자정까지 통신보안을 유지해 주시길.


마포 김 사장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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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언제적 .. 스컬리 2017.05.15 16:27 신고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오오오... 일본 쪽일거라는 예상은 빗나갔네요
    ㅋ 이제 하루 남았다고 글 남기러 왔는데
    첫번 댓글이네요

    그렇게 운명적이라니!!!!
    더 기대되용!!!

    참 오늘 이와 손톱을 영화화한 석조저택살인사건을 봤어요
    재미있었어요~ 저런 내용이었나! 싶게!
    고수의 연인으로 나온 여배우 진짜 이쁘더라구요
    ㅋㅋ

    근데 예전에 읽었던 기억이 무의식에. 남았는지
    약간 예상이 됐어요 ㅋ



  2. 2017.05.16 10:23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비밀댓글입니다



‘PC통신’이라고 아시는지. 요즘 인터넷을 이용하는 형제자매님들에게는 낯선 용어일 수도 있는데 개인용 컴퓨터(PC)를 다른 컴퓨터와 전화회선으로 연결하여 자료를 주고받는 시스템이라고 이해하시면 될 듯하다. 95년인가 하여간 그 무렵에는 나도 밤이면 밤마다 PC통신이라는 신세계에서 죽돌이로 살았다. 하지만 오래 접속해 있으면 전화요금이 그만큼 누적되기 때문에 툭하면 “야, 이 미친놈아, 너는 밤마다 전화통 붙들고 대체 뭘 하는 거냐”며 엄마한테 한소릴 듣곤 했다.


그때 내가 가장 많이 사용했던 서비스는 하이텔 채팅이었다. 가상의 대화방을 만들어 놓고 누군가 들어오기를 기다리는 방식이다. 내가 곧잘 사용한 방 이름은 은희경 씨의 소설집 제목인 ‘타인에게 말 걸기’. 아아, 그 유치찬란함에 소오름이 끼칠 정도라는 거 나도 알지만 당시에는 다들 그러고 놀았다. (그렇지 않습니까?) 방 밑에는 간단한 신상정보를 적어 놓는다. 예컨대 ‘서울/22세/남’ 같은 식으로. 이후로는 근성을 가지고 이성이 들어오기를 기다리는 것이다. 지긋이. 다른 분들은 아닐 수도 있지만 하여간 나의 경우에는 오로지 ‘이성을 만나겠다’는 일념 하나뿐이었다.


실제로 매일 새벽까지 채팅방에서 생면부지의 이성과 만났다. 대화가 잘 진행되면 직접 마주하는 경우도 있었다. 이를 전문용어로 ‘번개’라 한다. PC통신 초창기에는 번개 문화도 꽤 건전했다고 할까. “번개로 만나서 결혼했어요” 하는 사례도 심심치 않게 들리곤 했다. 그 왜 한석규, 전도연 씨가 주연으로 출연했던 영화 <접속>도 있었고 말이지. 하지만 왜 아니겠냐는 듯 부작용도 만만치 않았다. 한번은 번개로 눈이 돌아갈 정도로 미인인 자매님을 만난 적이 있다. 영퀴방(영화퀴즈방)에서 노닥거리다가...


...까지 썼을 때 한겨레 담당기자에게 연락을 받았다. 이제 연재는 고만 해도 되겠다고. 그러니까, 짤린 거다. 작년 6월부터 시작했으니 얼추 1년쯤 썼다. 슬슬 소재도 떨어져가는 마당이어서 매주 불면의 밤을 보냈는데 다행이라고 할지. 아쉬운 마음이 없진 않지만 어쨌거나 그동안 <마포 김 사장의 찌질한 사생활>을 거들떠봐주신 형제자매님들께 감사드린다. 연재에서 짤렸다고 그 찌질함이 어디 갈 리는 없겠습니다만.


덧)

그건 그렇고 찾아보니 '추억의 PC통신'이라는 게 있더군요. 그, 특유의 시작음을 들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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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남극펭귄 2017.05.11 15:04 신고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윈도우 98부터 시작해서, pc통신은 이름만 들어봤습니다만.... (저는 컴퓨터를 늦게 시작한 케이스입니다.)

    저 화면사진을 보니까 떠오르는 일화가 있네요.
    방학 때마다 할머니네 집에 가보면 막내삼촌방에 삐까뻔쩍하고 겁나 큰 컴퓨터가 있었어요. (당시는 ms-dos였을 겁니다.)
    사촌들과 저는 삼촌이 일을 나가시면 컴퓨터에 손을 대며 놀았었는데, 삼촌이 신신당부하길 컴퓨터 게임 중에 절대로 하지 말라는 게임이 있었어요.
    그때의 우리는 고인돌이라는 몽둥이로 때려잡는 게임에 심취하였기 때문에 신경도 안 쓰고 있었는데, 삼촌이 자꾸 얘길하니까 그 게임이 신경쓰이는 겁니다.
    그래서 출근한 삼촌 몰래 그 게임을 열었더니.... 어머나 세상에나 그 게임으로 말하자면, 여러 개의 박스를 움직여서 미로처럼 되어있는 길을 트고, 동그란 원을 획득하는 엄청 재밌는 박스게임이었어요.
    근데 그 게임을 할때마다 삼촌이 귀신같이 알아가지고 만날 혼을 냈어요. 우리는 도대체 왜 혼나야하는지, 왜 그 게임이 성인용인지 알 수가 없었죠.
    몇번씩 혼이 나면서도 몰래 게임을 하다보니 실력이 일취월장하여 6번째인가 8번째 게임을 처음으로 클리어했는데, 세상에나... 야한 비키니를 입은 언니가 나온 화면이 몇 초간 뜨더라고요.
    그때 우리가 좀 더 나이가 있었으면 눈이 호강하는 구경이라 했을텐데, 초등학교 저학년생들이라 컴퓨터가 망가졌는지 알고 컴퓨터 전원을 꺼버린 참으로 안타까운 일화가 있었습니다.......

  2. 실비아플라스 2017.05.11 15:18 신고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찌질한 사생활인데 찌질하게 짤렸으면 뭔가 언행일치가 되었을텐데...너무 평범하게 연재짤렸네요.
    담당자에게 뭔가 김치싸대기라도 맞고 짤리길 바란건 아니지만요.
    찾아가며 읽은 칼럼이었는데 아쉽네요.

    • 마포 김사장 2017.05.15 10:32 신고  address  modify / delete

      마지막은 정말 찌질한 내용으로 하려고 했는데,
      그랬으면 정말 밑천이 드러났을 텐데,
      막판에 연재가 중단되어 다행이라는 생각이 막 듭니다.

  3. 언제적..스컬리 2017.05.11 16:10 신고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ㅋ 나름 재미있었는데..시원섭섭하시겠어요.

    전 저 pc통신할 때는 갓 대학생이어서.. 더 몇년 지난후 좀 더 세련된 화면에서 채팅사이트의 여왕이었댔죠..ㅋ

    전.... 무려 점심시간 직장에서 했었답니다.
    밥 후닥 먹고 컴퓨터 각도 조절 잘 해서 윗사람이나 다른 사람이 컴터 화면 보지 못하게 하고
    방을 열면... 기다려다는 듯이 들어오던 몇명 고정 멤버들도 있었죠..ㅋㅋㅋㅋㅋ

    그 때 일이 하루죙일 컴퓨터로 도서정리하는 일이었으니.. 가능한 일이었죠.ㅎㅎㅎ(일 되게 열심히 한 줄 알거에요)
    번개하러 서울까지 간 적도 있었다는 건 비밀.

    아... 한번은 대덕연구단지 연구소의 한 연구원와 번개를 했는데... 그 당시 유행이었던 닥터 두기를 상상하며 나갔건만... 스마트한 닥터 두기가 아니 약간 비만의 현실 버전 연구원이 나왔어요.

    전 좀 당황스러우면 웃어버리는 버릇이 있는데... 나중에 들으니 자길 보고 그렇게 환하게 웃는 여자는 처음이었대요...

    그 분이 조금 더 적극적이었다면... 그분 각시가 됐을지도 모르는데...ㅎㅎㅎ

    그만 우리 남편을 아이러브스쿨에서 만나 버리는 바람에... 갈아탔답니다..

    음..... 잘 살겠죠? 그분?


  4. 차단된 자 2017.05.11 16:21 신고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우와, 반가운 화면이다!
    저는 나우누리랑 하이텔 이용자였어요.
    일반 채팅은 무서워서;;; 못해봤고 나우누리 동호회에서 밤마다 사람들하고 채팅을 했지요.
    덕분에 육아 우울증 없이 그 시기를 무사히 넘겼다는... ^^*

  5. 푸른하늘 2017.05.14 02:55 신고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저는 하이텔 사용자였는데 번개도 몇번, 동호회도 좀 자주 했었네요. 지금 같았다면 번개는 엄두도 못 냈을텐데 그때는 정말 순수하고 건전했던 거 같아요. 통신 연결음이 막 떠오르네요 ㅎㅎ

    • 마포 김사장 2017.05.15 10:35 신고  address  modify / delete

      그때는 정말 다들 순수한 구석이 있었달까.
      영퀴방 같은 거에 막 열광하고,
      예의도 깍듯이 차리고 말이죠.
      다시 한번 할 수 있다면 좋을 텐데...
      ...하고 가끔 떠올리는 요즘입니다.

  6. 책도락가 2017.05.17 19:18 신고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랜섬웨어가 창궐한 요즈음, 김사장님 글을 보고는 문득 그 옛날 바이러스라는 것이 처음 들어왔던 때의 뉴스가 생각나, 조카에게 농담을 해보았어요. "어떡하냐. USB 쿠킹호일로 감고 다녀야 하나?" 아뿔싸, 웃으라고 한 이야기를 조카는 못알아듣습니다. 순간 나의 늙음을 확인했지요. "너 혹시 5.25 플로피디스켓 아니?" 했더니 모른답니다. 이 아이가 처음 본 플로피디스켓은 3.5인치. 게임업계에서 일하는 컴능력자 조카를 붙들고 386컴퓨터 시절부터 차근차근 가르쳐준 후, 오늘의 랜섬웨어 대란 만큼이나 엄청났던 대국민 첫 바이러스 경험 사건을 알려주었습니다. 그 시절 바이러스의 창궐로 안모 씨의 아들이 의사에서 백신잡는 철수씨로 직업을 바꾸게 되었다는 전설과, 뉴스에도 등장했던, 플로피디스켓을 쿠킹호일로 감싸면 바이러스에 안걸린다더라 하는 일종의 컴퓨터 민간요법이 일파만파 퍼져나갔었다고 설명해주니, 거의 30분을 깔깔거리네요. 아, 그때 그 시절 이야기를, 굳이 이때 이 시절 아이에게 이해시키려 애쓰다가, 고작 한 번 던져본 농담을 이해시키려 애쓰다가 난 옛날사람이 되었습니다. 뭐, 사실 옛날 사람이지만... 쩝쩝쩝. 이게 이게 다... 김사장님 때문입니다.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