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부터,

그러니까 10월 1일(토)부터 3일(월)까지

와우북 페스티벌 거리도서전이 열립니다.

알고들 계셨는지.


작년에는 이런 것도 하고

<"책 떨이? 노! 책이 주는 재미 누리세요">

이런 것도 했는데,

<“재생불능반품에 대한 심폐소생술”>


올해는 뭘 좀 하면 재미있을까 고민하다가

거금을 들여 <뽑기기계>를 하나 샀어요.

이거, 예전부터 정말 탐났는데,

이번에 큰 맘 먹고 장만했습니다.



그렇다면 대관절 뭘 뽑느냐.

무슨 빠찡꼬도 아닌 마당에 돈을 드릴 수는 없고,

고심 끝에

제가 그동안 모아온 책들을 내놓기로 했어요.


심혈을 기울여 모아온 장서입니다.

그중에는 절판본 추리소설이나 에스에프도 있고

사회과학 서적이랑 과학책도 있어요.

저라고 맨날 추리소설만 읽는 것은 아닙니다.


제가 모아온 중고서적 외에도

‘박보검 약과’라든가

‘반지의 제왕 촬영지에서 공수해 온 절대반지’라든가

하여간 발랄하고도 자잘한 응답하라적 소품들을 준비했습니다.


한 판에 단돈 500원!

돈 넣고 책 먹기! (...애들은 가라...)

꽝은 없으니까 안심하시고

한 판 하고 가세요.


북스피어 부스는 상상마당 앞입니다.

연휴에 딱히 할 일도 없었는데 이것 참 잘 됐다 싶고 말이죠.

3일 내내 아침부터 밤까지

부스를 지키고 있을 테니까 들러주시면 좋겠어요.


마포 김사장 드림.


덧) 아시겠지만 부스가 협소해서 북스피어가 지금까지 낸 책을 몽땅 다 들고나갈 수는 없습니다. 혹시 '이번 와오북에서 구매하고 싶은 북스피어 책이 있는데' 하시는 분은 제목 알려주세요. 마련해 둘게요.


아울러, 마포 김 사장의 지령 35호 발송했습니다. 

36호부터 받아보실 분은 아래 주소에 메일 주소 남겨주시길.

http://www.booksfear.com/519


저작자 표시
신고

댓글을 달아 주세요

  1. 미스터리_덕질의_계보 2016.10.01 00:08 신고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페북에는 삼 세판 제한이라더니!!!!!!
    지역 차별 타파를 강력 요구하는 바입니다!ㅋㅋ
    혹시 장서 리스트에 '당신 인생의 이야기' 있어요?

    • 마포 김사장 2016.10.01 02:05 신고  address  modify / delete

      흐음, 알겠습니다.
      그럼 삼 세판으로...ㅎ
      당신 인생의 이야기는 없지만
      그에 버금가는 책들이 잔뜩 있습니다.
      뭔지는 와서 확인하시길.


미시마샤 출판사에 대해 처음 들은 것은 지금으로부터 3년 하고도 6개월 전, 그러니까 2013년 2월 무렵이다. 당시 나는 중소 오프라인 서점의 고사가 인터넷 서점의 약진과 대형 오프라인 서점의 체인화 때문만은 아니라는 내용의 글을 ‘야매 장르문학 소식지’ <LE ZIRASI> 4호에 게재할 요량이었다. 그때 인용한 책이 <해외 서점과 출판>이다. 저자인 신종락 씨는 이렇게 적었다. “소매업종 중에서 서점만큼 외관에 신경 쓰지 않는 업종은 없을 것이다. 백화점이나 할인점에 진열된 물품들을 본 적이 있는가? 전시된 상품이 고객의 눈을 끌려면 무궁무진한 노력이 필요하다. 매장이 작으면 작은 대로 어떻게 전시하는 것이 효과적인가를 고민해야 한다. 대부분의 서점인들은 책 한 권 둘 공간도 없는데 전시공간이 어디 있겠느냐고 반문할 것이다. 하지만 서점 천장 끝까지 꽉 찬 책, 매대 책더미 밑에 숨겨져 있는 책은 책의 내용과 좋고 나쁨을 떠나서, 시장에 나온 상품으로서의 가치를 의심하게 한다. 좋은 물건이 있다는 것을 알아야 사는 것이지 알지 못하고 우연히 살 수는 없다.”


그 무렵에 들렀던 샌프란시스코에서 몇 군데 전문 서점을 둘러볼 기회가 있었다. 서점이라기보다는 갤러리 같다는 느낌을 받았다. 가장 기억에 남았던 대목은 서점 곳곳에 붙어 있던 북맵(Book-map)이었다. 전문적인 교육을 받은 서점 직원이 직접 작성한 책 소개 글 덕분에 북맵이 붙어 있는 책들은 일단 서가에서 빼보지 않을 도리가 없었다. 한국에는 왜 이런 서점이 없을까. <해외 서점과 출판>의 저자는 출판 선진국의 책방과 우리의 책방 모습이 다른 이유를 서점과 관련한 교육 인프라의 부재에서 찾았다. “우리나라에서 서점 꾸미기는 서점 시작할 때가 처음이자 마지막이다. 아예 서점을 꾸민다는 생각조차 하지 못하는 서점인들이 많다. 그러나 솔직히 말하자면 이것이 서점인만의 잘못은 아니다. 서점인을 위한 정기적인 강좌 하나 없으니까 이와 같이 서점에 관한 이론이 정립되지 않은 것은 당연한 일일 것이다.” 그렇다면 출판 선진국이라는 곳의 서점은 어떤 모습일지가 궁금해서 일본의 특색 있는 서점들에 관한 기고를 받았는데 그리조아 출판사의 김연한 대표가 소개한 여러 책방(B&B, 츠타야, 독서의 권유 등) 가운데 한 곳이 미시마샤 서점이었다.


미시마샤 책방 풍경. 1층은 책방으로 2층은 출판사로 사용한다. ⓒ북디렉터 정지혜


“미시마샤 출판사가 인구 8만의 도시 교토조요 시에도 지점을 냈다. 재미있게도 교토 사무실의 방 하나를 ‘미시마샤 책방’이란 서점으로 꾸몄다(2012년 1월 30일 오픈). 그냥 방이라 얼핏 봐선 ‘서점’이라기보다 출판사를 찾아온 손님들에게 자사 책을 소개하는 공간처럼 보이는데, 미시마샤 대표는 천연덕스럽게 ‘서점입니다’라고 소개한다. 잘 보면 100종 이상의 단행본이 손수 쓴 POP와 함께 진열되어 서점 같은 분위기가 풍긴다. 벽에는 직원들이 손수 만든 포스터도 붙어 있다. 독자에게 책의 매력을 전하고 싶다는 의욕이 강하게 느껴진다. 이 서점은 일반 서점처럼 영업일에는 누구나 올 수 있는 공간으로 개방되어 있다. 여기서 한 달에 한 번 하는 ‘공개편집회의’에는 수도권에서 일부러 찾아오는 팬도 있다고 한다.”

출판사 직원들이 직접 손으로 써서 발행하는 미시마샤 통신.



<LE ZIRASI> 4호에서 간략한 소개만 봤을 때는 ‘조금 특이한 인간이로군’ 하고 넘어갔다. 하지만 최근 한국에도 출간된 <좌충우돌 출판사 분투기>를 읽으며 생각이 바뀌었다. 미시마샤 출판사의 대표는 조금 특이한 정도가 아니라 상당히 특이한 인간이었다. 그는 2006년 10월, 지유가오카에 출판사를 차렸다. 대표 혼자 운영하는 1인 출판사였다. 출판 중심부가 아니라 지유가오카를 택한 이유는 기존의 출판사와 어울리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한다. 새로운 출판활동을 하기 위해 회사를 만드는 거니까 기존 출판사들과 “선을 긋고 싶다는 마음”이 있었다. 실제로 그는 기존 출판사들과 다른 방식으로 유통을 시작한다. 도매상을 끼지 않는 형태로 서점과 직거래한 것이다. 그 이유를 단순화해 볼짝시면, 출판업계 전체의 매출이 감소-->출판사에서는 신간의 출간을 늘려나감-->신간이 늘어남에 따라 반품도 증가-->반품을 보충하기 위해 출판사는 신간을 더 많이 출간함, 이라는 악순환이야말로 일본 출판계가 타파해야 할 문제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도매를 배제하고 서점과 직거래를 하면 (1) 공급율을 유연하게 설정할 수 있고 (2) 밀어내기 식의 공급이 아니라 적정한 부수를 협상해서 내보내는 일이 가능한 데다 (3) 이 과정에서 서점도 스스로 책임지고 책을 매입하여 판매한다는 전제하에 반품을 줄일 수 있다는 것이 미시마 대표의 생각이다. 거래처가 늘어나는 부담을 줄일 방안을 찾을 수만 있다면 충분히 경청할 만한 얘기가 아닌가 싶다. 어쨌거나 신규 출판사를 홀대하는 서점들을 하나하나 방문하며 전국을 돌아다닌 미시마 대표의 근성에 서점의 직원들이 “모두들, 미시마 대표가 말하지 않았어도, 아마 지금 진짜 돈이 없을 거라고. 그래도 비싼 교통비를 내면서 오사카의 우리 서점까지 온 거란 말이야. 알겠어, 이 의미를? 모두들, 꼭 잘 팔아야 해”라며 결의를 다지는 모습은 비슷한 과정을 겪은 바 있는 내 입장에서는 자못 감동적이기까지 했다.


책을 만드는 일에서도 그는 ‘숫자를 신경 쓰지 않는다’는 원칙을 세웠다. 경영철학적 관점에서 볼 때는 어처구니없을 수 있지만 갈수록 독자가 줄어드는 현실적 측면을 고려하면 고개가 끄덕여진다. 즉, 그는 ‘올해 우리 출판사의 목표는 30억’이라거나 ‘편집자가 적어도 일 년에 세 권을 만들어야 한다’는 식의 발상 자체가 편집자를 피폐하게 만들고 무분별한 책들을 양산하여 결과적으로 지금의 출판 불황을 초래했으며 ‘최대한 높은 열량을 한 권에 담아 그 열량을 최대한 보존하여 독자에게 보내는 것(一冊入魂)’이야말로 불황을 타개할 수 있는 방안이라 여긴다. 출판사의 목표를 규모에 두지 않겠다는 것이다. 실제로 그는 10명의 인원으로 창업 후 9년 동안 고작 60권의 책을 발간했다. 초창기 1인 체제였을 때를 제외하면 한 명의 편집자가 일 년에 딱 한 권을 만들었다는 계산이 나온다. 업계의 상식을 거스르는 발상이지만 그럼에도 매년 성장해 왔으며 그 성장담을 이 책 <좌충우돌 출판사 분투기>에 기록해 놓았다.


미시마샤 책방 담당 토리이 씨.


모든 출판사가 미시마샤처럼 책을 만들 필요는 없겠지만 미시마샤 같은 출판사가 독자들에게 즐거움을 주고 침체된 업계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는 것은 분명해 보인다. “일 년에 고작 열 종을 내서 어떻게 먹고사냐, 출간종수를 더 늘려라”는 타박을 허구한 날 받고 있는 북스피어 대표의 입장에서도 뭔가 든든한 아군을 얻은 기분이 들었다. “미시마샤의 신간을 사면 ‘미시마샤 통신’을 드립니다”라는 대목에서는 ‘야매 장르문학 소식지’ <LE ZIRASI>(는 북스피어의 신간을 사면 드립니다)가 떠올라 반갑기도 했다. 여지껏 그랬던 것처럼 미시마샤가 계속 활기차게 책을 만들 수 있기를, 그 엉뚱발랄한 빛이 꺼지지 않기를, 구태여 내가 바라지 않아도 잘 할 것 같긴 하지만 그래도 막 응원해 주고 싶다.(채널예스)



저작자 표시
신고

댓글을 달아 주세요

  1. 카메라이엇 2016.09.24 16:36 신고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무슨 강연 초록 같은 분위기의 글이네요.

    근데 중간에 미샤미샤 통신이 한글로 적혀 있는 건, 국내 지점이 있는 건가요? 한글로 따로 서비스해주는 건가?? 주소를 보니 뭔가 한국어 담당 직원이 있는 것도 같고......

  2. 프라우지니 2016.09.25 04:56 신고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서점이라기보다는 만화방같은 분위기네요.^^

  3. 2016.09.25 13:01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비밀댓글입니다

인연

from 이런저런 이야기 2016.09.22 10:42


2002년에 나는 대학 졸업반이었다.

앞으로 뭘 해서 먹고살아야 하나가 고민이던 시절이다.

딱히 재주가 있는 것도 아닌 마당에

‘기술 하나는 있어야 하지 않을까’ 싶어

전자상거래와 보일러 자격증 교재를 사서 공부했다.


아니, 공부를 했다는 건 새빨간 거짓말이다.

자격증 교재는 정말이지 재미가 하나도 없었다.

두어 번 EBS 방송도 들여다봤지만

무슨 소린지 알아들을 수조차 없었다.

나는 교재를 펼쳐놓고 소설만 읽었다.


그러던 어느 날의 일이다.

도서관에서 저녁을 해결하고

칸막이 자율학습실에 앉아

여느 때처럼 시시한 소설을 읽고 있는데

누군가 내 등을 ‘살짝’ 건드렸다.


돌아보니 웬 자매님 한 분이 서 있었다.

그것도 몹시 난처한 표정으로.

“저기, 죄송하지만 저랑 자리 좀 바꿔주시면 안 될까요?”

이러쿵저러쿵 이유를 설명했는데

너무 작게 속삭이듯 말해서 알아들을 수는 없었다.


뭔가 곤란한 사정이 있는 모양이구나

하고 짐작했을 따름이다.

자리를 바꿔주는 거야 그다지 어려운 일도 아니니까.

게다가 그 자매님이 당황스러울 정도로 미인이어서

나는 빨개진 얼굴로 벌떡 일어나 가방을 챙겼다.


그 뒤로 도서관에 갈 때마다 자매님과 마주치곤 했다.

이를테면 도서관 매점이라든가

문학 열람실의 서가라든가

음료수 자판기 앞이라든가.

신경이 쓰일 정도로 자주 지나쳤다.


그렇게 두 달인가를 보냈다.

지금도 잊히지가 않는다.

나라가 온통 축제 분위기였으니까.

한국과 폴란드의 경기가 있는 날이었다.

‘월드컵에서의 첫 승’을 보기 위해서인지 도서관은 한산했다.


경기가 시작된 저녁 8시 반부터는

한산한 정도가 아니라 아무도 보이지 않았다.

...라고 생각했는데 아니었다.

그 자매님이, 내 자리에서 골 에어리어로 치면

끝 쪽 자리쯤에 앉아 있었다.


그 커다란 자율학습실에

그녀와 나 단 둘이 있다는 걸 알게 된 순간부터

오만 생각이 다 들기 시작했다.

아아 이것도 무슨 인연 비슷한 게 아닐까.

슬쩍 말이라도 걸어볼까.


어디선가 “와아~” 하는 함성소리가 들려왔다.

한 골 넣었나.

어이어이, 지금 그게 중요해?

혼자 온갖 시나리오를 쓰는 와중에

도서관 폐장을 알리는 차임벨이 울렸다.


나는 자리에서 일어나 읽던 소설을 가방에 넣었다.

그런데 바로 그때...


덧)

...이후의 얘기는 아래 수업을 들으러 오신 형제자매님들께 해드림. 

가성비 좋은 강의입니다(뻔뻔하다). 

출판 관련 일에 종사하시는 분들과 

종사하실 분들이 들으셔도 좋아요. 

지난 기수 때 빠지신 분들은 해당 강의하는 날 그냥 오시면 됩니다. 

돌아오는 '화요일' 개강이니까 지금 신청해 주세요. 흣.






저작자 표시
신고

댓글을 달아 주세요

  1. 2016.09.22 11:29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비밀댓글입니다

  2. 2016.09.22 13:58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비밀댓글입니다

  3. Soomin 2016.09.23 16:12 신고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글을 읽으니 각설하고, "당황스러울 정도의 미인" 이 되어 남정네 한번 당황시켜 봤으면 하는 욕구가 스멀스멀 올라 오네요.

  4. 푸른하늘 2016.09.23 19:41 신고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아 놔...지난번에도 그러시더니만..ㅋㅋ
    폴란드와의 경기라..코엑스몰 광장에서 거리응원했던 기억이 납니다. 거기서 박진영이랑 그때는 쌩신인이었던 비도 봤던 기억이 나는군요. 어쩜 나이들었나..그런 기억은 참 잘도 나네요.ㅎㅎ

    도서관에서 늘 친구들과 커피 한잔 하자~ 하고는 수다 떨다가 밥먹자~ 술 마시자~ 로 귀결되던 학창 시절을 보내서 저런 설렘을 가져보지 못했네요.
    당황스러울 정도의 미인이란 어떤건지 궁금합니다.

    • 마포 김사장 2016.09.24 00:17 신고  address  modify / delete

      아무도 없는 도서관에서 공부하는 것도
      한 번쯤 해볼 만합니다.
      그러려면 매일매일 열심히 도서관에
      가야 하지요.
      그러다 보면 당황스러울 정도의 미인도
      만날 수 있을 거라 사료됨.
      뭐 당황스러울 미인을 만나려고 도서관에
      다니는 건 아니지만요, 흣.